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초 이맘 때면 세종시 장군산 영평사에는 구절초로 동산을 이룬다. 2000년부터 주지스님이 영평사 주변에 100만 본의 구절초를 심었다고 한다. 내가 찾아간 전날은 비바람이 무척 강해서 혹시나 구절초가 쓰러져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꽃들은 모두 건재하였고 비 내린 다음날이라 청명한 가을 하늘을 덤으로 선사받았다.
 

찾아간 날은 마침 축제 전날이기도 해서 경내는 축제 준비로 분주하였다. 축제 기간에는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국수공양을 하기도 하는데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구절초에만 집중하다보니 이번에도 공양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이곳의 국수가 맛있다는 후문이 있으니 공양도 하고 공양한 기념으로 기부도 하면 좋을 듯 싶다.
 

구절초의 동산을 이루는 구간은 대웅전과 약사여래대불이 있는 뒤길부터 시작된다.
 

구절초는 여름철에 흔하게 보는 마가렛이나 샤스타데이지라 불리는 꽃들과 아주 많이 닮아 있어 혹자는 이 꽃들의 한국명칭이 구절초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같은 국화과이지만 피는 시기가 일단 다르다. 구절초는 보통 봄에 심어서 단오가 되면 다섯 마디 정도가 자라고 9월이 되면 아홉 마디 정도 자란다고 해서 '구절초라 지어졌다는 설이 있다.
 

구일초나 선모초 라고도 하며 아홉 번 꺽이는 풀, 또는 음력 9월 9일에 꺽는 풀이라는 뜻에서 구절초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예전에 갔을 때에는 구절초 차나 구절초 진액을 만들기 위해 구절초를 따는 아낙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
 

사랑하는 이와 호젓이 감상하기에도 좋은 구절초 동산
 

소원을 빌어도 좋을 것이다.
 

장독대의 장은 더욱 맛있게 익어 갈 것이다.
 

요즘처럼 아름다운 가을날, 10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영평사 구절초 축제, 놓치지 말고 그 길을 함께 걸어보자.

장군산 영평사 구절초축제(2015년 10월 3일~10월 11일)
세종시 장군면 산학리 44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