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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홍성 역재방죽 공원에 섬이 있는 이유

주인을 구하고 죽은 개의 무덤으로 전해져

2016.04.14(목) 09:12:27 | 홍순영 (이메일주소:ssoonyoung@hanmail.net
               	ssoonyoung@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변덕스런 봄날씨 덕분에 몸의 리듬도 변덕스럽다. 발걸음이 가볍다가도 온몸이 천근만근 누워만 있고 싶기도 하다. 몸만 그러면 다행이련만 마음도 변덕스러워 아침부터 가족들과 실랑이를 했더니 하루가 찌뿌둥하게 흐른다.

 

홍성역재방죽공원에섬이있는이유 1


이른 저녁을 먹고 햇살은 구름에 가리고 어둑해지기 전에 얼른 자전거를 끌고 나와 달린다. 마을길을 따라 달리면 꽃향기와 딸기향(마을에 딸기밭이 많다.)이 기분을 한층 상쾌하게 만든다. 달리다보니 어느새 역재방죽 공원앞에 다다랐다. 이곳도 역시 벚꽃이 활짝 피었다. 그래서인지 역재방죽 중앙에 자리잡은 섬이 시선을 끈다.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 벚꽃나무 주변을 에워쌌는데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카메라 셔터누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 왠 섬이지?’ 그동안은 아이들과 길을 따라 산책만했지, 이 섬이 이렇게 눈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매일 바라보는 공간도 한순간 새롭게 다가올때가 있는데 오늘이 꼭 그랬다.
 

홍성역재방죽공원에섬이있는이유 2


홍성역재방죽공원에섬이있는이유 3

 

가까이 다가가봐도 이곳에 대한 설명이 없다. 결국 검색창의 힘을 빌어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작은섬, 무덤에 관한 설화가 있다.

 

홍성 읍내에서 홍성중학교를 지나 홍동 쪽으로 가자면 고개를 하나 넘게 되는데 그 고개를 역재또는 역치(는 재(고개))’라고 한다. 옛날에 이 고개 아래 동네에 사는 한 농부가 집에서 기르던 개를 데리고 장에 갔었다.

농부는 일을 마치고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셔 거나하게 취하여 집으로 갔는데, 역재 마루턱 잔디밭에서 잠시 쉬어가려다 그만 잠들고 말았다. 개는 잠자는 주인 옆에 앉아 주인을 지키고 있었다. 얼마 후, 개가 서쪽을 보니 산불이나 주인이 자고 있는 곳 까지 번지려고 하고 있었다. 개가 주인을 깨워보려고 옷을 물고 잡아당겨도 보고, 힘껏 짖어 보기도 했지만 주인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고개 아래에 있는 연못으로 달려가 자기 몸을 적신 후 주인이 잠든 곳 주변을 뒹굴며 잔디를 물에 적셨다. 개가 그렇게 하기를 여러 번 되풀이 하여 산불은 주인을 비껴갔다. 이윽고 주인이 잠에서 깨어 보니, 둘레가 모두 불에 탔는데 자기가 누운 곳만 타지 않았다. 이상해서 살펴보니 자기가 누웠던 곳의 잔디가 젖어 있고, 그 옆에는 개가 온몸이 땀에 범벅이 된 채 숨을 헐떡이고 있는 것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농부가 개를 끌어안고 고마워하자 개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농부는 자기를 살리고 죽은 개를 겉옷으로 잘 싸 연못 안의 섬처럼 되어 있는 곳에 묻어주고, 해마다 개 무덤을 찾아가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 후로 사람들은 그 연못을 개 방죽이라고 하였는데, 역이 생긴 뒤에는 역재 방죽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개 무덤-역재방죽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설화 인물유형),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성역재방죽공원에섬이있는이유 4


홍성역재방죽공원에섬이있는이유 5


이 설화를 다 읽고 나서 바라보니 벚꽃의 흩날림이 개주인의 눈물처럼 애처롭게 느껴진다. 젊은 대학생들은 아름다운 작은섬을 보고 이쁘다며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이런 내용을 알면 저리 해맑은 미소를 지을까! 오늘은 역재방죽을 걷는길이 괜시리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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