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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천안시에서 조성한 삼남의 관문 <천안삼거리 주막촌>

한양 오르내리던 조선시대 선비 백성을 생각하며 탁배기 한잔...

2014.01.17(금) 11:21:39 | 이종섭 (이메일주소:dslskj55@hanmail.net
               	dslskj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천안 삼거리에서 100년전, 200년전, 혹은 그 이전 500년 역사의 조선시대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천안은 옛날부터 경상도나 전라도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 갈때나, 혹은 반대로 한양에서 경상도나 전라도지방으로 내려갈때 꼭 거쳐야 했었던 조선시대 관문이었습니다.

한양을 오르내리면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선비, 노예, 양반, 관리나 병사들 모두 나름 객고도 풀고 쉬었다 가기에 적당한 위치가 천안이었던 것입니다.

그때 천안은 삼남지방에서 오르내리는 사람들에 의해 삼남대로가 생겨났고 주변에 큰 장터와 주막거리가 많았었다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그러던 것이 개발시대를 겪으면서 현재는 그 자리에 천안 박물관이 들어섰고 동서로는 충북 진천과 청주~아산과 예산쪽으로 가는 커다란 도로가 났습니다.

물론 아래 위로는 경부고속도로가 나 있고 1번국도가 길을 터 놓고 있죠. 어찌보면 길의 형태만 바뀌었을뿐 삼남의 관문다운 모습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당시의 영화라고까지는 할수 없으나 그때의 추억을 되살려 놓은 곳이 있습니다.
 

천안시에서조성한삼남의관문천안삼거리주막촌 1


천안시에서는 만남과 어울림, 그리고 헤어짐의 현장이자 선비 박현수와 능소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천안삼거리에에 전통주막촌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한양으로 오르내리는 옛 삼남지방의 관문을 재현해 보고, 천안의 전통미를 살려보자는 뜻에서죠.
 
1번국도를 따라 대전과 공주 쪽에서 오르다 보면 왼쪽에, 그리고 서울 경기도 쪽에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천안박물관이 있고요.
 
천안삼거리 전통 주막촌은 객사 4동, 초정 1동, 화장실 1동 규모로 지은 초가집입니다.
평소에도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는데 눈이 소복하게 내린 12월20일께, 천안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옳다구나”싶어 들러 보았습니다.
목도 축이고, 초가집 주막의 뜨끈한 구들장에 엉덩이 대 놓고 피로도 풀겸 해서죠.
 

천안시에서조성한삼남의관문천안삼거리주막촌 2


“삼거리 안에서 동동주 한잔 들고 가쇼”
재미있는 문구의 현수막이 첫째 주막집 벽에 걸려 있습니다. 목조 구조에 초가로 지붕을 이은 전통가옥 형태라서 마음부터 푸근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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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촌 밤길을 밝혀주는 가로등도 예사 형광등이 아니라 청사초롱으로 만들어져 있고 삼거리주막이라는 홍보 깃발이 펄럭입니다.
 

천안시에서조성한삼남의관문천안삼거리주막촌 4


나무로 엮어 만든 싸립문입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시죠? 어릴적 눈 내린 안마당을 쓸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빗자루를 들고 나설때 열어 제끼던 기억. 그때 이 싸립문은 집안의 대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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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립문을 열고 들어서니 주막집 객사 4동이 늘어서 있습니다. 여름철이면 밖의 정자에서 탁배기 한잔 하는 분들이 많은데 추운 겨울이라 모두 다 주막집 객사 안에 들어가 있기에 밖은 이렇게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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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천안삼거리 주막집 풍경. 볼수록 예쁘고 옛 정취를 그대로 느끼게 해 줍니다. 도심 한복판에 초가집으로 엮어 만든 가옥구조에, 하얗게 내린 눈이 소복하게 쌓여 손님을 맞아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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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처마에는 손님들의 주안상에 올릴 나물과 반찬재료들이 걸려 있습니다. 오래전 어머니가 무청 시레기를 매달아 놓으셨던 기억이 압니다. 겨울철 농촌의 평화로운 풍경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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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방이네요. 천안삼거리에 살던 능소라는 아가씨와 이 처자에게 한눈에 반한 남쪽지방 선비 박현수와의 '만남→이별→기다림→재상봉'의 기쁨이 설화로 만들어져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방문이 닫혀 있는 객사 안에서는 손님들이 즐겁게 막걸리 한잔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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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 장식된 전통미. 지게, 짚신, 창호지 쪽문...
그저 옛 추억속으로 마음이 갑니다.
산쪽으로 세워져 있는 솟대도 주막촌에서 손님을 맞는 식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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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집 벽면에 붙어 있는 메뉴를 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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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기롭게 막걸리, 해물파전, 도토리묵을 주문합니다. 잠시후에 나온 이 3가지 음식으로 주막집 풍경의 백미를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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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온 잔치국수. 이 맛을 어디에 비길까요.
 
천아남거리 주막에 들러 벌건 대낮에 낮술(?) 한잔 하면서 객고를 좀 풀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가시게 했습니다.
아주 흡족한 주막여행이었습니다.
 
이곳 삼거리주막촌은 옛 삼남의 분기점으로 낭만과 멋, 그리고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고장 천안의 정체성을 살리는데 적합한 아이템 같습니다.

당시의 번성했던 흔적들을 다 재현할수는 없지만 옛부터 그 길을 지나 다녔던 사람들과 능수버들 흥타령에 대한 기생 유능소의 전설을 되새기며 편하게 들러 잠시 일상의 휴식을 즐길수 있는 곳이니까요.
 
어사가 되어 삼거리 주막집으로 달려온 박현수가 유능소를 다시 만나 백년가약을 맺으니, 너무기뻐 서로 얼싸 앉고 춤을 추며 불렀다는 노래가 천안 삼거리의 흥타령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천안 삼거리이 ~ 능수야 버들이~~~”
천안 삼거리의 축 늘어진 능수버드나무를 떠올리면서 주막촌에 이렇게 잠시 들러 쉬었다 가시지요.

<천안 삼거리 주막촌 - 천안시 동남구 삼용동 263-1번지 또는 천안박물관을 내비에 찍으면 바로 붙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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