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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통신통령(通神通靈)으로 안녕을 빈 무당놀이, 내포앉은굿

[기획] 충남의 장인 11

2013.12.22(일) 10:20:07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줄곧 충남도내에서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오시는 무형문화재 전생님들을 찾아 뵙고 소개를 드려왔습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이미 몇 년전, 혹은 아주 오래전에 국가나 충청남도로부터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로 지정을 받으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금까지와 약간 경우가 다른 분이십니다.

 바로 며칠 전이었던 12월 초에 충남도는 제150차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보령시 웅천읍 일원에서 전승돼 온 ‘보령 석장’과 서산시 등 내포지역에서 전승돼 온 ‘내포 앉은굿’을 도 무형문화재 제48호, 제49호로 지정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정종호 옹께서는 금년도에 무형문화재가 되신 것입니다.

 정종호 옹께서는 이미 1964년부터 내포 앉은굿(독경)에 입문해 서산시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경문집을 발간하는 등 내포 앉은굿의 대중화와 체계적 보존, 전승에 기여해 오신 공로를 인정 받으신거라 합니다.

 

금년도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49호로 지정되신 정종호 선생님

▲ 금년도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49호로 지정되신 정종호 선생님


무형문화재 지정서

▲ 무형문화재 지정서


서산시 석남동에 거주하고 계신 정종호 선생님께 찾아가 무형문화재 지정을 축하드리고 말씀을 여쭈어 봤습니다. 금년에 연세가 82세이세라고 하시는데 무척 건강하고 정정하셨습니다.

 우선 내포 앉은굿이 어떤건지부터 여쭈어 봤습니다..
 “앉은굿은 무당이 앉아서 주로 경을 읽는 것입니다. 앉은경, 독경, 양반굿 이런식으로 불러요. 그래서 무형문화재 지정 명칭도 내포 앉은굿이라고 했지요. 무당이 뭔지는 알지요?”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시는 정선생님 말씀에 머리를 한참 굴려야 했습니다. 무당이 뭔지는 어릴적부터 들어 왔지만 확실히 정리가 제대로 된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내황선생으로부터 내포 앉은굿을 사사 받았어요. 그분 역시 당신의 선친으로부터 배웠다고 합니다. 내가 입문한 것은 35살때부터입니다. 그러니 벌써 47년이나 되었네요”
 
 정종호 선생님은 무려 47년이나 배우신 그것을 젊은 도민리포터가 단박에 알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나름 공부를 해서 정리를 해 보면 이렇습니다.
 내포 앉은굿은 무당이 앉아서 경을 읽는 것이라 하지만 이게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무당과는 약간 다릅니다.

 

앉은굿을 위한 준비

▲ 앉은굿을 위한 준비


송경법사(경전을 읽는 사람)가 되어 앉은굿을 시작하는 정종호 선생님

▲ 조왕경 - 송경법사(경전을 읽는 사람)가 되어 앉은굿을 시작하는 정종호 선생님. 여러 경전중 조왕경을 독경함.


부정풀이 - 모든 악의 기운이 다가서지 못하도록 사전 조치

▲ 부정풀이 - 모든 악의 기운이 다가서지 못하도록 사전 조치


지신제 - 땅의 신에게 제를 드림

▲ 지신제 - 땅의 신에게 제를 드림


삼신풀이

▲ 삼신풀이 - 삼신할머니께 제를 드림


망자해원풀이 - 누군가 이승을 떠난 후 유가족들이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일

▲ 망자해원풀이 - 누군가 이승을 떠난 후 유가족들이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일


산신제 - 산신에게 액운을 쫓아 내 달라고 제를 드림

▲ 산신제 - 산신에게 액운을 쫓아 내 달라고 제를 드림


용왕제 - 용왕님께 제를 드림

▲ 용왕제 - 용왕님께 제를 드림


신장내림 - 흔히 말하는 '신내림'의 과정

▲ 신장내림 - 흔히 말하는 '신내림'의 과정


착수 - 귀신 잡는 일

▲ 착수 - 귀신 잡는 일


검무 - 칼로 춤을 춤으로써 세를 과시함

▲ 검무 - 칼로 춤을 춤으로써 세를 과시함


태세 - 동티난 사람을 위해 제를 지냄

▲ 태세 - 동티난 사람을 위해 제를 지냄


화전 - 불로써 동티와 액운을 다스림

▲ 화전 - 불로써 동티와 액운을 다스림


살풀이

▲ 살풀이


지옥박매 - 지금까지의 굿을 통해 잡은 나쁜 귀신을 땅에 묻음

▲ 지옥박매 - 지금까지의 굿을 통해 잡은 나쁜 귀신을 땅에 묻음


퇴신 - 모든 굿의 진행이 끝남을 알림. 이제 이 땅과 모든 가정에 평회의 기운이 넘침

▲ 퇴신 - 모든 굿의 진행이 끝남을 알림. 이제 이 땅과 모든 가정에 평회의 기운이 넘침


우리가 어릴적부터 보고 들었던 무당은 무녀(巫女)와 무자(巫子)를 통틀어 이르고, 선령(善靈), 악령(惡靈)과 직접 통하며 그들을 다룰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녔다고 하는 원시적 샤머니즘의 한 형태죠.

 인간과 신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일을 직업적으로 맡는데 인간의 모든 길흉화복은 신의 뜻에 따라 좌우되므로, 재난과 질병 사건사고등 모든 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당들을 통하여 신과 접촉하여 재난을 미리 탐지하고 방지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무당의 역할은 통신통령(通神通靈)입니다. 인간사를 다룰 수 있는 영적 능력을 바탕으로 인간계와 신계의 매개자 역할을 맡으며 그 과정에서 인간세계에 닥칠 재난과 나쁜 사고를 방지하고 복을 빌기 위해 신과 접촉하는 일을 주관합니다.

 결국 무당은 우리같은 인간들의 능력으로는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통신(通神)하고, 통령(通靈)하여 감응하는 예언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인간과 사회와 역사의 올바른 진로를 열고 천지합일의 영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통칭해 무당이라 합니다.

 하지만 내포 앉은굿의 무당놀이는 일반 무당의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고 하십니다.

 

신과 접촉하기 위한 격문. 친히 만드신 그것을 들어 보이시는 정종호 선생님

▲ 신과 접촉하기 위해 만들어 둔 종류별 격문. 친히 만드신 그것을 들어 보이시는 정종호 선생님


또 다른 격문.

▲ 또 다른 격문.  굿의 종류와 형태에 따라 문구와 붙이는 위치가 다르다고 합니다.


“신과 접촉하려면 주문을 외워야 하는데 그렇게 외우는 것을 ‘독경’혹은 ‘송경’이라고 해요. 우리가 독경 하는 것은 주로 유교예요. 유교는 우리의 인성, 예의범절, 도덕, 충효 이런걸 가르치잖아요. 그게 다른 무당과 내포 앉은굿의 차이예요. 다른 무당이 하는 일은 개인사의 길흉화복에 대한 것이 대부분인데 우리 내포 앉은굿은 인간사회 전체를 보고 평화와 안녕을 빌지요”

아, 그렇군요.

이런 경전중에는 옥주경, 칠성연명경, 조왕경, 성조경 등이 있는데 이것을 읽는 사람을 ‘송경법사’라고 부른다 합니다. 이 송경법가 역할을 정종호 옹께서 하신거고 그렇게 무형문화재가 되신거랍니다.

정리를 하고 보니 웬만큼 이해가 되시죠?

어릴적부터 마을 서낭당에 금줄을 띄워 놓은 무당 집을 지나려면 괜스레 겁나고 머리가 쭈뼛 섰지만, 알고 보면 그것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이며, 샤머니즘적 문화유산이었습니다.

그냥 지나치고 사라질수 있는 무당의 일, 그것을 일종의 굿 형태로 계승 발전시켜 오신 끝에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신 정종호 선생님께 다시한번 축하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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