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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사람향기]기증, 생명 그리고 소망

2014.04.03(목) 13:10:36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희망을 예감하는 전화벨 소리가 서산에 해질녘 꽃망울 피울까 말까 망설이는 벚꽃 꽃망울을 재촉이라도 하듯 흔들어 깨워줍니다.

"오늘 새벽에 급하게 연락이 왔네. 지금 곧 신장이식수술을 받으러 들어갈 참이야. 겁도 나지만 수술 잘 받아 건강하게 살아주는 것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분에게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생각해.”

“수술 잘 마치고 그토록 가고 싶었던 해외여행 우리 꼭 함께 갑시다.”
긴장을 풀어주려고 희망의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언니처럼, 때로는 친정엄마처럼 지내온 이분은 이틀에 한번 투석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니 해외여행은 그저 남일 일 뿐입니다. 그동안 꼭 맞는 장기를 수년 간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한 젊은이가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습니다. 오늘 새벽 뇌사판정을 받고 살아생전 장기기증의사를 밝혀온 것을 안 가족들이 수락하여 누구인지도 모르는 한 사람에게 새 소망을 그렇게 불어넣어 주고 떠났습니다.

주는 사람, 그리고 받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숙연해집니다. 떠날 때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장기기증신청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색해 보았습니다.

뇌사상태에 빠졌을 때, 혹은 사망 후 장기를 기증하고자 할 경우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또는 장기이식등록기관을 통하여 기증 할 수 있는데, 뇌사 또는 사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게 되면 등록증이 발급 되고, 실제 기증시점이 오면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기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소에 꼭 기증희망 사실을 가족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세월이 좋아져 컴퓨터 앞에 가만히 앉아서도 등록이 가능합니다. 홈페이지를 두루 살펴보니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의하면, 2013년 12월 말 기준으로 장기기증희망 등록자가 1,314,083명, 장기이식 대기자는 26,036명, 사후기증자 1,501명, 뇌사기증자 2,652명으로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증을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1월. 참 가슴 뭉클한 기사가 난 적 있습니다. 간호사가 꿈이었던 10대 소녀가 뇌사판정을 받아 여덟 명의 환자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눠주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18세 소녀가 갑자기 쓰러져 조선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으나 뇌사판정을 받아 가족의 동의로 장기는 물론 뼈와 피부 등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이 소녀는 갑자기 심한 두통과 구토 후 쓰러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미 뇌출혈이 진행돼 조선대병원 의료진으로 구성된 뇌사판정위로부터 소생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뇌사판정에 앞서 가족들은 평소 간호사를 꿈꾸던 사랑하는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딸의 장기기증을 결심한 뒤 뇌사판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죽음이 임박한 딸을 바라보던 소녀의 아버지는 "내 딸 만큼 귀한 다른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려 달라"며 오열 속에서 장기기증 동의서에 최종 서명을 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고 합니다.

오늘 내 작은 결심이 뛸 수 없고, 볼 수 없고, 웃을 수 없는 누군가의 심장을 뛰게 하고, 볼 수 없었던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하고, 호탕하게 웃게 할 지 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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