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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설경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된 추사를 만나다

2013.12.13(금) 01:22:08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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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12월 11일에 예산군 신암면 추사고택로 249번지에 있는 추사 고택을 찾았다. 추사 선생님을 30년간 모시고 사는 노스님이 말씀하시길, 세간에서 말하는 추사체는 없다고 한다.

추사는 제주도 유배생활로 수행의 경지에 이르러 글씨체가 깊어져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추사체를 잘 살펴보면 같은 글씨체가 하나도 없다. 말년에 추사는 붓을 집어 던지고 손에 잡히는 데로 나뭇가지, 솔방울 등 자연의 모든 것이 글쓰는  도구가 되었다.
 

설경속에서자연과하나가된추사를만나다 2


우측의 완만한 능선 아래에는 추사 김정희와 두 명의 부인과 합장된 묘가 보인다. 묘 앞쪽에는 절개를 뜻하는 소나무와 바위가 눈 속에 서 있다. 추사 김정희는 키가 150cm에 귀티 나는 모습이었다고 전해진다. 첫째 부인 한산 이씨와 둘째 부인 예안 이씨 사이에는 자녀가 없었고 추사가 옥반지에 비유한 세째부인 초생이가 월성 궁에 남장으로 들어와 추사의 셋째 부인이 된 후에 아들 김상우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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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무덤을 지나 고택으로 발길을 옮기면 우물을 만난다. 추사 고택의 대가족들이 길어 올렸을 우물은 오랫동안 가물어 말랐다가 추사가 태어나자 다시 우물물이 샘솟았다고 전해진다.

추사고택 뒤로는 완만한 능선의 동산이 있어 추사가 생전에 수행처로 삼았던 화암사 절에서 오솔길을 걷다가 보면 추사 고택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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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고택 돌담장 옆 나뭇가지에는 하얀 겨울눈꽃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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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는 겨울에 설경 속에 핀 눈꽃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셨을까?
그는 자연과 하나 됨을 즐거워한 나머지, 자연를 도구삼아 백지위에 춤을 추며
무아의 경지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추사는 어린시절부터 겨울 눈꽃을 보고 감성을 키우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이 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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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추사고택의 솟을대문 앞에서 피는 목련꽃 대신에 하얗게 핀 겨울눈꽃에
잠시 마음이 머문다. 추사는 글과 그림, 글씨가 독창적이며 뛰어난 업적을 남긴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예술가이다.

어릴 때부터 그 천재성을 인정받아 아버지 김노경을 따라 청나라에 가서 당대의 학자인 옹방강, 완원 을 만나 재능을 인정받게 된다. 추사는 제주도의 유배 시기를 지나면서 학문이 깊어지고 추사체를 그의 독보적인 글씨체를 완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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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을 지나면 기억 자형의 사랑채가 눈에 들어온다. 사랑채란 한옥의 안채와 떨어져 손님을 맞이하고 선비들과 글을 논하던 곳이다. 1910년경 화재로 이곳이 불타기 전에 김정희의 수만 권의 장서가 소장되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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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앞에는 추사 김정희가 직접 제작한 해시계가 있으며
그의 아들이 石 年이라는 글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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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과 여인들이 기거한 안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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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뜰에 있는 사랑채 나무 기둥에는 그윽한 추사의 향기가 서려 있는 글귀들이 눈에 띄는데 이 글들을 음미하노라면 세상시름을 잠시 잊고 뜨락을 거닐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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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을 들어가는 돌계단을 올라가면 추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고 방문 사인하는
공책과 펜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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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사당을 돌아 후문으로 나오면 추사의 뒤뜰로 나오게 된다. 약간 경사진 이글을 지나오면 안채와 사랑채의 툇마루가 보인다. 오래전에 머슴과 하녀들이 이 길을 지나며 숱한 애기들을 간직한 곳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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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 옆에 서 있는 오래된 매화가 단아한 모습으로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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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고택을 나와 김한신과 화순옹주 묘로 향하는데 추사 김정희가 25세 때 생부 김노경을 따라 청나라 연경에 다녀오면서 가지고 온 씨앗을 고조부 김흥경의 묘소 앞에 심은 200년도 넘은 백송 한그루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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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하얀 눈꽃 이불을 덮고 있는 영의정 김흥경의 아들 월성위 김한신과 화순옹주의 합장묘에는 돌 담장이 둘러싸여 있다.  문인석1쌍, 망주석 1쌍, 장명등의 묘석들이 있다. 비문에는 영조가 쓴 글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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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의 딸인 화순옹주의 열녀문으로 향하며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화순옹주는 김한신이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식음을 전폐하고 부왕 영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입안에 고이는 침조차 삼키지 않고 뱉아가며 결국 부근을 따라갔다. 영조는 부왕의 명의를 저버린 것에 서운하여 열녀 정문을 내리지 않았고 후에 정조가 열녀문을 내렸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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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옹주의 열녀문 앞에 이르렀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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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위에 걸려있는 열녀문 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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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너머로 살짝 들여다본 열녀문 안에는 건물은 불에 타서 없어졌고 건물 석축만 남아있다. 애처러운 열녀문을 다시 건립해서 후세대들이 화순옹주의 지고지순한 정신을 잠시라도 기리고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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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고택 좌측 우물가 옆에 있는 저 고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내원이 이름없는 곳이라고 한다. 추사의 향기가 서려 있는 이곳을 글을 쓸 수 있는 서당으로 꾸몄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사 고택을 매번 들릴때 마다 느끼는 일은 추사체를 연구하고 붓글을 쓰는 일은 일종의 정신을 가다듬는 일처럼 여겨진다. 추사가 말년에 자연과 하나가 되고 완숙의 경지에 이러른것 처럼, 현대인도 잠시 이곳에 들러 추사의 향기를 느끼고 붓글을 배울 수 있는 새로운 학문공간으로 태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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