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이럴때는 뭘하지? 고민하지 마시라. 충남 서해안으로 주꾸미 먹으러 가자.
서해안 주꾸미는 봄철 우리 충남의 대표적인 먹거리이자 미식가들을 홀리는 최고 메뉴다.
서천 홍원항과 마량포구, 태안반도 가로림만, 서산, 당진, 보령 등에서 골고루 잘 난다.
오늘 도민리포터는 서천 홍원항으로 달려간다.
충남 서천에 위치한 홍원항은 길게 늘어서 있는 크고 작은 어선들과 멀리 방파제 끝 등대에서 잔잔한 서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낭만여행지이자 계절마다 다양한 수산물로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 서해 홍원항의 풍경
▲ 고기를 말리는 어촌마을의 풍경이 정겹다.
▲ 홍원항 명물 낚시잔교
이외에도 홍원한 인근에는 천염기념물인 마량리 동백나무숲, 한자리에서 서해바다의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마량포구, 춘장대해수욕장 등 관광명소가 다양하다.
사설이 너무 길었다.
자 이제부터는 ‘꽃주’하러 홍원항으로 가자. 꽃주가 뭐냐면 도민리포터가 만든 ‘꽃보다 주꾸미’의 준말이다.
홍원항의 풍경. 아름다운 미항이다.
이 항포구의 인근 바다에서 봄을 알리는 주꾸미가 잡히는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주꾸미의 반 이상을 충남에서 건져 올린다.
주꾸미는 바다 밑 펄 바닥에서 주로 생활하며 작은 게나 조개, 새우 등을 먹고 산다. 충남 서해는 봄이 되어 수온이 오르면 새우들이 번식하기 시작하는데, 주꾸미는 이를 먹기 위해 연안 가까이 올라온다.
또 서해안에는 피뿔고둥이라는 녀석이 산다. 3월부터 산란을 시작하는 주꾸미는 우묵한 곳이나 고둥에 산란을 하는데 입이 큰 피뿔고둥은 주꾸미가 알을 낳거나 숨기에 최적의 장소다.
어민들은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 빈 소라방으로 주꾸미를 잡는다.
빈 고둥껍데기를 바다에 가라앉히고 주꾸미가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끌어올리는 것이다.
사실 주꾸미는 봄철에만 잡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봄철 주꾸미를 최고로 치는 이유는 산란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어류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제일 오르고 맛도 영양가도 최고로 친다. 특히 주꾸미 머리에는 쌀알 모양의 알을 품고 있는데, 이를 쪄서 먹으면 별미중의 별미다.
주꾸미와 낙지는 어떻게 구분하지? 답은 다리에 있다. 주꾸미는 다리 8개가 모두 짧지만, 낙지는 다리 2개가 6개보다 길다. 낙지에 비해 몸집도 작고 다리도 짧아서 그런지 예전에 주꾸미는 낙지에 밀려 천덕꾸러기 신세였다고 한다. 낙지는 임금과 양반들 밥상에 올라가는 귀한 몸이었고 주꾸미는 서민들 차지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꾸미가 맛이나 영양가 면에서 낙지에 밀리는 것은 아니다. 타우린 함량은 낙지보다 두 배나 많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주꾸미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덩달아 몸값도 높아졌다.
▲ 홍원항 포구 방파제 뒷편의 식당들
자, 이젠 진짜 주꾸미 먹으러 카메라 들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칼로 살아있는 싱싱한 주꾸미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눈 떼내고 먹물집부터 분리
한다.
도민리포터가 이른아침에 찾아가 다행히 바쁘지도 않고 사진 찍기에는 좋았다.
주꾸미는 구이와 회무침으로 먹는데 대부분 구이를 찾는다. 다만 이렇게 굽기 전에 이 상태로 회무침을 줄긴 뒤 남는걸로 구이를 해도 무방하다. 회무침을 살짝 즐긴 뒤 이제는 구이로 넘어간다.
그 사이에 애주가들은 벌써 막걸리나 소주로 입가심을 한잔. 캬~아 좋다! 우리 충남 서해안!!
젓가락으로 뒤적뒤적 해 주면서 골고루 익히되 여기서 포인트는 너무 세게 익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고 육즙도 빠진다.
주꾸미 요리 여기서 끝나면 서운하다. 우리에겐 역시 밥이다.
오늘 충남도민리포터 코너 독자분들을 위해 식당에서 들은 주꾸미 볶음 레시피를 간단히 알려드리자면...
<양념장 만들기>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조청 1큰술, 설탕 2큰술, 생강청 1큰술, 청주 2큰술, 후추 1/2작은 술, 마늘 1/2 작은술, 참기름 조금, 매실청 1큰술, 표고가루 1큰술
<레시피>
① 주꾸미 머리를 뒤집어 내장을 제거하며 손질한다.
② 밀가루를 넣어 박박 문질러 발판에 남아 있는 펄을 제거한 후 물로 깨끗이 씻는다.
③ 청주 2스푼과 파를 넣고 끓인 물에 주꾸미를 넣고 살짝 데친다. 이때 주꾸미를 한꺼번에 넣지 말고 3~4마리씩 나눠서 데치고 다리가 오므라질 때 재빨리 꺼낸다.
④ 주꾸미는 알맞은 크기로 자르고 눈과 먹물통은 제거한다.
⑤ 물기를 제거한 주꾸미에 준비해 둔 양념장을 넣고 버무린다. 20분 정도 재워두면 간이 밴다.
⑥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대파와 양파를 넣고 볶다가 주꾸미를 넣고 볶는다. 취향에 따라 냉이와 달래, 방풍나물, 취나물 등 봄나물을 넣으면 더 향긋하다. 냉이와 취나물은 살짝 데친 후에 볶는다.
⑦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약간 넣어 풍미를 더해준다.
이번 주말, 다른데 가지 말고 충남 서해안으로 주꾸미 먹으러 가실 것을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