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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주인 된 마음

2015.03.05(목) 11:48:27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웬만한 병원은 문을 열지 않는 토요일 오후. 좋아하는 음식을 모두 거부할 만큼 치아의 고통을 호소하는 늦둥이 녀석을 데리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곳에 가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수소문 해보니 두 곳을 안내 해 줍니다. 방문하기 전에 먼저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한 곳에서는 답변하기를,
“진료를 받을 수는 있지만 예약이 많아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녀석에게 얼마나 더 버텨야 한다고 말해줄 수 도 없는 상황이라서 또 다른 한 곳에 희망을 갖고 문의해보았습니다.
“진료를 하고는 있지만 예약환자가 많아 접수를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매정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많이 힘들어 하는데도 진료가 어렵겠느냐”는 질문에 로봇처럼 똑같은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결국 선택의 여지조차 없이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되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한 병원을 방문했고, 예약 환자 빈 시간을 활용해 생각보다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전화를 걸었습니다. 치과의사와 결혼해 남편과 함께 일하고 있는 대학 동기에게 전화를 걸어 만일 이런 종류의 전화를 받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내가 퇴근 시간이 좀 늦어지더라도 당연히 오시라고 했을거야. 그게 주인 된 마음과 직원의 마음 아닐까 싶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지만 직원의 마음은 환자의 상황이나 형편을 고려하기보다는 주말인데 빨리 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더 먼저 앞서겠지. 그 마음을 그냥 이해해주라.”

그 마음 왜 이해 못할까요마는, 환자를 향한, 사람을 향한, 일에 대한 애정조차 없이 그저 주어진 시간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분은 그닥 행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간호사로 일하는 동기가 이틀간의 달콤한 휴일을 마치고 다음날부터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 친구는 쉬는 날을 빼고는 매일이 불행합니다. 그냥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임하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 친구에게 귀띔해주었습니다. 직원 된 마음보다 주인 된 마음을 갖고 일을 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행복해질 거라고.

누구에게나 꿀 휴무일인 일요일. 온종일 신문사 앞마당이 떠들썩했습니다. 사무실을 이전하고 기념행사를 마련하는데 기왕이면 경로행사와 함께 하자는 의견이 만장일치로 모아졌습니다. 모두 주인 된 마음이 아니었다면 누구나 쉬고 싶은 꿀 휴무일로 결정되어질 수 없었을겁니다. 신문사 식구들은 물론이고 가족들과 봉사자들, 동문1통부녀회회원들, 통장님, 새마을회, 노인회장님에 이르기까지 모두 섬기는 일에 기꺼이 즐겁게 동참했습니다. 그래서 비록 푹 쉬지 못한 휴일이었지만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주인 된 마음을 갖는다는 것 쉬운 일 아닙니다. 직장생활 수년 해봤으니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그냥 직원의 마음으로 임했던 그 수많은 날들은 출근하는 일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와 같았고,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을 뿐 아니라 보람조차 없었습니다. 기왕에 하는 일, 직원의 마음으로 임하기보다 주인 된 마음을 갖고 일했더라면 나도 행복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더 빨리 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만일 주인 된 마음이 아니라면, 모두 잠든 이 꼭두새벽에 앉아 글을 쓰는 일은 말 그대로 일이고, 스트레스 받기에 충분한 조건입니다. 그러나 직원의 마음이 아니라 주인 된 마음으로 임하니 피곤하지도 않고 즐겁고 행복합니다. 이 비밀을 우리 독자님들이 꼭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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