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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칼'이 좋아 평생을 목조각에 바친 명장 오해균 선생님

2014.12.23(화) 12:06:00 | 이종섭 (이메일주소:dslskj55@hanmail.net
               	dslskj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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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정부로부터 받은 명장증서와 김영삼대통령 표창

▲ 1995년 정부로부터 받은 명장증서와 김영삼대통령 표창

▲ 2003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표창

당진 신평양조장 백련막걸리 대상

▲ 2011년 정부로부터 받은 명장 증서

2013년 정부로부터 받은 명장 증서

▲ 2013년 정부로부터 받은 명장 패


초등학교때부터 잡은 ‘칼’.
여기서 말하는 칼이란 목조각용 칼이다.
이 칼로 한평생을 목조각에 바쳐 장인의 길을 걸어 오면서 숱한 상도 받고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 정부와 각종 예술단체로부터 수많은 표창과 명인, 명장 칭호를 부여 받은 분.
 
목조각을 시작한지 이미 50년 세월이 넘는 공주의 오해균 명장의 공방을 찾았다.
 

목조각 작업주이신 오해균 명장님

▲ 목조각 작업주이신 오해균 명장님


오해균 명장을 처음 뵙는 순간 세속적인 부와 명예, 혹은 자신의 목조각을 어디에 내어 보이는 등의 일종의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먼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씀 속에서 ‘그런게 다 뭐냐’시며 오로지 목조각이 좋아서 한 일이라며 당신의 지난날의 일상조차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셨다.
 
워낙 세속적인 부분에 대해 별무관심이신듯 해서 아주 조심스레 목조각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여쭈었다.
그러자 오 명장께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하셨다.
 
여기서 도민리포터에게 딱 드는 생각은 笑而不答 心自閑 (소이부답 심자한)이었다.
해석을 하자면 마음이 그냥 편하다는 뜻인데, 표정으로는 뭐 시크한 표현으로 시덥지 않아서 웃어 넘기는 뜻 정도랄까.
 
다만 오 명장께서 기억하는 어린 시절 모습은 항상 주머니에 조각칼을 넣고 다니며 산에 가나 어디가나 무언가를 깎고 다듬는 모습이었다.
동네에서 칼싸움 놀이 하는 칼, 활을 만드는 일도 오 명장의 일이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밥만 먹으면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그러다가 부친으로부터 꾸중도 많이 들었지만 천부적인 ‘끼’를 숨길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오 명장의 작품을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한건 지난 1982년 제7회 전승공예대전에서의 입상을 시작으로 1994년 제15회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에 은상 수상, 1995년 대통령상 수상과 함께 목공예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으면서부터다.
 
이어서 지난 1997년 제16회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에는 급기야 현 정부로부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명장’으로서 인정받는다.
 
오 명장님의 공방에서 만난 작품들. 도민리포터는 솔직히 ‘무식’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마치 로봇 기계가 01.mm조차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만큼 정교하게 조각한 것 같은 고리와 결 등을 보면서 감탄을 마지 않을수 없었다.
 

대나무 통에 조각 중

▲ 대나무 통에 조각 중

너무 정교해서 부러질까 불안하기만했다.

▲ 너무 정교해서 부러질까 불안하기만했다.

이 작품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 이 작품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오 명장께서 지금 하는 작업은 지름이 약 13cm정도의 대나무 통 겉면에 조각을 하고 계신것인데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나왔다.
대나무 통 겉면에 지금 몇주째 이렇게 꽃과 동물과 나뭇가지 등을 각인하고 계시다.
 
‘혹시 저러다가 어느 한 부분을 부러뜨리거나 깨지지 않을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더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
 
오 명장께서는 “이 대나무는 거제도에서 가져온겁니다. 이런 조각을 하려면 대나무 살이 두툼해야 하는데 이런건 우리나라에서 거제도밖에 없어요”라며 설명을 해 주셨다.
 
보시다시피 대나무 하나를 재료로 하여 수많은 고리를 끊어지지 않게 조각하는 명장님의 솜씨는 가히 신이 내린 손이란 평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또한 대추나무, 은행나무 등을 이용하여 나무의 독특한 재질을 그대로 살리면서 작품을 완성하는게 오 명장님의 일이다.
 
오해균 명장은 나무뿐만 아니라 옥(玉)과 상아 등을 사용하여 우리나라 국보 향로 등 문화유품들을 그대로 재현해 내어 작품세계를 넓히고 계시다.
 
그런 오명장님께도 배고프던 시절이 있었다.
 

젊은 시절의 오 명장님

▲ 젊은 시절의 오 명장님

청년 시절의 오 명장님

▲ 청년 시절의 오 명장님


“예술이 좋고,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가 좋아서 칼을 잡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나 말고도 많아요. 그 사람들이 밥벌이만 생각했다면 지금까지 이거 하고있지 못해요. 그저 이게 내가 갈길이구나 하는 한가지 마음으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걸어 온 것입니다. 물론 그러는동안 끼니걱정도 하고 배도 고팠지요. 그래서 지금은 이런 작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그나마 마음 먹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잘 가르쳐 주려고 애쓰고 있지요”
 
맞는 말씀이다.
돈 먼저 생각했다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일들이 바로 우리의 전통문화, 전통공예 부문이 아닐까 생각 된다.
 

십이구투공유환각주(十球二透孔遊幻刻珠)

▲ 십이구투공유환각주(十球二透孔遊幻刻珠)


오해균 명장의 작품은 어느 하나 감탄을 자아내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중에 가장 대표적이고 충격적으로 놀랄만한것부터 하나 소개를 하자면 지름이 12cm인 '십이구투공유환각주(十球二透孔遊幻刻珠)'란 작품이다. 이건 보는 사람들마나 탄복을 했다 한다.
 
이 작품은 한 개의 통나무 괴목을 사용하여 용운문, 당초문, 실구름, 심형무늬, 완자문, 새털구름, 점선구름 등 12개의 구슬 표면에 하나하나 정밀하게 투각하여 큰 구슬 안에 또 작은 구슬을 만들고 그 안에 더 작은 구슬을 만들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12개의 구슬이 서로 따로따로 돌게 만든 것으로, 가히 신기(神技)가 아니고는 만들 수 없는 작품이었다.
 
오 명장님의 작품 몇가지를 잠깐 살펴보자
 

칼이좋아평생을목조각에바친명장오해균선생님 1


목조수월관음 불감 木彫水月觀音佛龕(대추나무)
1994/ 높이17cm, 펼침22cm, 닫힘둘레27cm
불감이란 불상을 모셔두는 것으로써 중앙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문비를 만들어 개폐 하도록 되어 있다. 본 목조 관음불감은 문비를 열면 관음불감이 드러나고, 닫으면 그 외형이 포탄형으로 된것인데 그 외벽에는 당초문을 음각하고 중앙의 본존 관음보살은 바위 위에 비스듬히 각인했다. 전체적으로 구름을 깊이 조각하여 입체감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또 드물게 받침대를 추가하여 신앙적인 것 외에 장식적인 요소를 가미하였다.
 

칼이좋아평생을목조각에바친명장오해균선생님 2


목조용당초문투각향로
향로는 불교의식에서 필수적으로 등장되는 것이며 불전에서 향을 피우는 그릇이다. 이 향로는 수나라와 당나라를 배경으로 전해져 온 동물다리 모양의 다리가 세 개 달려있는 삼족형으로, 불단등 어떠한 지정된 장소에 안치하여 향을 공양하거나 향을 소일 때 사용하는 큰 향로에 속한다. 하부에는 양쪽으로 쌍용두를 조각하고 둘레를 연좌형식의 연잎을 돌아가며 조각하였고 상부는 네 마리의 용이 사방을 지키며 최상부는 당초문의 구를 속으로 여섯 개를 투각하였다. 하부의 공간에 향을 피우면 상부의 투각된 공간으로 향이 흘러나오게 하였다.
 

칼이좋아평생을목조각에바친명장오해균선생님 3


목조상연하상문 쌍촛대
촛대는 불교의식을 집행할 때 불전을 밝히는 초를 꽂는데 사용하는 도구이다. 대표적으로 신라시대의 금동수정장식 촛대 한쌍, 고려시대 청동쌍사자 촛대 등이 있다. 이 촛대는 목재 촛대로서 나무 종류는 대추나 무이며 높이 39.5cm의 쌍촛대이다. 연잎과 당초문이 조각된 아래 받침 위로 네 개의 코끼리 두상이 촛대의 기둥을 사방에서 받치고 있고 그 기둥 위의 상부는 연좌형식의 조각으로 초를 꼽는 부분은 금속으로 처리되었다.
 

칼이좋아평생을목조각에바친명장오해균선생님 4


기독성감
대추나무 성감은 수십여 년 숙성된 대추나무의 부위 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밀도있는 부위를 정교하게 절단 후 치밀한 설계에 의해 하나의 일체된 통나무에서 완성되었다. 내부는 세 개의 분리된 나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 쪽에 섬세하고 정교한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한 곳에서도 놓치지 않은 고집스런 장인만의 집요함이 돋보인다.
 

칼이좋아평생을목조각에바친명장오해균선생님 5


귀면문 쌍여닫이 경상
경상이란 절에서 불경을 얹어 놓고 읽는데 쓰였던 책상을 말한다. 중국 당, 송 시대의 제탁양식에서 영향을 받아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즉, 상판의 양쪽은 두루마리형으로 말려있고 호족형 네 다리는 아름다운 운당초나 죽절형의 족각으로 장식하였다. 용두를 각각 다리와 서랍 손잡이에 조각하였고 재료는 괴목을 사용하여 생 옻칠을 하였으며 부분적 장식에는 대추나무를 사용하여 장식미를 한층 더 가미하였다.
 
오 명장님의 대표작 몇가지만 간략하게 살펴 보았다.
보는 내내 감탄사와 놀라운 표정만 지었다.
 
우리 충청남도엔 이렇게 오로지 한길, 외길, 장인정신으로 전통문화를 지켜오신 분들이 곳곳에 많이 계시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면서 후학 양성에 힘써 주셨으면 하는 ‘욕심’어린 청을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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