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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자연에 순응하며, 겸손할줄 알았던 소박한 토속신앙

멀리 고기잡이를 나간 가족의 안녕과 풍어를 빌었던 당진 안섬풍어당굿

2014.04.17(목) 16:19:05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굿.
국어 사전을 찾아 보면 무당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노래와 춤으로 길흉화복 등 인간의 운명을 조절해 달라고 비는 원시적인 종교 의식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무당이란 그 자체를 폄하하거나 나쁜 의미로 쓰는게 아닙니다. 즉 굿이라는 토속적인 종교의식을 주재하는 제사장이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충남 당진에서는 2001년 6월 충남도 무형문화재 35호로 지정된 안섬풍어당굿 행사가 3일 간 당진시 안섬포구 일원에서 열리는데 금년도에는 지난 2월26일부터 28일까지 치러졌답니다.

 

 당진안섬당굿 보존회관

▲ 당진안섬풍어당굿 보존회관


자연에순응하며겸손할줄알았던소박한토속신앙 1

 

당집

▲ 당집
 

보존회관 내부

▲ 보존회관 내부
 

당굿에 쓰이는 어선의 모형

▲ 당굿에 쓰이는 어선의 모형
 

세계에서 유일한 '칼 든 장승'

▲ 세계에서 유일한 '칼 든 장승'


안섬 포구

▲ 안섬 포구
 

이곳 안섬당굿 보존회관에 찾아가 보존회장 김종문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안섬당굿 보존회에는 지운기 선생님이 장승제작 선소리 전문가로 무형문화재 제 35호로 지정되어 있으신데 이날 마침 외부 출타중이셔서 김종문 보존회장님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김종문 보존회장님 역시 이번 4월에 안섬당굿 제의(제사 행사 전체를 주관하는 제사장 역할)부문 무형문화재 지정 시험을 치르셨는데 그 결과는 7월께 발표가 된다 하네요.
 
 

당진안섬당굿 김종문 보존회장님

▲ 당진안섬당굿 김종문 보존회장님


김종문 회장님께 안섬당굿에 대해 여쭈어 봤습니다.

“안섬포구는 예로부터 아산만의 입구에 위치해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면서 너른 뻘지대를 형성했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농어, 준치, 조기, 꽃게 등이 많이 잡혔던 곳입니다. 안섬의 어부들은 정월 첫 진사일에 한해의 풍어를 기원하는 제를 지내고 음력 2월까지는 인근 어장에서 숭어, 삼치, 준치를 잡고 3월이면 연평도 앞바다나 칠산 앞바다로 조기잡이(중선배 10대, 30여명 승선)를 나갔는데 한번 출항하면 50여 일 이상이 걸리는 험난한 일정속에 목숨을 담보하면서, 한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안섬풍어당굿은 이렇게 나간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한 것이지요. 그 풍어제가 오늘날 풍어당굿으로 정착되었는데, 이 당진시 송악면 고대리 안섬마을에서는 수백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 행사를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옛 문헌과 발굴조사에 의하면 약 45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기록합니다.”
 
회장님 말씀을 듣고 보니 안섬당굿은 이렇게 무척 길고 대단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네요.
 
 

당굿을 설명해 주시는 회장님

▲ 당굿을 설명해 주시는 회장님


“안섬풍어당굿은 마을이 풍요로울 땐 소 한마리를 잡는 대제를 지내고, 어려울 땐 소제를 지내왔어요. 크게 대동굿과 본당굿, 어망굿 등을 진행하는데 만선을 기원하는 뱃고사와 장승제, 용왕제도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대동굿에는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비는 의미가 담겨 있고 어민들이 직접 배 위에서 지내는 뱃고사도 지냅니다.
이 의식은 워낙 신성해서 행사에 참여하는 주민의 가족중에 누가 죽었고나 다친 사람이 있으면 행사에서 빠집니다. 특히 행사기간동안 여성들의 경우 월경을 하는 분조차도 행사에 참여시키지 않을만큼 신성시 합니다.”
 
당굿의 신성함에 대해 말씀을 해 주시는 김종문 회장님의 말씀 속에는 우리 전통문화의 소중함과 역사성, 그리고 신성함이 고스란히 배어 나왔습니다.
 
 

안섬당굿 전용 우물을 가리키고 있는 김종문 회장님

▲ 안섬당굿 전용 우물을 가리키고 있는 김종문 회장님


 

당굿에만 사용하는 신성한 우물.

▲ 우물 내부.


그리고 이어서 한 우물을 제게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거의 100년이 넘는 우물이라고 합니다. 당제에 쓰이는 모든 음식물은 여기서 길어서 쓰는 전통의 우물이라고 합니다. 줄타래를 이용해 물을 길어 쓰고 있습니다.
 
행사 순서는 이렇습니다.
우선 첫날에는 풍어당굿 대제를 알리는 당주안굿, 장승세우기, 봉죽기와 뱃기달기, 당제(부정풀이, 본당굿, 대동굿, 어망굿, 안굿, 소지올리기)를 지냅니다.
이어 이튿날에는 안굿, 봉죽기·뱃기달기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3일째에는 고사밧기, 오방굿, 봉죽기내리기, 뱃고사, 발심지 띄우기, 장승제, 용왕제, 거리굿, 발신지(띠배 띄우기), 지신밟기를 끝으로 풍어당굿의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그럼 이제 풍어당굿을 사진으로 간략하게 볼까요.
 
 

자연에순응하며겸손할줄알았던소박한토속신앙 2


기달리기.
기달리기는 마을의 선주나 선원들이 오색기를 들고 당주가 징을 올라면 제일 먼저 자기 배에 도착하여 고사를 먼저 모시면 그 해에는 풍어를 할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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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기의 행진.
당에서 기내리기가 끝나면 배의 크기 순으로 선주와 선원, 아낙들이 모두 모여 풍물을 치고 흥겹게 춤을 추며 배의 크기순으로 마을로 내려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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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맞이와 기내림.
선주와 선원들이 당으로 이동한 봉죽기를 당맞이한 후 다음날 배의 크기순으로 기를 내립니다. 기내림은 쌀을 담은 표주박에 깃대를 세우고 무속인이 축원을 하면 무속인의 축원에 신이 내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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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굿.
당에 오르면 맨처음으로 하는 굿으로서 당을 위하고 마음의 평화를 위해 행하는 첫번째 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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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집도착.
부정풀이가 끝나면 뱃사람들은 당에 올라 제물을 당에 들이고 풍물을 치며 흥겹게 한판놀이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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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풀이.
부정풀이는 당에 오르기전 청수상을 차려 놓고 모든 부정을 씻기 위하여 당 앞에서 무속인이 제를 올리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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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제물 출발
당주댁에서 준비한 제물을 당 화장들이 제물을 지게에 지고 무속인, 선주, 선원들이 당에 올라 굿을 하기 위하여 출발을 합니다.
당에 도착하면 이제 굿과 제를 지내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배치기 가락

▲ 배치기 가락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참가한 모습

▲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참가한 모습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최우수상

▲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우수상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안섬풍어제는 이렇게 대자연 앞에서 왜소한 인간의 모습을 전통신앙에 의지하려던 우리 선조들의 소박한 모습입니다.
자연 앞에 겸손할줄 알며, 자연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이롭게 해주기를 기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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