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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부잣집 장맛? 알고보면 ‘태안 자염’덕분

갯벌의 미네랄 영양 고스란히 녹여낸 최고 소금

2016.06.21(화) 12:29:52 | 유병양 (이메일주소:dbquddid88@hanmail.net
               	dbquddid8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 태안의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최고라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도 미네랄 함량이나 영양 측면에서 오히려 훨씬 더 우수하다고 한다.
다만 태안 천일염을 상품화 하고 마케팅으로 알려서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상업적 기법만 늦어졌을 뿐.
이 태안 천일염은 당연히 우리의 청정 서해에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뜨거운 자연 태양빛에 건조시켜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처럼 우수한 영양분과 자연환경에서 만드는 천일염과는 또 다르게 만드는 소금이 태안의 ‘자염’이다. 즉 천일염은 바닷물을 끌어들여 타일을 깐 바닥에 가둬놓고 태양빛이 수분을 증발시키면 그 뒤에 남는 소금 알갱이를 거둬들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염은 그게 아니라 바닷물을 끌어와 실내에서 펄펄 끓여 수분을 증발시킨 뒤 남는 소금을 수확하는 방식이다. 두가지 방식의 극명한 차이는 타일 위에서 태양빛이 수분을 증발시키게 하는 방식(천일염)과, 그게 아닌 실내에서 물을 직접 끓여 수분을 날린뒤 소금을 채취하는 방식(자염)의 차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방식만 다를뿐, 영양이나 성분 같은 것은 그게 그거 아닐까?
그렇지 않다.
태안 자염은 지금 우리나라 서해에서 단 한 곳, 이곳에서만 생산을 하고 있다. 타 지역도 자염생산 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거의 유일무이하다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사실 자염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던 소금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보급된 천일염에 밀려 잊혀진 우리의 전통소금이다.
자염의 가장 큰 특징은 말린 갯벌 흙을 깨끗한 바닷물로 걸러서 10시간 동안 은근한 불로 끓여 만든다는 점이다.
이때 말린 갯벌흙을 사용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갯벌은 수많은 바닷생물이 호흡하고 숨쉬며 살아가는 터전이다. 당연히 수많은 종류의 미네랄과 우수한 영양성분이 수천년간 농축돼 있는 곳이다. 그 갯벌 흙을 말려서 거기서 소금을 채취하기 때문에 그만큼 영양 면에서 탁월하며 소금을 만드는 과정도 어렵고 힘들다.
 
태안에서 자염을 만드는 단 한곳, 태안 자염의 현장을 취재했다.
 
태안자염이 위치한 근흥면 마금리 1331번지를 찾아가면서 ‘이곳이 진정 소금을 만드는 곳 맞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수간만의 차이 때문에 하루중 몇시간은 소금공장 앞길이 바닷물에 잠겨 마을 뒷길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부잣집장맛알고보면태안자염덕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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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염을 만드는 마금리 인근 앞바다와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태양과 바다, 수많은 수생생물과 어류들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속에서 수천년간 서해를 지켜 온 청정 갯벌이 반갑게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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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여 만든 전통 갯벌소금’이라는 현수막이 소금을 만드는 공간의 벽면에 붙어있다.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과정은 어떤 식일까 궁금하다.
 
자염을 만들기 위해 1년에 200톤 정도의 물을 물탱크 트럭으로 근흥항과 채석포항 등 먼바다에서 실어온다. 그렇게 실어 온 바닷물은 연결호스를 통해 받아 놓는데 이것을 곧바로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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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사진.
이 포장 덮개 밑에는 근해에서 퍼 온 갯벌 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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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갯벌 흙에는 바지락 조개등 여러 갑각류와 어류, 패류가 살고 죽고 하면서 고칼슘 영양성분을 퍼트려 놓았다. 이곳에는 생물분해시 나오는 유기물이 들어있다. 이것을 바닷물을 끓일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 갯벌 흙은 파 오기전 현지에서 로타리 작업을 거친 뒤 갯벌에서 파고 덮고 햇빛에 말리고 바람쪼이는 과정을 거친다(일명 ‘함토작업’). 그 이유는 갯벌에 남아있는 중금속등 유해물질을 날리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몸에 좋은 여러성분은 갯벌흙에 흡착되는데 그런 갯벌 건조작업 시기가 기후여건상 1년에 열 번정도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업은 한여름과 가을 사이에 집중적으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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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마솥 안에 바닷물을 담가 놓고 끓이기 전 이 갯벌 흙을 여과포(천 주머니)에 담아 물에 담가 둡니다. 만약 이 갯벌 흙이 없으면 염도가 무려 5배정도나 높고 맛도 없습니다. 일반 소금과 다를바 없는 것이죠. 하지만 갯벌흙을 파다가 이렇게 담가 두면 그 안에서 나오는 미네랄 성분이 소금에 흡착되고 고농도의 짠 맛도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태안자염 정훈의 과장님이 자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면서 갯벌흙의 역할과 여과포를 사용하는 매커니즘에 대해 설명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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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 갯벌 흙을 담은 여과포이다. 이 안에 들어있는 갯벌 흙이 소금이 만들어지기 전 가마솥의 바닷물에서 짠 맛을 5배 이하로 떨어트려 주며 각종 미네랄 등 영양분을 소금물에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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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을 거친후 비로소 이제 거대한 가마솥의 바닷물을 끓이기 시작한다. 바닷물이 펄펄 끓으며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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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끓는 동안 물갈퀴로 바닷물을 저어주는 정훈의 과장.
이렇게 800도 열기로 불을 달궈 90도에서 10시간 끓여낸다. 그렇게 하면 물 2톤에서 소금 150kg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물과 소금의 비율은 10% 정도로 보면 맞는다고.
태안자염의 이같은 제조공정을 간략하게 적어 보면 갯벌에서 함토작업-바닷물에 1차 함토 침적-함수 운반-함토 필터링 정수작업-2단계 가열솥으로 운반-2차 함토 침적-1단계 가열솥으로 운반-온도와 염도를 조절하며 10시간 가열-칼륨(K)제거 작업-자염 수확-탈수-건조-포장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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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끓으며 이제 서서히 이렇게 소금 알갱이 입자가 드러난다.
이같은 방식을 오래전에는 바다에서 직접 했다고 한다. 즉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소(牛)를 이용하여 써래질로 갯벌흙을 말리고 그 흙을 바닷물로 걸러서 함수를 만든 다음 물지게로 운반하여 10시간 동안 불을 지펴 소금을 만들어 온 것이다.
그래서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했고 또한 땔감을 준비하는 일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염은 그 시절에도 값은 높았지만 최고급 소금으로 인정받았다.
사실 ‘부잣집 장맛’이라는 말도 자염으로 간장과 된장을 담갔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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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랜 작업과 노동력이 투입된 끝에 입자가 고우며 염도가 낮은 순한 소금, 자염이 완성되어 나왔다. 그야말로 하얀 보석같다.

바닷물을 끓이는 동안 거품(불순물)을 걷어내기 때문에 쓴맛과 떫은 맛이 전혀 없다.
태안자염으로 배추나 무를 절여 김치를 담갔을 때 배추의 섬유조직이 파괴되지 않아 김치가 신맛이 나도 무르지 않는다. 이는 태안자염에 함유된 칼슘(Ca)이 배추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펙틴 분자들 사이에 다리를 놓음으로써 섬유질을 단단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팩턴은 세포막의 섬유소가 쌓이는 틈에서 세포와 세포를 접착시켜 주는 구실을 하는데 태안자염에 들어있는 칼슘(Ca)이 그 작용을 도와주기 때문에 김치가 늘 싱싱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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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집 갈 일만 남은 태안자염 낱개 포장상품과 박스가 가득 쌓여있다.
판매는 유기농업체, 유기농슈퍼, 학교급식과 방문 선물용으로 나가는데 태안자염에서는 이렇게 연간 약 30톤정도 생산한다고.
 
일제에 의해 명맥이 일시적으로 끊겼지만 그래도 전통의 소금 만드는 비법을 버리지 않고 이렇게 살려내 오늘날 품질과 영양으로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소금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자염이다.
앞으로도 최고 품질의 자염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최고소금을 만들어 주실것을 믿는다.

태안자염 생산지 :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1331
자염 주문 : 041-67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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