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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양반과 기득권 꼬집는 해학의 국내 유일 정통 인형극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 '서산 박첨지놀이'

2014.01.23(목) 16:21:17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충청남도에 전승되고 있는 국가 무형문화재와 충청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선생님들을 계속해서 취재해 올려 왔습니다.
 
소중한 우리의 역사, 민속과 전통, 그리고 지방의 고유한 풍토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무형문화재 기능을 취재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수 있었고, 또한 나름대로 큰 보람도 얻고 있습니다.
 
때때로 “와, 이런 무형문화가 있었구나”하면서 감탄할때도 있었고, 어떤 순간에는 “참 소중한 문화인데 후계자가 없어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구나”하는 안타까움이 생길때도 있었습니다.
 
이번엔 약간 독특하고 의미가 남다른 무형문화재 한분을 취재했습니다.
 

서산 김동익 선생님 자택

▲ 서산 김동익 선생님 자택


충남도지정 무형문화재 인증패

▲ 충남도지정 무형문화재 인증패


충청남도 서산시 음암면 탑곡리 고양동에서 전승되고 있는 서산 박첨지놀이 기능보유자 김동익 선생님이십니다.
서산박첨지놀이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중에 전국에서 유일한 인형극입니다. 그래서 독특하고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인형과 소품을 만들고 시연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충청남도지정 무형문화재 제 26호 김동익 선생님

▲ 충청남도지정 무형문화재 제 26호 김동익 선생님


<문-도민리포터>
“서산 박첨지놀이가 인형극이라고 들었는데 극의 주된 내용(주제)는 무엇인가요?”

<답- 김동익 선생님>
“그거? 한마디로 말하면 양반 꼬집는거예요. 양반들 제대로 하라고 해학적으로 풀어주는거지. 내용을 보면 금세 알아요”
 
<문-도민리포터>
“네. 그럼 서산 박첨지놀이는 어떻게 만들어져서 내려왔고, 어떻게 전수받게 된 것인가요?”

<답- 김동익 선생님>
“그걸 설명하려면 우선 1930년대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 당시에 남사당패에서 춤을 추던 놀이꾼 유영춘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이 양반이 어느날 여기 음암면 탑곡리 마을로 이주해 왔지. 그가 살게 되면서 탑곡리 고양동에 박첨지 놀이가 자연스럽게 전해졌어요. 그리고 마을 주민 중 주연산씨가 이것을 전수받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된거예요. 지금은 내가 기능보유자이고 보존회장도 맡고 있는데... 이게 나 혼자 하는게 아니라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달려들어서 하는거라니까.”
 

인형극에 등장하는 인물들

▲ 인형극에 등장하는 인물들


인형극에 쓸 소품을 직접 만드시는 마을 주민들

▲ 인형극에 쓸 소품을 직접 만드시는 마을 주민들


양반과기득권꼬집는해학의국내유일정통인형극 1


<문-도민리포터>
“그럼, 남사당패 하시던 유영춘씨는 그것을 자기가 만든건가요? 그렇지는 않을것 같은데요”

<답- 김동익 선생님>
“그렇지. 이건 고려시대부터 생겼던거래요. 그리고 조선시대 때는 여기저기서 많이 했다고 해요. 그때는 남사당패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탈춤이나 해학극이나 하는게 많았잖아요. 세월이 흐르고 일게 강점기를 거치면서 소멸돼서 그렇지. 여기도 마찬가지였어요. 일본 헌병들한테 신고하고 했다니깐. 왜놈들이 우리가 모이기만 하면 만세운덩 한다고 벌벌 떨었으니깐... 그래서 아예 못하게 막은거지. 그나마 우리는 이걸 쭉 유지하고 전승해 온거지. 다른데는 인형극이 남아있늠데가 하나도 없어요”
 
그렇군요. 참 그놈의 ‘왜놈’들이 문제입니다. 이 강토에 와서 그렇게 짓밟아 놓고 갔으니까요.
 
인형극으로서의 서산 박첨지놀이는모두 3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 했듯이 힘든 서민생활은 관심조차 양반사회를 꼬집고 비판하는 해학적 내용이랍니다.

 

박첨지놀이 공연을 관람중이신 어느 할아버지 관객

▲ 박첨지놀이 공연을 관람중이신 어느 할아버지 관객
 

이 할머니, 완전 넋을 빼고 관람 삼매경에 빠지셨습니다

▲ 이 할머니, 완전 넋을 빼고 관람 삼매경에 빠지셨습니다


첫째, 박첨지 마당입니다.
박첨지가 마누라를 집에 남겨두고 파락호처럼 홀로 전국 팔도강산을 유람하며 작은 마누라를 얻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작은 마누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큰마누라와 작은마누라 사이의 갈등 속에서 박첨지의 재산을 부인들에게 분배하는데 큰마누라는 적게 주고 작은마누라는 많이 나누어 주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여기서 과거 봉건적 가부장제의 병폐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둘째, 평안감사 마당입니다.
권력의 상징이기도 했던 평안감사가 민생에는 아랑곳없이 매사냥에만 정신을 쓰며 백성들을 못살게 굽니다.하지만 천벌을 받았는지 끝내 꿩고기를 잘못 먹어 죽게되어 상여가 나가는데 그의 아들들마저 체통을 지키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부폐한 권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셋째, 절 짓는 마당입니다.
앞서의 내용과 달리 세상을 얼싸안는 민중의식이 잘 응축되어 표현되고 있습니다. 시주를 걷어 '공중사'라는 절을 짓고는 눈먼 사람을 비롯하여 불우한 백성들은 물론이요, 삼라만상 묻 중생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박첨지놀이 전승회관 겸 고양동 마을회관

▲ 박첨지놀이 전승회관 겸 고양동 마을회관
 

초대

▲ 초대 주인공이었던 주연산씨와 현재의 김동익 선생님

 

전승회관에 보관중인 막첨지놀이용 인형과 가면들

▲ 전승회관에 보관중인 막첨지놀이용 인형과 가면들
 

상여마당에 쓰이는 인형들

▲ 평안감사 마당에 쓰이는 상여 소품 인형들
 

인형

▲ 또 다른 소품 인형


첨지놀이에 과정에서 활용되는 소품과 역할은 이렇습니다.
우선 대잡이, 산잡이, 대잡이 보, 그리고 잽이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인형극에 출연하는 인물과 소품은 박첨지(주인공), 박첨지 큰마누라, 박첨지 작은마누라, 박첨지 처남 명노, 박첨지 동생, 스님, 소경, 홍동지, 평안감사와 말, 매, 꿩, 홍새, 구렁이, 상여와 상여꾼, 명정, 만장, 절, 목수, 상제 등이며 인형과 소품 모두를 서산박첨지놀이를 시연하는 고양동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다는군요.

 

바가지로 만든 소품 탈을 들어 보이시는 김동익 선생님

▲ 바가지로 만든 소품 탈을 들어 보이시는 김동익 선생님


인형은 주로 바가지를 이용하여 눈, 코, 입, 등을 그리거나 만들고 붙여서 만들어야 하는 부분은 한지 등을 이용한답니다.

서산 박첨지놀이는 그 속에 해학과 웃음이 있고, 한편으로는 웃음 뒤에 현실을 직시하는 비판적 통찰력을 갖게 해줍니다. 오랫동안 전승돼 온 선인들의 해학의 미, 앞으로 명맥이 끊기지 말고 잘 전승 보존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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