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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상설 재래시장에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면?

공주 산성시장 라디오 방송국 <소리마루> 탐방기

2014.07.02(수) 06:58:06 | 오선진 (이메일주소:dhtjswls17@hanmail.net
               	dhtjswls1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우리나라 향토 재래시장에 방송국을 갖추고 있는 곳은 몇군데나 될까요?
정답 : 잘 모르지만 거의 없고, 충청남도에서는 공주 산성시장에만 있는걸로 알고있음.
 

공주 산성시장에서 개국한 라디오 방송국 <소리마루>

▲ 공주 산성시장에서 개국한 라디오 방송국 <소리마루>


네, 공주 산성시장에는 이름하여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호출명으로 ‘소리마루’ 방송국이 개국해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다들 모르셨죠?
 
공주 산성시장은 이미 70여년의 전통을 가진 상설 재래시장입니다. 대통교에서 현재 공주우체국까지 자리잡고 있었는데 공주우체국부터 금강까지는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 물이 자주 넘치는 상습 침수지역이었죠.
그래서 공주 시가지 정비계획을 세우고 대통교를 중심으로 발달해있던 정기 시장을 제민천 부근으로 바꿔 오늘날 공주산성시장으로 자리잡게 되었답니다.
 
현재 산성시장은 상설시장인데 이 일대를 중심으로 시민교통 버스터미널 부근까지는 1일과 6일씩 정기 5일장이 또 섭니다. 1, 6, 11, 16, 21, 26일 이렇게요.
 

방송국 주조정실

▲ 방송국 주조정실


방송 기본장비

▲ 방송 기본장비


방성용 마이크

▲ 방송용 마이크


상설 재래시장에다가 정기 시골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산성시장에 라디오 방송국이 개국한건 지난 2012년 12월21일 동짓날이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방송국인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재래시장 방송국이 어찌 운영되는지 직접 방송국을 찾아가 아나운서 겸 DJ를 맡고 있는 유경희씨를 만났습니다.
유경희씨의 친정어머니께서도 시장에서 지물포를 운영하시는데 어머니의 일손도 도와드리며 이렇게 산성시장 방송국 업무를 함께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방송국에 대해 유경희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소리마루 아나운서 겸 DJ 유경희씨

▲ 소리마루 아나운서 겸 DJ 유경희씨


“2년전 겨울에 처음 개국했을 때는 4명이 시작했어요. 방송 시간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2번이고요,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씩입니다. 아나운서는 3명이 더 추가돼 이분들은 현재 방송 전문가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이 끝나면 곧바로 저희 방송국에 투입이 되어 이제는 7명이 활동하게 되는 것이죠. 프로그램 진행은 아나운서의 개성과 취향대로 콘티를 짜서 자기 시간에 맞춰 방송을 하는 방식입니다. 즉 노래면 노래, 사연이면 사연, 혹은 시사뉴스면 뉴스... 이런식으로요.”
 
산성시장 방송국은 호출명이 <라디오 방송국>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별도로 주파수를 받아 실제 라디오로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서 방송이 나가는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러면 유경희씨는 어떤 분야를 맡고 계실까요?

방성 시작 'ON AIR'

▲ 방송 시작 'ON AIR'


음악 방송 기기 조작

▲ 음악 방송 기기 조작


대본을 읽고 있는 유경희씨

▲ 대본을 읽고 있는 유경희씨


방송용 대본

▲ 방송용 대본


음악 송출용 컴퓨터 화면

▲ 음악 송출용 컴퓨터 화면


“네, 저는 시장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서 소개하는 것을 주요 컨셉으로 잡고 있어요. 장사를 하면서 느끼고 경험하는 감동적인 사연, 에피소드, 애환 같은거 말입니다. 그런거는 어떻게 다 수집하고 발굴하냐구요? 방송국 외벽에 사연을 적어서 넣을수 있는 예쁜 우편함이 있습니다. 시장 상인 혹은 고객분들 누구라도 대환영이죠”
 

사연 접수함

▲ 사연 접수함


그래서 제가 밖으로 나가 보니 정말 예쁘게 만들어진 사연함 접수통이 마련돼 있네요.
 
유경희씨의 방송 닉네임은 ‘레인보우’라고 하십니다. 참 예쁜 닉네임이네요.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필명’인 셈입니다.
 
방송국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 모두 다 100% 자원봉사잡니다. 시장 상인들이 좋고, 방송이 좋고, 내고향 공주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죠.
 
“현재 저희 산성시장에는 약 650개의 점포와 거기에서 상업에 종가하는 가족분들이 모두 800여명쯤 됩니다. 적잖은 숫자죠. 이 많은 분들이 매일 장사를 하시면서 보고 듣고 겪는 일상다반사가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 것을 모두 다 모아모아서 시장 상인들은 물론이고 고객들에게까지 알려드리는 일이 얼마나 기쁘고 보람된 일인지 모릅니다”
 
유경희씨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최근 3달 가까이는 방송을 중단했었다고 합니다.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노래 같은 것을 방송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던 것을 이번 7월부터 다시 방송을 재개한 것이라고 하네요.
 

소리마루 방송국과 함께 있는 문화카페

▲ 소리마루 방송국과 함께 있는 문화카페


카페 안 예쁜 벽면

▲ 카페 안 예쁜 벽면 장식


요즘 마케팅은 ‘스토리텔링’을 기본 컨셉으로 합니다.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모든 것에 이야기를 입힌다는 것이죠. 관광지에 가면 유명한 전설이나 설화가 따라 붙듯, 이제는 상업적 판매품에도 이야기를 가미해 감동도 주고 의미도 부여함으로써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입니다.

그런 것을 일종의 문화 마케팅이라고도 하는데, 이곳 산성시장처럼 재래시장에 라디오 방송국을 개국해 노래와 감동적 사연을 함께 방송해 주는 것 역시 문화마케팅중 하나라고 할수 있습니다.

방송국 바로 앞에 조성된 예쁜 음악분수

▲ 방송국 바로 앞에 조성된 예쁜 음악분수


문화관광향 재래시장 인증

▲ 문화관광향 재래시장 인증


눈비만 오면 진흙밭으로 변했던 그 흙더미에서 1937년에 문을 열었다는 공주 산성시장에 7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문화를 앞세워 고객맞이를 하고 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수 없네요.
한때는 ‘싸전’이라고도 불렸던 재래시장. 먹거리가 부족해 가장 대표적인 쌀을 주로 팔고 샀던 시장을 ‘싸전’이라고 불렀을만큼 가난했던 우리지만 이제는 먹거리가 아닌 문화를 함께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산성시장 같은 방송국이 충남 도내 모든 재래시장에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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