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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빠가 자랑스럽습니다!“

딸의 새빨간 거짓말

2016.04.03(일) 22:46:45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딸의 결혼을 하루 앞둔 날의 일이다. 평소 애청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는데 문자메시지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자 담당 작가라며 전화가 왔다.


결혼하는 따님에게 그러나 해준 게 없어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이 같은 내용을 방송코자 합니다. 잠시 전화 인터뷰가 가능할까요?” 그렇게 하여 인터뷰가 성사되었다. 작가는 이번엔 딸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그런 수순으로 이뤄진 인터뷰 내용이 어제 방송을 탔다
. 다시듣기를 통해 청취하자니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핑~ 돌았다. 방송의 내용인즉슨 이렇다. 딸이 고교 2학년이던 지난 13년 전, 당시 딸은 열일곱의 생기발랄한 소녀였다.


반면 나는 만성가난에 찌든 비정규직의 출판물 세일즈맨이었다
. 기본급은 커녕 건강보험료조차 지원이 없는, 오로지 판매수당만 받아서 생활해야 했던 실로 척박한 시절이었다. 따라서 항상 빈곤이 그림자로 따라붙었다.


그래서 아들에 이어 딸 역시 사교육은 시키기가 매우 힘들었다
.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딸이 영어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다. “그러렴......” 이튿날 회사(개인)에서 가불을 하여 딸에게 주었다. 한데 딸은 사흘도 안 돼 그 돈을 도로 가지고 왔다.

 

이게 웬 돈이냐?” “영어를 하루 들어봤는데 강사의 실력이 시시해서 안 다닌다고 환불받아 왔어요.” 그러나 13년이나 지난 이제 와서 밝혀진 사실인데 그건 당시 딸의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으로 드러났다.


딸은 내가 가불까지 하여 준 돈임을 알았다
. 그래서 돈을 더 벌고자 동동거리느라 나의 퇴근시간이 더 늦어질 것을 우려하여 그처럼 의도적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다시듣기가 이어졌다.


이번엔 홍경석 씨 따님의 사연을 들려드리겠습니다. - “아빠, 맞아요. 그때 학원 강의가 시시해서 못 듣겠다고 한 건 사실 거짓말이었어요. 아무튼 남들보다 두 배 더 노력한다는 각오로 공부한 덕분에 좋은 대학에 갔으니 된 거 아닌가요?


아빠가자랑스럽습니다 1


 

그리고 아빠는 제게 해준 게 없어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평소 제게 베풀어주신 사랑과 열심히 사신 삶 자체가 저로선 크나큰 선물이자 제 인생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아빠에게서 배운 대로 저도 베풀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빠가 자랑스럽습니다!”- , 참 감동적이네요!”


이 대목에서 나는 참았던 눈물이 그예 수물수물 맺힐 수밖에 없었다
. 지금 나는 경비원으로 일한다. 박봉이고 힘든 야근이 주근보다 더 많다. 그렇지만 아이들만 떠올리면 기운이 불끈 솟는다.

 

다이어트가 건강에 좋다는 건 다 아는 상식이다. 그래서 말인데 욕심도 다이어트를 하면 삶이 건강해진다. 13년 만에 밝혀진 어떤 진실 앞에서 나는 다시금 영락없는 딸바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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