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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게

2014.12.18(목) 12:46:32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2014년 마지막 ‘사람향기‘ 주제를 ’후회‘로 정하고 몇몇 지인들에게 문자를 날려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평택 사는 중학교 동창이 답을 해왔습니다.

“매번 후회하는 건 마음만 있을 뿐 어려운 사람들을 돕지 못했다는 것. 춥고 굶주리는 아이들도 많은데 난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지낸다는 것. 방송에서 어려운 이웃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대하면서도 마음 아파하고 눈물도 흘리지만 그때뿐이라는 것. 마음만 있었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 그게 가장 후회된다. 내년에는 후회하지 않게 꼭 행동으로 옮길거다. 약속!”

또 평소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봉사도 열심히 하고 사랑도 참 많이 실천한 한 분은 “뒤돌아보면 사실 감사한 일이 더 많은데요, 감사한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한 것 그게 미안하고 후회되요. 내년에는 머뭇거리지 않고 ‘감사하다’ ‘고맙다’ 마구 마구 표현할래요.^^”

수년간 일주일에 세 번 혈액투석을 받아오던 지인이 답을 해왔습니다.
“후회보다 축복받아 쉽지 않은 기회를 얻었고 신장이식을 잘 받은 것 정말 감사하지요. 두 번 사는 인생, 후회 같은 것 할 이유도, 시간도 없답니다. 감사하며 살기도 바쁜걸요.^^”

천성이 개그우먼인 우리집 왕언니가 모처럼 진지하게 답을 해왔습니다.
“뭣이라. 후회? 내일 모레가 환갑인데 후회하면 뭐하나. 네 형부 만난 것이 올해 뿐 아니라 일평생 후회였다마는 세월이 흐르고 보니까 후회가 감사로 바뀌었다.”

태안이 고향인 지인이 답을 해왔습니다. 누가 충청도를 느리다고 했을까 싶습니다. 단언컨대, 충청도는 매우 빠릅니다.
“없슈~.”
“정말이에요?”
“규~.”
굵고도 짧게 없다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입니다. 한 치의 후회할 일이 없다니 정말 부러울 따름입니다.

“흐흐흐 저요? 건강관리를 잘 못한 것이 제일 크지요. 잃은 건강 때문에 일도 할 수 없게 되고 가족의 행복도 뺏겼잖아요.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그나마 감사합니다.”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카톡’ 하나 열어보니 남편 따라 외국에서 생활하는 친구가 번호까지 붙여가며 답을 해왔습니다.
“1.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안부전화 자주 드리지 못한 것. 2. 가족을 향해 자주 사랑한다고 표현해주지 못한 것. 3. 타국에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지 못한 것. 4. 좀 더 겸손하지 못했던 것. 5. 그런데 어쩌냐. 끝이 없다.“

“올해는 책 좀 많이 읽어야겠다 다짐했는데 마음대로 안됐고, 체중관리를 해서 적어도 표준체중 만들어야지 굳게 다짐했는데 도리어 훅 늘어났고. 에궁!”

성미 급한 한 사람은 ‘언제 문자로 답하냐‘며 전화를 걸어와 웃게 합니다.
“거 밥 먹자고 할 때 밥 먹읍시다. 후회하지 말고.”

우리집 남자의 답은 이렇습니다.
“나? 차를 선택할 때 좀 더 신중할껄 뭐 그 정도.”


저마다의 처지에 따라 후회가 몇가지씩 있습니다. 그저 이렇게 후회하는 것에 그친다면 성의껏 보내온 답들도, 이 글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똑같은 후회, 또 하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할지 묵상해보는 시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늦은 밤 텔레비전을 보는데 올해 이런 저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흐느끼며 후회합니다.
“그때가 마지막인줄 알았더라면 사랑한다고 말했을겁니다......”

그러고보니 늦둥이 녀석에게 치우쳐 고3 수험생이라는 이름을 코 앞에 단 큰아들에게 소홀했던 것이 미안하고 후회가 됩니다. 이 녀석도 머지않아 품을 떠날텐데 말입니다. 녀석 키가 커서 안아줄 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무릎을 꿇려서라도, 키 작은 에미가 의자 위로 올라서서라도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자꾸자꾸 말해주어야겠습니다. 적어도 녀석을 사랑하는 일에서만큼은 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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