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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사람향기] 봄꽃처럼 웃자

2015.03.26(목) 10:49:36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지난 주말, 아래 지방으로 등산 가신 분들이 활짝 펴 온 마을과 산을 뒤덮고 있는 꽃 사진들을 마구마구 보내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봄이 훅 느껴집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집에서만 보낸다는 것, 크게 손해 보는 일 같습니다. 그래서 소띠 띠동갑 두 아들을 앞장세우고 내 남자의 손을 꼭 잡고 용봉산 병풍바위를 향해 오릅니다.


“우와~ 진달래꽃이 폈다!” 무슨 산삼이라도 발견한 것 마냥 좋아서 펄쩍 펄쩍 뜁니다. 질세라 사진 한 장 후다닥 찍어서 아래 지방으로 등산 가신 분들에게 보냅니다. “여기, 용봉산도 진달래 폈거덩여~!”


처녀 총각시절, 시를 지어 읊어주는 바람에 오늘날까지 이르렀는데, 문학을 전공한 내 남자가 또 뭘 어쩌자고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마구 읊어댑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강원도 사투리로 적어놓았는데 풉! 웃음이 납니다.


[나 보기가 매해서 들구버질 저는 입두 쩍 않구 고대루 보내드릴 기래요 영변에 약산 빈달배기 참꽃 한 보뎅이 따더 내재는 질라루 훌훌 뿌레 줄기레요 내 걸리는 발자구발자구 내꼰진 참꽃을 지져밟고 정이 살페 가시우야 나 보는 기 재수바리웁서 내 툴저는 뒈짐 뒈졌지 찔찔 짜잖을 기래요]


내친 김에 경상도 사투리까지 들어볼까요?^^


[내 꼬라지가 비기 실타고 갈라카모 내사마 더러버서 암 말 안코 보내 주꾸마 영변에 약산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빠다게 뿌리 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 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 자기 삐대발꼬 가뿌래이 내 꼬라지가 비기 시러 갈라 카몬 내사마 때리 직이 삔다 케도 안 울 끼다


우리고장 충청도 사투리 버전 궁금하시요?^^


[이제는 지가 역겨운 감유 가신다면유 어서 가세유 임자한테 드릴건 없구유 앞산의 벌건 진달래 꽃 뭉테기로 따다가 가시는 길에 깔아 드리지유 가시는 걸음 옮길 때마다 저는 잊으세유 미워하지는 마시구유 가슴 아프다가 말것지유 어쩌것시유 그렇게도 지가 보기가 사납던가유 섭섭혀도 어쩌것이유 지는 괜찮어유 울지 않겄시유 참말로 잘 가유 지 가슴 무너지겄지만 어떡허것시유 잘 먹고 잘 살아바유~


대망의 전라도 사투리 들어보시죠.


[나 싫다고야 다들 가부더랑께 워메~나가 속상한게로 주딩 딱 다물고 있을랑께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라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가상에 뿌려줄라니께 가불라고 흘때마다 꼼치는 그 꽃을 살살 ?고 가시랑께요 나가 꼴빼기 시러서 간단디 뭔 말을 허것소 신경 쓰덜말고 가부더랑께 겁나게 괜찬응께 워메 참말로 괜찮여야 근디 뭣땀시 고로코롬까장 허야 쓰것쏘이]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내내 웃겨서 배꼽을 잡았습니다. 일용 엄니보다 더 구수한 내 웃음소리에 봄꽃들이 따라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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