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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사람향기]의미 있는 추석선물

2014.09.03(수) 19:00:56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추석명절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어떤 선물 준비할거냐?” 라는 질문에 동네 줌마들 고향도 다양하고, 답변도 가지가집니다.

“어따~ 선물은 뭣땀시 따로 준비헌다요. 우리 애기들 싹다 데꼬 가서 얼굴 비추고 품에 앵겨드리먼 최고지라. 안그라요? 글고 올 때 두툼헌 돈봉투 드리먼 그냥 화색이 싹 돌아분당께요. 어른을 놀리는 것이 아니고 5만원 짜리보다 만원짜리로 바꽈서 드리먼 두툼허니 좋아요. 이상허니 똑같은 돈이라도 받는 사람 기분이 다르당께요. 세상에 돈같이 좋은 선물이 어딨다요?”

“그래도 우리 어머니 은근히 기대하셔서 그냥 갈 수는 없고 이번에는 화장품 세트를 준비했어요. 아버님은 건강에 관심이 많으셔서 홍삼엑기스 준비했구요.”

“지는 예~ 휴가때 가서 우리 엄마 옷장을 열어 봤더니 옷이 너무 없으가 자켓이랑 바지 하나씩 주문해 놨으예~. 마음은 울 아부지 구두도 하나 사드리고 싶은데 아 둘 키우느라 여력이 없으가 마음이 요래 찡 허니 아프네예~.”

“지는유~ 여가 고향이라 늘상 찾아 뵈니께 추석이라고 특별헐 것도 없구만유~. 그래도 명절이니께 울아부지 좋아허시는 막걸리랑 담배 한보루, 주무실 때 입으시라고 파자마 한 장씩 허고 동네 경로당에서 나눠 드시라고 지난주에 과일 몇 박스 사다드리고 왔구만유~.”

손녀딸 데리고 놀이터에 나오신 어르신이 한쪽에서 쭉 듣고 계시다가 한 말씀 하십니다.
“아까 저 전라도 양반이 헌 말이 맞어. 노인들은 그저 돈이 최고여. 이 젊은 것들은 말여, 노인들이 돈 쓸데가 어딨냐고 했샀는디, 쪼깐한 이 손녀딸도 제 입에 과자라도 하나 턱허니 물려줘야 할매 좋다고 글제, 또 경로당서도 막걸리라도 한잔씩 돌려야 좋다고 글제, 보건소에 물리치료 허로 댕길라믄 걸어갈 수 있나, 버스 타야제, 달달이 혈압약 져 묵어야제, 누가 자식 결혼시킨다고 허믄 받은 것이 있으니께 갚아야제. 초상이 나도 멍청이 맹기로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쫓아 댕기야제. 다 늙어서 누가 써주도 않은께 돈 나올 구멍은 없고 돈 들어갈 때는 천지여. 노인이 될수락에 돈이 있어야 힘이 나는 것이여. 어떤 놈은 그려, 울 어메 아부지는 돈이 통장에 많은게 안드려도 되라우. 뭔 소리여. 통장에 아무리 돈이 많어도 곶감 빼묵듯이 쏙쏙 빼서 쓰기만 허믄 기분이 좋단가. 그렁게 노인들이 그저 봄 되믄 쑥이라도 캐서 팔고, 자식들이 말려도 그러고 댕기는 것이여. 그렁게 영양제도 좋고 화장품도 좋제 왜 안 좋아, 글도 고것 살 돈으로 기냥 어메 아부지 주머니에 돈으로다가 드려. 내 말이 맞는지만 알어.”

이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틀린 말씀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전라도에서 오신 듯한 이 어르신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가 많지 않은 돈으로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려도 될까요.

추석명절, 꼭 명절이 아니어도 어느 때든 기회가 될 때 이렇게 하시면 좋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매달 혈압약을 지어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늙으면 자꾸 쑤시고 아픈 데가 생겨 물리치료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혈압약, 감기약, 물리치료 해봐야 2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르신들에게는 매우 큰 돈입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매달 돈을 지출하시면서 유쾌하실 리 없습니다.

그러니 먼저 정기적으로 다니시는 병원이나 약국을 부모님으로부터 확인하세요. 그리고 그 약국과 병원을 찾아가 성함을 말씀드리고 1년치 가량을 미리 지불하세요. 그래봐야 20만원입니다. ‘당신은 돈이 많은가보지요?’ 아닙니다. 지겨워져서 버리고 신상으로 바꾸고 싶은 이불, 그냥 깨끗하게 빨아 쓰면 가능한 돈입니다.

놀이터에서 만난 할머니의 말씀대로 통장에 나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갖고 계시지만 자식자랑 할 꺼리가 생겨 부모님은 기쁩니다. 어르신들의 기쁨은 그저 자식이 효도한 것 그 이상, 아니 몇 배로 부풀려서라도 자랑하는 그 재미입니다.

추석이 코앞이네요. 이번 추석 때 부모님께 자랑꺼리를 꼭 만들어드리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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