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돌로 쌓은 축대가 성을 이루고, 먼저 눈에 들어온 돌계단과 커다란 느티나무 그리고 높게 쌓은 석축위에 있는 천년고찰이다.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한동안 일주문을 대신한 듯, 석축아래 돌계단 좌우로 수령600년 된 느티나무가 불상이 앉아있는 형상처럼 보인다고 한다.

▲ 수령600년이 넘은 느티나무

돌계단을 오르며 600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 붉게 피어있는 꽃무릇이 반갑다.
백학이 암벽을 쪼아 불상을 완성하지 못하고 날아갔건만 이제야 꽃무릇 되어 나타나셨나..ㅎㅎ 꽃무릇, 석산이라고도 하는 가을에 볼 수 있는 꽃으로 오늘 꽃무릇을 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다. 몇 해 전에 왔을 때는 꽃무릇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았었는데, 올해는 꽃무릇이 무리지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곳을 찾게 되었다.

▲ 태조산 성불사 뜰에 피어있는 꽃무릇

꽃무릇은 화려하고 유혹적인 빛깔 때문에 절과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사찰 주위에 꽃무릇이 많은 것 같다. '석산화'라고도 한다.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는 꽃무릇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사랑이란 애절한 꽃명을 갖고 있다.

▲ 태조산 성불사 뜰에 피어있는 꽃무릇

▲ 태조산 성불사 뜰에 피어있는 꽃무릇

▲ 태조산 성불사 뜰에 피어있는 꽃무릇

▲ 하얗게 피어있는 꽃길 돌계단과 석축이 아름답다.

▲ 높게 쌓아올린 석축아래 2층 형태로 된 범종루가 눈에 들어온다. 또한 가지런히 석축을 높게 쌓아 올린 위로는 아담하지만 천년고찰 성불사가 있다.

▲ 돌계단을 올라 좌측에는 칠성각으로 가는 길, 우측으로 태조산 산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성불사 대웅전 앞뜰이 나지막하게 보인다.

▲ 댕우전 앞 나지막한 담장

오랜만에 왔더니 대웅전 앞뜰이 달라졌고, 관음전도 새로 건립 되었고, 5층 건물의 종무소가 완공되어 새로운 느낌이 드는 곳이다.

▲ 대웅전 앞뜰에 올라 허리춤 높이 담장 너머로 내려다보니 아마득한 급경사 석축 아래로 주차장과 사찰로 올라오는 길이 아마득해 보인다.

이제는 대웅전을 들여다보자. 마침 오늘은 대웅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주듯 숙연한 마음으로 대웅전 법당 안을 들여다보니 법당에는 불상은 없고 유리창 너머로 희미하게나마 석불상이 보인다.

▲ 법당에는 불상은 없고 유리창 너머로 희미하게나마 석불상이 보인다.

대웅전 내부에는 불상을 안치하지 않고 대웅전 뒤편 암벽에 조각된 완성되지 않은 입상의 불상을 봉안하고 있는 천년고찰 성불사의 특징이다.

입상불 옆으로 마애석가삼존 16나한상이 보인다. 미완성의 석불상을 모시고 있는 곳은 사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다고 한다. 암벽 가까이에서 직접 보자 뚜렷하지는 않지만 형상만 엿보여진다.

▲ 완성되지 않은 입상의 불상이 보인다.

▲ 오른쪽 벽면에 있는 마애석가삼존 16나한상

대웅전 뒤편 사각형 바위 전면에는 불입상이, 우측면에는 석가삼존 16나한상을 부조한 형상이다. 고려시대 불화 중에서 14세기로 추정되는 호암미술관 소장의 ‘석가삼존16나한도’가 있을 뿐이다.

현재 마멸이 심하여 형체가 분명하지 않으나 바위에 새겨놓은 우리나라 유일의 마애나한상이라는 점에서 보존가치가 높다고 한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경내 앞뜰풍경이다. 종무소가 없어지고 마당이 아담하게 넓혀진 모습을 볼 수 있다.

▲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경내 앞뜰풍경

약수를 한 잔 들이키고 마음에 있는 시름까지도 약수 한잔으로 씻겨가길 바라면서 조용한 산사의 풍경을 즐겨본다. 약수물을 받치고 있는 불상 뒤에는 바위 아래 암반수가 있는데 그 옆으로 좌불상이 보인다.

몇 해 전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건물인데, 2012.08월에 관음전이 새롭게 건립되어 관음전 안에는 석조보살좌상이 모셔져있다. 이 불상은 연기군 조치원에 위치한 대성천의 준설작업 중 발견된 불상으로 전하며, 14~15년 전에 현재의 성불사로 이관하여 보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 관음전에는 석조보살좌상이 모셔져있다.

작지만 아담한 절집으로 재미있는 설화와 문화재가 많은 천년고찰 특유의 매력 있는 사찰이다.

▲ 태조산성불사 대웅전

▲ 일몰풍경을 담으면 아주 멋지겠다.

 
범종루 앞에는 수령이 800년이나 된 나무가 큰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속에는 시멘트로 채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불사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하면서 천년고찰의 수호신 역할을 하였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동안 새로 불사한건 일주문만이 아니고 높은 건물도 생겼다.

▲  새로 지은 5층 건물에는 들어가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갈 때마다 조금 아쉬움을 남겨두고 오는듯해 또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다음에는 이곳 성불사에도 꽃무릇이 만개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