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잭슨이 내한해서 공연을 펼쳤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지만 아직도, 그리고 지구촌의 현대사가 멈추지 않는 한 그의 불멸의 곡들과 열창하는 모습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그런 그가 한국에 내한공연 왔을 당시에 신라호텔에 머물면서 맛있게 먹고, 그 덕분에 신라호텔에서는 아예 그것을 상품화 했었다는 음식 메뉴중 ‘눈개승마’라는게 있다.
 
그 때문에 아주 유명해진 눈개승마는 삼의 잎을 닮았다 하여, 삼나물이라고도 불리는데 온대지역이 원산지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나무가 많은 산악 지대에서 많이 자라는 탓에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울릉도에서만 재배되었던게 현재 충청남도 산간지역과 강원도에서도 재배가 활발하다.
새 싹이 올라올 때 잔설이 남아있는 이른 봄, 붉은 빛을 띠며 눈속을 헤치고 올라온다 하여 눈개승마라는 별명이 붙은게 삼나물보다도 더 많이 알려진 이름이 되었고 이른 봄부터 눈속에서 자라기 시작한 어린 새싹을 채취하여 4월말까지는 꾸준히 판매한다.
그 뒤에는 이를 삶아서 말린 후 고사리처럼 ‘건조 눈개승마’를 판다.
 
특히 생선조림을 할때 아래에 깔고 조림을 하면 나물이 더 맛있고 말린 나물은 볶아서 드시면 나물로도 좋지만 비빔밥을 해서 드셔도 맛이 최고다.
 

충청남도에서 눈개승마를 재배하는 곳은 청양이 유일하다. 청양군의 높고 깊은 칠갑산자락 아래에서 재배하는 눈개승마.
도민리포터가 청양군 읍내리에서 김밥과 분식점을 운영하면서 눈개승마를 재배하는 유석철씨 농가에 찾아가 봄철 우리네 입맛을 돋궈주는 눈개승마를 취재했다.
 
태백준령 칠갑산 자락 아래 산기슭에서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 속에서 눈개승마를 채취하고 있다.
산짐승들이 농작물을 그냥 놔두지 않기 때문에 그물로 주변을 감싼게 보인다.
 

이게 눈개승마다.
막 올라오는 어린 새싹. 아주 부드러워 칼이나 어떤 도구 필요없이 그냥 툭 자르면 된다.

눈개승마는 알칼리성 산채로써 비빔밥, 무침, 찌개, 탕류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는 고급산채다.
소고기맛, 두릅맛, 인삼맛 3가지 맛이 난다하여 삼나물이라고 하고, 또한 인삼잎과 비슷한데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인삼맛이 난다하여 삼나물 이라고 한다.
어린 순은 나물로 이용하고 예로부터 잔치때나 명절날 쇠고기국을 끓일때 넣으면 국물 맛이 월등히 좋다고 하여 애용했다.
 
그냥 데쳐서 그 자체로 먹기도 하지만 눈개승마 고기나물 장조림 같은 요리로 응용도 가능하고 다른 음식 먹을때 곁들여 함께 먹어도 그 맛이 기가막히단다.
하지만 고기나물 장조림의 경우 실제 고기가 들어가는게 아니라 일반 나물에다가 눈개승마를 넣어 만든다. 즉 눈개승마가 고기 맛을 내준다는 뜻이다.
 

눈개승마를 한줌 가득 잡고 향기도 맡아보는 유석철씨.
"이건 주로 산간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것입니다. 저희 칠갑산자락 같은 곳이 최적지가 아닌가 생각해요. 깊은 산에 안개가 끼어서 더 연하게 아침 저녁으로 올라오는데 이런 데가 더 연하고 맛있죠. 칠갑산 자락 아래 눈개승마는 안개를 머금고 자라서 더 연한것 같아요"

조금 쌀쌀한 날씨에 비라도 오면 10센티미터씩 쑥쑥 자란단다.
 

바구니에 유석철씨가 채취한 눈개승마가 차곡차곡 쌓인다. 처음에는 달착지근한 맛이 나다가 약간 아린 맛도 있는데 생것으로 먹으면 찔레 맛도 난다.
 

“충청남도 청양의 눈개승마, 많이 사랑해 주세요”
유석철씨가 눈개승마를 한줌 들어 보이며 충남 청양산 눈개승마 홍보대사로 나섰다.
 
눈개승마는 지금 이렇게 식재료로 쓰이지만 과거에는 한약재 재료로도 쓰일 정도로 약효도 뛰어났다는데 민간 한방에서는 보신, 해독, 정력, 해열작용 등에 쓰인 광범위 약재였으며 타박상과 피로로 인한 근골격계 통증의 약재로 사용되었다.
특히 뇌경색, 심근경색, 뇌질환등은 예방과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나이가 들수록 반드시 즐겨 챙겨 먹어야 할 건강기능 식품이다.
 

눈개승마, 눈팅만 하면 서운할것 같다. 어떤 요리로 어떻게 먹어야 할지 알려드린다.
가장 많이 해 먹는 음식이 숙회다. 살짝 데쳐 초장을 찍어먹는 요리다.
눈개승마를 잘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한번 파르르 끓어 오를 때까지 살짝 데쳐준다.
 

이걸 초고추장과 함께 맛있게 드시면 끝.
아, 이 쫄깃한 식감. 분명 산나물인데 정말 고기 맛이 난다.
 

두번째는 눈개승마 고추장 무침이다. 고추장2 고추가루1 설탕 반스푼, 식초 약간, 다진 마늘, 깨, 들기름이나 참기름 넣어 조물조물 무쳐주면 된다.
사진 촬영 당시 아내에게 부탁해서 요리를 맡긴건데 지금도 사진을 보면 침이 꼴깍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눈개승마 장아찌는 간장 : 설탕 : 식초 : 물 =1:1:1:1 비율로 섞어 끓인 뒤 부어주고 숙성시키면 장아찌가 된다. 전체적으로 요리도 간단하다.
 

▲ 눈개승마 숙회로 양념게장을 말아 놓은 것. 옆의 막걸리가 식욕을...

▲ 눈개승마와 양념게장, 오묘한 조화다.

▲ 양념게장 게다리와 눈개승마

눈개승마와 고기를 함께 쌈으로도 먹고, 고기 구울때 함께 구워먹기도 하는데 이번에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눈개승마 요리 하나를 개척(?)해 보았는데 그 맛이 가히 환상이다.
미리 만들어 둔 양념게장에 눈개승마 숙회를 돌돌 말아 한입에 쑥 넣은 뒤 간장게장을 쭉 빨아들이면서 눈개승마를 함께 먹는 맛... 이거, 실신이다.
살짝 쌉싸름한 향이 돌면서 양념게장의 맛을 감싸안아 아주 맛있게 입안에서 놀아준다.
 

▲ 싱싱한 청양 칠갑산자락의 눈개승마.

우리에게 제철에 나는 토종 식재료로 입맛을 살려주는 농민들 덕분에 우리 모두는 행복하다. 눈개승마 뿐만 아니라 다른 식재료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시고 있는 충남도내 모든 농어민 여러분의 건강과 활기찬 생산활동을 내년 내후년 계속해서 쭈~욱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