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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나무에 생명을 넣는 전통 소반(小盤) 제작 한평생

대한민국 목공예 명장 ‘1호’ 공주의 지산 유석근 선생님

2014.03.21(금) 22:04:03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국가지정무형문화재는 ‘중요무형문화재’라 하고 지방자치단체 무형문화재는 ‘충청남도지정무형문화재라’ 합니다. 모두 순서에 따라 무형문화재1호, 무형문화재2호... 이런식으로 일련번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오시는 분들을 보호 육성해 온 제도는 무형문화재 말고도 ‘명장’제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유석근 선생님께서 만드신 전통소반

▲ 유석근 선생님께서 만드신 전통소반


유석근 선생님께서 만드신 전통소반

▲ 유석근 선생님께서 만드신 전통소반


유석근 선생님께서 만드신 전통소반

▲ 유석근 선생님께서 만드신 전통소반


그중에서도 1988년에 대한민국 목공예 명장 1호로 지정받으신 공주의 지산 유석근 선생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목공예중에서도 우리의 소박한 밥상, 즉 전통 소반(小盤)을 고집스럽게 만들고 계십니다.
 
소반의 사전적 의미는 ‘짧은 발이 달린 작은 상’입니다. 대가족이 다함께 양반다리를 하고 둘러앉아 식사를 했던 아주 한국적인 문화유산이죠.

목공예를 하는 분들은 크게 주가지 장기로 나뉜다고 하는군요. 어떤 사람은 깎는 것을 잘하는 경우, 어떤 사람은 짜서 맞추는 것을 잘하는 경우랍니다.

그런데 소반을 만들려면 위에서 말한 두 가지를 다 잘해야 한답니다. 단 한 개의 못도 박지 않고 느티나무를 깎아 끼워 맞추기 위해서는 0.3mm의 오차범위 내에서 만들어야 한다니 실로 놀랍습니다.
그래서 소반은 소박해 보이지만, 목공예의 진수이자 백미라고 부른답니다.
 

공방 내부

▲ 공방 내부

 

작업 도구들

▲ 작업 도구들


 


작업에 몰두하고 계신 유석근 선생님

▲ 작업에 몰두하고 계신 유석근 선생님


나무에생명을넣는전통소반제작한평생 1


'소반학 강의'를 해주시는 모습

▲ '소반학 강의'를 해주시는 모습


"목공예요? 죽은 나무에 숨소리를 불어 넣는거죠.”
 
뵙자마자 마치 화두처럼 목공예의 의미를 말씀해 주시는 얼굴 빛에서 전통 소반을 고집스레 만들어 오신 장인의 숨결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옛날부터 소반은 한국인들의 생필품이었잖아요. 양반이든 상놈이든 소반 위에 밥과 차와 술을 얹어 먹었거든요. 그러니 소반은 우리 생활에서 뗄레야 뗄수 없는 일상생활문화의 기본 아니겠어요? 하지만 이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아파트가 지어지고 그 안에는 인공 합성목으로 만든 거대한 식탁이 들어 앉는가 하면 요즘은 몇백만원짜리 수입 석재로 만든 돌판 식탁까지 흔하게 쓴다더군요. 자연히 우리에게 친근했던 소반은 이제 잊혀져 가는 폐 살림살이, 혹은 옹색한 고물덩어리로 변해버렸죠. 그걸 그냥 잊으면 그만이지만, 나는 거기에 숨소리를 불어넣고 있는거예요. 수천년 우리 안방에서 일상생활을 함께하며 우리 삶에 녹아 있던 소박한 밥상말이에요. 거기서 곧고 바르고 옳게 자라라는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밥상머리 교육이 이뤄졌고, 가족간의 정과 사랑을 나누며 모든 가정생활의 첫 대면이자 일상사가 시작되었잖아요, 소반은 그래서 그저 밥상으로서의 기능 말고도 가정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했어요”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

▲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밥공기)

▲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밥공기)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물컵)

▲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뚜껑 있는 물컵)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물컵)

▲ 소반과 함께 만드는 소품들(물컵)


심심풀이로(?) 만들어 보셨다는 음악 지휘자의 지휘봉

▲ 심심풀이로(?) 만들어 보셨다는 음악 지휘자의 지휘봉


아....
지산 선생님의 소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것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밥상머리’ 교육을 가르쳐준 중요한 강의실 탁자였고, 우리네 가정을 일궈준 중요한 매개체였고, 부모님의 사랑을 전해준 체온계였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얼굴을 마주보며 애정을 확인한 거울이었습니다.
진정 느끼는게 많은 ‘소반학 강의’ 였습니다.

소반은 전부다 느티나무로 만드신다 합니다. 거칠지만 부드러운 대패소리, 음악처럼 들리는 쇠와 칼날 소리, 조각 칼의 예리한 움직임.... 그런 작업 속에 소반이 만들어지지만 똑같은 소반은 절대 2점 이상 만들지 않으신다 합니다.

명장 칭호 명패

▲ 명장 칭호 명패


국제기능올림픽 입상 상장

▲ 국제기능올림픽 입상 상장


국무총리 표창

▲ 국무총리 표창


어떻게 해서 소반을 만들게 됐는지, 아니 그 전에 어떤 연유로 이 분야에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가 궁금해서 여쭈어 봤습니다.
 
“어릴때부터 내가 그림은 조금 그렸나 봐요. 미술에 소질이 있었던거지요. 그덕분에 여러 대회에 몇 번 나가긴 했는데 그 후부터 예능에 눈을 뜬거 같아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는 고등학교 진학 대신 기술을 배우려고 공예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무와 친해지게 됐어요. 나무가 너무나 좋아서 나무에게 절을 해본적도 있다니까요. 나무가 가진 그 생명력을 존경하기 때문이에요. 누구도 해치지 않으면서 꿋꿋이 수백년 이상 자라면서 굳건히 이 땅을 지키며 굽어 보잖아요. 죽어서까지 이렇게 우리에게 예술적 작품으로까지 남아있고요”
 
선생님은 뭐든지 생명과 예술로 바라보시는 탁월한 혜안이 있으신것 같습니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 나무와 친해지고 공예의 길을 걸었던 것입니다.
 
“나무중엔 느티나무가 제일 좋아요. 나하고도 궁합이 잘 맞아요. 색도 뛰어나고 질감도 좋고요. 그리고 강하잖아요.”
 

작품 활동의 땀을 느기게 하는 대패 밥

▲ 작품 활동의 땀을 느기게 하는 대패 밥


소반을 만들 느티나무 목재를 만지면서 마치 나무와 대화하듯 말씀하시는 유석근 명장. 그렇게 늘 새생명을 불어 넣는 그분의 소반은 항상 명품(名品)이 됩니다.

TV만 틀면 여기저기서 명품, 명가, 명성, 명물, 명인, 명작... 부지기수로 많은 ‘명’자가 붙은 것들이 넘쳐나는데 유석근 명장에게 붙은 칭호인 ‘명’자 역시 당신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작품과 예술과 삶에 대해 늘 고민하고 생각하신다 합니다.
 
도민리포터도 열심히 노력해서 언젠가 유석근 명장님의 명품 소반 하나 구입해야겠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생을 소반 만들기에 헌신해 오신 유석근 명장님, 단순한 전통문화의 계승이 아니라 새로운 우리 문화를 재해석하고 재창조하여 한국적인 멋을 세계적인 멋으로 더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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