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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정책

24시간도 짧은 긴장의 연속…“보람없인 힘들죠”

2015.10.02(금) 13:36:2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충남수산연구소(해수면개발과) 직원들. 사진 좌측부터 최창식 생산연구팀장, 송영재 지방해양수산연구사, 유광열 지방해양수산연구사, 김윤숙 주무관, 성낙천 수산연구소장, 임동규 해수면개발과장, 신원준 김특화팀장, 구남립 서무팀장, 김보균 주무관, 문온주 지방사육운영주사보. 사진/맹철영 frend2@korea.kr

▲ 충남수산연구소(해수면개발과) 직원들. 사진 좌측부터 최창식 생산연구팀장, 송영재 지방해양수산연구사, 유광열 지방해양수산연구사, 김윤숙 주무관, 성낙천 수산연구소장, 임동규 해수면개발과장, 신원준 김특화팀장, 구남립 서무팀장, 김보균 주무관, 문온주 지방사육운영주사보. 사진/맹철영 frend2@korea.kr
 

 

24시간도짧은긴장의연속보람없인힘들죠 1

지난 19일 토요일 낮 12시30분.

김밥으로 끼니 해결한 유광열(39) 연구사가 육중한 ‘어류동’ 문을 열어 제친다. 한 손에 들린 양동이에는 ‘황복(黃鰒)’에게 줄 배합사료가 그득하다.

“어허~ 이놈 봐라 벌써 이렇게 컸네.” 5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7cm가 넘어섰다. 바로 이놈이 충남수산연구소가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양식에 성공한 ‘슈퍼황복’이다.

지름이 약 5m에 달하는 수조에는 슈퍼황복 수천마리가 떼 지어 유영을 즐기다 그의 손길에 한 곳으로 모여든다. 작은 황복은 하루에 10차례, 중간 황복은 5차례 배합사료를 준다. 1~2시간마다 먹이를 주기위해 연구동과 어류동에 끊임없이 들락거려야 한다.

유 연구사는 “동물은 배고프거나 아프면 소리를 내어 울어 표현을 하지만 물고기는 그렇지 않잖아요. 직접 눈으로 보고, 시간 체크를 해야 돼서 한 순간이라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요.”
 
●희망의 빛을 쏟아 올리다

황복(river puffer).
황복은 바다에서 잡히는 일반 복어들과 달리, 강에서 잡히는 유일한 민물복어다. 바다에서 자라다가 알을 낳으러 강으로 올라온다.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의 진상품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 서해연안에만 서식하는 고부가가치 특산종이다.

독성을 갖고 있어 조리가 까다로운 복어 요리의 맛을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이렇게 표현했다.

“복어의 맛, 목숨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남획으로 씨가 말랐다. 환경부로부터 지난 1996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유 연구사는 “황복은 현재 시중에서 1kg당 10만원선에 거래되는 고급어종”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주복은  1kg당 3만원에 불과하다. 황복이 성어(成魚)가 되기 위한 기간은 30개월.
양식하는데 2년 반이나 걸려 경제성이 떨어지는 어종으로 분류됐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곳이 바로 충남수산연구소(소장 성낙천)다. 어민들에게 새로운 고부가가치의 희망을 던져준 곳이다.

수산연구소는 자주복의 성장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

부산에선 ‘참복’, 동해안에선 ‘가지복’, 여수에서 ‘점복’ 등으로 불리는 어종. 직사각형 몸통에 성어가 되면 75cm까지 자란다. 맛과 영양도 좋아 복요리 전문점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식재료다.

반면 황복은 달걀형의 몸통에 자라도 35cm에 불과하다.

‘자주복의 크기와 성장속도로 자라는 황복이 있으면 어떨까?’

‘양식까지 가능하면 대박이 날 텐데?’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나온 연구팀의 아이디어는 곧바로 실험에 들어갔다. 자주복과 황복을 교배시키는 작업이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다 지난 1월 교배에 성공했다.

‘슈퍼황복’성장속도나 크기는 자주복의 특성을 지녔고, 외형이나 육질은 황복의 특성을 가졌다. 일반 황복이 10cm(25g) 성장하는 동안, 슈퍼황복은 15cm(67g)로 우량하게 자랐다. 성장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성어기간도 30개월에서, 18개월 안팎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원준(43) 특화팀장은 “성장속도가 빠른 만큼 출하시기도 빠르고, 사료도 적게 먹어 경제성이 좋아 양식하기에 최고의 어종”이라고 말했다. 현재 슈퍼황복은 도내 3곳의 어가에서 양식 중이다. ㈜일우(보령)·예당수산(예산)·홍해수산(논산)에서 10만마리가 양식 산업화가 연구 중이다. 해수면에서 축제식 및 유수식, 내수면에서 순환여과 및 유수식 등의 다양한 양식방법으로 사육실험이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슈퍼황복에 대해 수정란 부화방법과 성성숙 유도기술 등 모두 3건의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제특허 취득도 진행 중에 있다.
 
●교육현장으로 뜬다
수산연구소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도는 민물수산자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내수면개발시험장을 논산에 개장했다. 그 뒤 2006년 정부로부터 국립 ‘보령수산 종묘시험장’(무창포) 시설을 인수받아 내수면개발시험장과 통합, 지금 모습의 수산연구소를 탄생시켰다.

현재 해수면개발과(☎041-635-7765)와 내수면개발시험장(☎041-635-7784)을 합해 5개팀, 모두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크게 인공 우량종묘 방류와 기능성 어종 개발, 해양생태변화 모니터링 등이다.
방류사업은 내수면과 해수면을 합해 약 7억마리에 달한다.

서해안에 지역특산 품종인 대하, 꽃게, 조피볼라 등 12종 모두 4억8000마리의 종묘를 방류해 어민들 소득증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도내 하천과 저수지 등에도 붕어, 다슬기 등 모두 20여종의 우량종묘 1억5400만마리를, 금강에는 지난 1994년 대량 생산에 성공한 참게를 450만마리를 방류했다.

기능성 어종과 신품종 개발 보급은 양식어업의 경쟁력 부문에 꼭 필요한 사업이다. 양식어종 개발은 어가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는 분야다.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는 ‘해삼’, 내수면의 새로운 고소득 품종 ‘큰징거미새우’, 모무늬돌김(외연도 자생) 사상체 이용한 ‘자생김’, 구기자·인삼을 이용한 ‘기능성 양식어종’ 등을 생산해 내고 있다.

연구소는 또 도내 연안 6개 시·군의 갯벌생태 및 수질환경 조사해 데이터를 구축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성 소장은 “충남은 1242km의 해안선과 357㎢의 갯벌 등 천혜의 미래자원인 바다를 보유한 곳”이라며 “국가경쟁력은 향후 해양산업이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뷰 12면>

“선생님! 이 새우는 특이하게 생겼네요?”
“태국 등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큰징거미새우예요. 민물에서 생활하지만 새끼를 낳을 때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곳으로 이동하죠.” 학생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직원들은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지난 10일 연구소를 방문한 충남해양과학고 3학년 학생들의 질문은 계속됐다.

이날 과학고 학생 24명은 연구소 곳곳을 둘러보면 수산생물 시험 연구과정을 살펴봤다.
사진 찍고, 메모 하며….
요즘 수산연구소가 해양교육의 현장으로 뜨고 있다.

‘슈퍼 황복’이 탄생한 곳으로 매스컴을 통해 유명세를 탄 뒤 해양분야 청소년들의 필수 현장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공주대 생물교육과 학생 21명, 7월에는 관당초 29명, 5월에는 보령 미산중 전교생 42명이 이곳을 찾았다.

충남어업인후계자와 어업인 단체도 이곳을 찾아 현장체험과 기술을 배우고 있다.
/김태신 ktx@koreakr
 
 
친환경 양식특화센터 건립 추진

<인터뷰>성 낙 천 충남수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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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연구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지역특산어종 시험연구 및 양식기술 개발,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방류사업, 우량품종 종묘 수정란생산 및 보급 등 서해안 중심의 선도 연구기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다.”
 
-실제로 거둔 성과는
“우선 해수면(서해안)에서 지역특산 품종인 대하, 꽃게, 조피볼락 등 모두 12종 4800만 마리의 종묘를 방류해 연안 수산자원을 확대시켰고, 해삼과 황복 등 고소득 명품 수산물을 개발해 시험양식중에 있다. 내수면에서도 메기, 참게, 동자개, 대농갱이 등을 인공부화시켜 양식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금강 토산어종 ‘종어(宗魚)’를 복원했다는데
“동자개(빠가사리)과에 속하는 종어는 몸길이가 1m 이상 자라는 대형 물고기로 금강하류에 사는 토종 담수어였으나 1980년대 이후 남획과 하천오염으로 국내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 연구소에서 ‘종어’ 인공종묘생산에 성공해 완전 양식 및 방류를 통한 자원회복의 길이 열렸다.”
 
-미래 수산자원 확보를 위한 계획은
“옛날 서해안에는 각종 어폐류가 많이 서식했으나 현재 씨가 말랐다. 그래서 오는 2018년까지 50억원을 투입해 고부가가치 어종인 해삼, 키조개, 새조개, 백합 등을 양식할 수 있고 연구하는 ‘친환경양식 특화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내수면에는 논산에 관상어류를 담당할 ‘관상어연구센터’를 세울 생각이다.”
/김태신 ktx@korea.kr
사진/맹철영 frend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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