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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서해로 가서 갑오징어 물회에 '풍덩'

보령으로 역사여행과 식도락 여행

2016.08.18(목) 16:40:18 | 권정예 (이메일주소:skwovlf12@hanmail.net
               	skwovlf12@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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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유난히 좋은 별미, 갑오징어회다.
갑오징어는 대개 5~6월이 제철이어서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많이 나오고, 그후로는 8~9월 넘어 찬바람이 불기전 가을까지 꾸준히 나오는 서해의 별미중 별미다.
이녀석은 물회로도 먹고 숙회로도 먹는데 물회는 생물로, 그리고 숙회는 다 아시는바와 같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가지 맛을 다 느낄수 있도록 데친 갑오징어를 물회로 버무려서 만들어주는 곳이 적잖다. 그게 더 맛있기 때문이다.
충남 서해 보령, 서천, 태안에 가면 지금 갑오징어를 제대로 맛볼 수 있기에 여러분들을 오늘은 보령 오천항으로 안내한다.

오천항에까지 가서 갑오징어만 먹고 오면 큰 실수.
오천항에는 충청수영성(일명 오천성)이 있으니 여기부터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봄도 바람직할 듯.


충청수영성에서 바라본 오천항의 고즈넉한 충경
▲ 충청수영성에서 바라본 오천항의 고즈넉한 풍경

점점이 떠 있는 배들이 포구의 낭만을 느끼게 해준다.
▲ 점점이 떠 있는 배들이 포구의 낭만을 느끼게 해준다.

표지
▲ 충청수영성 영보정터 표지

충청수영성은 조선 초기에 설치되어 고종 33년(1896)에 폐영(廢營)된 서해의 전초기지였다. 세종실록지리지 기록에 따르면 조선 초기 충청수영과 그 산하에 배속된 군선과 병력이 군선(軍船) 142척에 수군 숫자가 총 8414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여 한양으로 가는 조운선(漕運船)을 보호함은 물론 왜구침탈을 방지했고, 근대에는 이양선을 감시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 선조 29년(1596), 충청수사 최호가 충청수영의 본영과 속진의 수군을 이끌고 남해 한산도에 머물며 수군통제사 원균의 지휘를 받다가 이듬해인 선조 30년(1597) 7월 1일 일본군에 패하여 통제사 원균과 함께 전사했다.

성곽을 드나들던 문
▲ 성곽을 드나들던 문

성곽 문 밖. 이 근처에서 병인박해로 숨진 순교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 성곽 문 밖. 이 근처에서 병인박해로 숨진 순교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성 외곽 성병
▲ 성 외곽 성벽이 오롯이 잘 보전돼 있다.

충청수영청의 진휼청
▲ 충청수영청의 진휼청

충청수영성을 돌아볼수 있는 성곽길
▲ 충청수영성을 돌아볼수 있는 성곽길

또한, 충청수영성은 천수만 입구와 어우러지는 경관이 수려하여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잦았던 지역으로 성내의 영보정이 유명했고, 서문 밖은 충청수영의 군율 집행터로서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부 다섯 명이 순교한 곳이다.

근대에 들어 도로개설이나 호안매립 등으로 인하여 훼손된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충청수영성은 나머지 성지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지형이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군사목적에서 마련된 충청지역 수군 지휘부로써 충남의 수군편제와 조직, 예하 충청지역 해로에 배치되었던 수군진과의 관계 등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백과사전 발췌>

충청수영성을 돌아보며 역사공부를 마쳤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날 차례다.

오천항
▲ 오천항

횟집의 갑오징어
▲ 횟집의 갑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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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해산물이 다 그렇듯 신선도가 가장 중요한데 갑오징어 역시 수족관에서 노니는 살아있는 녀석을 잡아서 요리하면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참고로 갑오징어라는 녀석은 일반 오징어와 달리 심심하면 먹물을 쏴대는 습성이 있기에 물속에 있는 살아있는 것이 아닌 경우 대개 생김새가 영 말이 아니라는 사실. 그렇다고 해서 먹물 잔뜩 바르고 있다고 선도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잡혔을때 잔뜩 먹물을 쐈으니 건강한 녀석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갑오징어 먹물이 상당히 짙고 비릿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그상태로 오래두면 코끝까지 비릿해질수 있으므로 그건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갑오징어 물회를 만들어준 횟집의 특제 소스. 레시피는 영업비밀.
▲ 갑오징어 물회를 만들어준 횟집의 특제 소스. 레시피는 영업비밀.

뜨거운 물에 데쳐내어 어슷 썰어낸 갑오징어. 살이 두툼하다.
▲ 뜨거운 물에 데쳐내어 어슷 썰어낸 갑오징어. 살이 두툼하다.

갑오징어를 잘 한다는 식당에 들어가 보니 이곳에서는 ‘특제’ 소스를 만들어 쓰고 있었다.

생물로 하는 물회와 데쳐서 하는 숙회의 조합형이었는데 갑오징어를 데친 후 그릇에 담고 거기에 특제(이 식당만의 비법이어서 만드는 요령은 알려줄수 없다 하심) 소스를 부어 갖은 야채와 메밀면을 함께 넣어 말아주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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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말로만 듣던 갑오징어 물회다.

갑오징어는 오징어와는 다른 독특한 식감이 있다.
일반 오징어가 좀 마른 편이라면 갑오징어는 두툼한 몸통 살점이 벌써 후덕한 느낌을 주어 그 맛이 부드럽고 쫄깃하다.
반면에 얇게 져며 먹어도 식감은 그대로 살아 입안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갑오징어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들은 생물 회보다는 숙회를 즐겨먹는다. 여기에 물회 특유의 시원한 맛을 느끼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해 숙회를 물회로 말아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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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는 이렇게 숙회를 물회로 말아서 먹기도 하지만 잘 손질해서 초장에 콕 찍어 먹어도 일품이다.
우선은 몸통 전체가 두둑하여 씹는 맛도 입안에서 크게 느껴지며 뭔가 먹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특히 짧지만 오동통한 다리 역시 일반 오징어와는 비교가 안되게 맛있다.

도민리포터가 찾아간 식당에서는 매콤 달콤 새콤한 3가지 맛을 느낄수 있는 특제 소스가 더해져 쫀득한 갑오징어 살과 어우러지며 이것이 당근, 양파, 양배추 등의 야채와 함께 색다른 맛을 전해주었다.
심지어 갑오징어 살과 소스가 어우러진 물회의 빨간 국물맛은 입안의 침샘을 거침없이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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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고추냉이(연겨자)나 다진 마늘약간을 더 추가해도 좋은데 몸통 살은 반을 갈라 어슷하게 뉘여서 저며 썰어주었기 때문에 오독오독 찰진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다 보여준다.

그리고 갑오징어는 육상동물과도 잘 어우러지는 요리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그중 양파, 청경채, 버섯을 함께 넣고 맛을 내는 갑오징어 쇠고기 불고기도 일품이고, 삼겹살의 고소함과 갑오징어의 쫄깃하고 달달한 맛의 조합이 좋은 갑오징어 삼겹살 불고기도 기가 막히다.

또한 바다의 귀족이라 불리우는 전복을 넣어 각종 해산물과 함께 얼큰한 국물로 끓여낸 갑오징어 전골, 갑오징어 파전, 갑오징어 초무침과 튀김도 일품요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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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는 저칼로리 저지방 식이어서 다이어트에도 좋고 타우린 함량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성인병 예방에도 좋아 갑오징어를 철마다 즐기는 마니아들도 있다.
특히 길다란 창날 같은 흰 등뼈는  지혈작용에 탁월한 천연 지혈제로도 쓰인다.

평범한 요리, 평범한 맛집, 늘 먹던 음식에 지루함을 느낀 분들이라면 충남 서해로 가서 갑오징어 물회에 한번 제대로 ‘풍덩’ 빠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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