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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옻칠 명품가구' 만드는 '칠장' 문재필 선생

2013년도 12월에 충청남도 제47호 무형문화재로 지정됨

2014.01.09(목) 01:41:13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기술은 세계 어느나라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합니다. 유명한 사찰의 목조건축물이 수백년 지나도록 그렇게 건재한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요.
이는 나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 때문입니다.
 
나무는 일반적인 재질과는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나 건축에 쓰이는 목재 외에 가정에서 쓰는 원목으로 만든 가구는 제대로 관리가 된다면 몇대를 물려주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무로 만든 가구든 혹은 건물의 내력 기둥이든 이것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서양에서 개발한 것이 바로 니스(Nice)와 페인트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모두 화학약품입니다.
반대로 천연재질로 나무를 감싸 오래도록 보관하고 사용할수 있게 한게 바로 ‘옻’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옻 오른다’ 혹은 ‘옻 탄다’고 하는 그 옻 말입니다.
 
이 옻으로 가구나 생활도구를 칠해 오래도록 사용할수 있게 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이 전해주는 지혜였고 오늘날까지 이 소중한 ‘옻칠 기술’을 전승 발전시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재칠 선생님의

▲ 문재칠 선생님의 해송공예 전시관 


작년 12월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위원회가 열려 논산시 은진면 일원에서 전승돼 온 ‘옷칠’ 전통공예 예능 보유자이신 문재필 선생님이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47호로 지정이 되셨습니다.

먼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문재필 선생님이 전시관에서 옻칠 공예에 대해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 문재필 선생님이 전시관에서 옻칠 공예에 대해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도민리포터 질문 : “옻칠 문화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세요”
 
문선생님 답 : “옻칠문화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에만 존재합니다. 저 같은 칠장은 옻나무에서 채취하는 수액을 용도에 맞게 정제해 기물에 칠하는 장인을 말하는 것이죠. 가정에서 흔히 쓰는 사각 탁자과 문갑, 장롱, TV장, 식기류, 식탁 등은 대부분 느티나무와 오동나무 같은걸로 만드는데 이 아무것도 칠이 입혀지지 않은 목재 가구에 옻을 입히면 정말 고품격의 실생활 원목가구가 되는 것입니다.”
 
도민리포터 질문 : “선생님은 언제, 어느분으로부터 옻칠 공예를 배우고 전수 받으셨나요”
 
문선생님 답 : “저는 지난 1992년부터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113호이셨던 정수화선생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지금까지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옻칠 같은 전통공예는 국가와 민족적 철학이 담겨져있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일을 해오고 있죠”
 

전시관에 진열된 국내외 입상 상장들

▲ 전시관 위에 진열된 국내외 입상 상장들


상장이 하도 많아서 일일이 다 소개하기가 벅찹니다

▲ 상장이 하도 많아서 일일이 다 소개하기가 벅찹니다


도민리포터 질문 : “해외 전시회나 홍보를 위해서도 많이 나가보셨나요”
 
문선생님 답 : “물론입니다. 나이 30~40대에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해외전시회만 100여회나 나갔습니다.. 해외전시 당시 주변에서는 기계로 후다닥 명품가구를 만들어 내는 세상에 한국의 옻칠 문화가 외국에서 먹히겠느냐는 우려와 비아냥도 많이 들렸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인내와 철학을 가지고 도전했죠. 결국 외국에서 ‘아, 이게 바로 한국적 전통미구나’하는 소리를 듣고 대 호평을 받았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전국공예품 경진대회나 충청남도 대회등에서 무수히 많은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시관 내부

▲ 전시관 내부


주전자와 다기류

▲ 주전자와 다기류


소반과 다기류

▲ 소반과 다기류


수저와 젓가락, 그리고 식기

▲ 수저와 젓가락, 그리고 식기


제수용 그릇들

▲ 제수용 그릇들


색깔이 참 예쁜 컵들

▲ 색깔이 참 예쁜 컵들


하나 더, 문재필 선생님의 옻칠공예는 다른 분들과 약간 다르다고 합니다.
 
문선생님 말씀 : “사실 일반 시중에 나오는 옻칠 공예품의 대부분은 옻 외에 다른 여러 가지 화학적 안료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로지 옻으로만 제작합니다. 옻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입니다.”
오로지 순수하게 옻의 원료만 사용한다고 하니 진정 명품일수밖에 없겠습니다.
 
문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공방에 전시된 많은 작품을 둘러 볼수 있었습니다.
식기류, 장롱, 탁자, 책상, 컵 등 아주 다양하게 전시 되고 있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진정 장인의 숨결이 느껴질만큼 예쁘고 고급스러웠으며 품격이 넘쳤습니다.
 

작은 장롱

▲ 자개가 박힌 작은 장롱


패물함(?)

▲ 꽃무늬가 수놓아진 상


문갑

▲ 문갑


큰 항아리

▲ 큰 항아리. 색깔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큰

▲ 옻칠을 이용한 큰 그림. 저는 이게 제일 탐(?) 났습니다.


무려 33회의 절차를 거치는 옻칠 단계도

▲ 무려 33회의 절차를 거치는 옻칠 단계도


옻칠의 순서를 말씀드릴게요.
 
옻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십회의 단계를 거치지만 아주 간간하게 설명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먼저 백골상태의 기물에 초칠을 해주고, 특히 안쪽과 바깥쪽은 칠의 농도를 다르게 하여 발라줍니다. 넓은 면적을 칠할때는 붓질이 끊기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길게 칠해주는게 붓자국도 남지 않고 깔끔하게 칠해지는 기술이라 합니다.
 
칠은 전체적으로 고루 묻히고 난뒤, 뭉친 곳은 칠을 뺀 붓으로 일정하게 펴주고 난 다음. 마른 헝겊을 이용해서 쓰~윽 지나가듯이 닦아주면서 최종적으로 옻칠의 표면을 점검합니다.
 
그리고 완벽히 칠이 스며든 것이 확인된 가구는 건조장에 잘 넣어 줍니다. 온도와 습도를 정확히 조절된 장소에서 고품격의 옻칠 원목가구가 탄생되는 것입니다.
 

공방에서 옻칠을 하시는 모습(문재필 선생님의 사진 제공)

▲ 공방에서 옻칠을 하시는 모습(문재필 선생님의 사진 제공)


아, 그리고 옻에 문외한인 도민리포터가 우매한 질문인줄 알지만 궁금해서 여쭈었습니다.

문 “옻칠 하시는 동안 옻이 오르진 않나요?”

답 “매일 옻을 만지니까 당연히 옻에는 내성이 생겨서 옻에 오릊 않겠죠. 도한 옻이 드려우면 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도 사실은 몸이 아주 피곤하거나 이 옻을 이겨낼 심신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는 가끔 옻이 오르기도 합니다. 그럴땐 조금 고생을 감수 해야죠. 그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여깁니다” (여기서 둘이 함께 약간의 웃음)
 
그럴것 같네요. 정말 이 옻에 올라 고생하다가 그걸 이기지 못해 옻을 배우러 왔던 문하생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문형문화재 지정은 전승의 단절 위기에 처해 있는 전통적 가치를 보존 계승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제도입니다.

옻칠이라는 장인의 수고가 깃든 공예품은 특유의 은은한 향과 광택을 지녀 전통미의 극치라 할수 있습니다.

건실함과 온화함, 때론 화려함으로 지금도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는 옻칠 가구의 멋을 전승 발전시키고 계신 문재필님의 무한한 영광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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