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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쌀쌀한 날 더 생각나는 '공주국밥'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 62년 전통의 공주 '이학식당'

2016.07.19(화) 12:32:34 | 오수금 (이메일주소:sjhdk334@hanmail.net
               	sjhdk33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이라는 사업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중 논산의 황산옥을 비롯해 충남과 대전에서10개 명가가 이름을 올렸다.
당시 농식품부와 한식재단은 한식의 원형을 찾아가는 사업의 일환으로 약 8개월간 각종 문헌 조사, 외식산업단체 조사 등을 거쳐 반세기 이상 운영돼온 한식당 100곳을 선별해 책까지 발간했다.
 
오늘은 그중 하나인 우리 충청남도 공주의 이학식당을 취재했다.
 

공주 이학식당

▲ 공주 이학식당


식당 홀

▲ 식당 홀


메뉴

▲ 메뉴


수십년전 식당 건물

▲ 수십년전 식당 건물


이학식당은 공주에서 가장 유명한 국밥집으로 통하며 공주를 대표하는 ‘맛집 베스트3’에 꼽힌다.
이학식당은 국내산 한우와 파를 푹 끓인 공주국밥이 대표메뉴다. 국물과 밥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 스타일. 달콤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1954년 원래 집주인의 어머니가 제민천변(공주시 금학동에서 발원하여 공주시내 한가운데를 관통, 금강으로까지 흐르는 맑은 하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고봉덕이 국밥집’을 만들어 운영했던게 그 시초다.
식당의 나이가 6순을 넘어선 것이다.
 
그리고 나서 6.25 한국전쟁 이후 ‘이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쇠고기 국밥을 하는데 사골국물을 우려내 양지머리 고기를 넣고 대파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이학식당 성기열 대표에게 “따로국밥이 이렇게 장수하며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이학식당 성기열 대표

▲ 이학식당 성기열 대표


성기열 대표는 “국밥의 절반은 파예요. 파가 가장 중요해요. 청양쪽에서 나오는 움파라는 게 있어요. 이것은 베어 낸 줄기에서 다시 자라 나온 파거든요. 그게 맛이 아주 좋아요. 그중에서도 파의 하얀 부분, 즉 파의 아랫기둥을 많이 넣어야 해요. 파란 색 줄기는 가능하면 적게 쓰거든요. 거기서 국밥 맛의 절반이 좌우돼요. 국밥 좀 드셔보신 손님들의 입맛이 그걸 아시는거죠”라고 알려주신다.
 
와~. 그렇구나. 대파도 그냥 다 파가 아니라 그런 움파라는게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그렇다면 파의 아랫부분과 위의 파란 부분 줄기는 어떤 차이가 나는걸까?
“우선 색이 달라서 국밥을 끓일때 색깔이 변합니다. 그리고 국밥에서 흰부분의 기둥은 달고 잘 무르며 맛있고 식감도 좋거든요. 하지만 잎은 질깁니다. 파에서 우러나오는 맛의 80%는 이 아랫부분 흰색 기둥에서 다 나와요.”
성기열 대표의 말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 모든 것들 역시 처음에 제민천변에서 ‘고봉덕이 국밥집’을 운영했던 어머니로부터 배운 노하우다.
 

이학식당의 대표메뉴 '공주국밥'의 소박한 상차림

▲ 이학식당의 대표메뉴 '공주국밥'의 소박한 상차림


밑반찬. 고구마 줄기, 멸치볶음, 물김치 등이 함께 나왔다.

▲ 밑반찬. 고구마 줄기, 멸치볶음, 물김치 등이 함께 나왔다.


이 움파의 신묘함 덕분에 국물 맛은 살짝 달달했다. 지금 손님의 절반은 외지에서 알고 찾아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기열 대표는 고민이 있다.
과거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는 내장도 많이 넣어 끓였다. 맛도 더 고소하긴 했다. 내장 특유의 감칠맛 덕분에.
 
그러나 내장은 소고기 기름이 많아서 국물에 기름이 둥둥 뜬다. 웰빙과 건강을 생각하는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옛맛에 익숙하신 연세 드신 어르신 손임들은 이학식당 국밥 맛이 변했다며 서운해 하신다.
그러나 요즘은 국밥에 기름 둥둥 뜨면 건강에 안좋고, 냄새난다고 해서 손님들이 질색을 하니 어쩔수가 없다.
세월의 흐름을 탓할수밖에...
 

드디어 국밥 시식

▲ 드디어 국밥 시식


움파가 한가득이다

▲ 달달한 맛을 내 주는 움파가 한가득이다


맛있는 양짓살도...

▲ 맛있는 양짓살도...


양짓살 고기와 움파를 한숟갈 가득...

▲ 양짓살 고기와 움파를 한숟갈 가득...


음... 달짝지근 하면서 시원하다. 그리고 맵지않으면서 깔끔하다.

▲ 음... 달짝지근 하면서 시원하다. 그리고 맵지않으면서 깔끔하다. 


이학식당에는 대통령의 식당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국민의 숙원이던 보릿고개 해결에 진력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전국의 국밥집을 은밀하게 찾아다니며 ‘대통령 국밥집’이란 소문이 나게 해주었다. 그 스토리가 대물림해오면서 국밥집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고, 대통령이 점지한 국밥집은 지금까지도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집은 전국에서 12곳 정도라는데 이학식당 역시 당시 육개장이 박 전 대통령의 입맛에 맞아 직접 찾아와서 한그릇 시식했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이해찬 국무총리, 박찬호 선수, 박세리 선수, 신성일씨, 엄앵란씨, 장사익씨 등 유명인이 두루 다녀갔다.
 
우리에게 국밥의 유래는 어떻게 될까?
조선 시대에 왕이 해마다 봄이 되면 선농단에 나아가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냈다.
이때 선농단에서 제사용으로 소를 잡고 그 소고기를 끓여 제 구경을 나온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먹게 했는데 선농단에서 끓인 탕이니 처음엔 ‘선농탕’이었고 그게 세월이 흘러 발음이 변해 ‘설렁탕’이 되었다.
설렁탕에서 곁가지를 친게 지역적 특색에 맞게 변한 것이 온 나라에 퍼졌다.
국물에 소고기와 무나 파를 넣는 국밥, 소고기를 자르지 않고 찢어서 넣는 육개장, 거기다 선지를 넣는 해장국 등 다양하다.
 

이 국밥, 잃어버린 입맛 찾기에 제격인 음식이다.

▲ 이 국밥, 잃어버린 입맛 찾기에 제격인 음식이다.


마지막 남은 움파까지...

▲ 마지막 남은 움파까지...


예를 들어 대구식 국밥은 맵고 짠 것이 특징이라면 공주국밥은 사골 국물을 우려내어 질 좋은 양지고기를 넣고 대파만을 넣고 끓이며 충청도 음식의 특징인 짜지 않고 맵지 않은 것이 공주국밥의 특징이다. 맛은 달짝지근하며 깔끔하다.
 
이학식당의 공주 국밥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오랜 전통이 스며있고, 주인장의 정성이 들어있다. 조미료 없이 예쁜 맛을 내 주는 움파의 흰 기둥과 소고기 양짓살이 어우러져 우리의 식감을 자극한다.
잃어버린 입맛, 앓았거나 다른 이유로 입맛이 까칠 할때도 달짝지근한 대파 소고기가 듬뿍인 이 국밥의 신묘한 맛을 본다면 아마도 달아났던 입맛을 되찾을 수 있을것 같다.
 
** 이학식당
** 충남 공주시 중동 147-58 / Tel 041-855-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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