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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는 곧 제 인생입니다"

[인물인터뷰]서령고카누부 박창규 감독을 만나다

2013.10.25(금) 14:46:12 | 관리자 (이메일주소:kckc3838@daum.net
               	kckc3838@daum.net)

박창규 서령고카누부 감독

▲ 박창규 서령고카누부 감독




 ‘제94회 전국체육대회’가 인천에서 지난 10월18일부터 24일까지 열린 가운데 충남의 자랑 서령고(교장 김동민) 카누팀이 출전해 전종목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도 미사리경기장에서 열린 카누경기 대회에서는 19일 최지성 선수가 C1 1000m 결승전에서 기대했던 대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20일 C2 1000m 결승전에서 이중협,이아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 21일 C1 200m에서 최지성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 전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8.7~9일까지 3일간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제7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는 여섯 종목에 출전하여 여섯 종목 모두 석권했으며, '제31회 전국카누선수권대회'가 올해 9.25-27일까지 경기도 미사리카누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서령중고등학교 카누부가 이번에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각각 중등부 고등부 종합준우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출전했다 하면 어김없이 메달행진을 하고야 마는 서령고 카누부 박창규 감독을 24일 만나보았다. 바람이 꽤나 차가운 이날도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을 대비해 아이들과 훈련을 마치고 막 돌아오는 길이란다. 선수들과 함께 뛰고 동행하며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을 대하니 메달은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구나 싶다.

99년 '도전지구탐험대'에서 그를 찾아왔고, 실업팀 선수들이 낙심될 때면 어김없이 그를 찾아오고, 2005년 부터 2009년까지 일본에서 초청을 받아 교토 초중고 카누선수들에게 스킬을 전수해 줄 만큼 이미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을 이제서야 인터뷰 요청을 하고 있는 한심함을 인정하면서 '카누는 곧 내 인생'이라고 말하는 그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카누계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 감독은 충북 증평에서 나고 자랐다. 할아버지는 육상선수, 씨름선수인 아버지와 농구선수였던 작은아빠, 형제 2남 2녀 중 세 명이 운동선수라고. 이렇게 온통 운동선수 집안이다 보니 그에게 운동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서령중학교 카누부 지도를 맡고 있는 최유나 코치는 그와 특별한 관계다. 카누선수 시절 먼저 국가대표가 돼 한때 박 감독에게 라이벌이자, 친구이자, 동료였던 그녀가 어느 순간 ‘아내’라는 이름으로 지금 인생여정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다.

올해로 지도자 생활 11년 째를 맞았다는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해보았다.

#선수시절 가장 어려웠던 점은?
초등학교 때는 축구를, 고1때까지 태권도를 하다가 적응이 안돼서 고2가 되어서야 카누를 시작하다 보니 친구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어요. 저는 짧은 시간에 성적을 내야 했기 때문에 정말 죽어라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었지요. 하면 되더라구요. 고3때 금메달 2관왕을 달성하면서 한국체대에 입학하게 됐지요.

#국가대표 시절 어땠나?
북경아시안게임부터 4번 출전 해 은메달 7개를 땄고, 올림픽에 2번 출전, 준결승 6위를 기록해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금메달 못 딴 아쉬움 없나?
솔직히 어릴 때부터 카누를 시작해 몸에 밴 외국 선수들과, 당시에는 고등학생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 선수들과는 실력이 천지차이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금메달 못 딴 아쉬움이야 왜 없을까요 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수들도 좀 더 일찍 시작한다면 금메달 거뜬히 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자의 길, 언제부터 걸었나
서령고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여 2003년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 걷게 되었습니다. 이미 97년부터 시작해 기본기를 갖춰오고 있던 서령고카누는 감사하게도 2003년, 드디어 금메달 4개중 3개를 따내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감독의 길 걸으며 가장 보람 느낄 때
제자들이 좋은 대학도 가고 실업팀에 선발돼 갈 때가 제일 좋습니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잘 되어서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눈물나게 좋습니다. 

#우승 행진에 비결이라도 있나
1989년부터 2002년까지 선수생활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있습니다. 수많은 실전에서 얻은 경험, 스스로 연구하고 터득한 기술, 또 외국에 나가 지도자들에게 전수받은 기술 등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제자들에게 쏟아 부어 가르치지만 결국, 제자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이 헛되지요. 선수 스스로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노력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지요.

#감독생활 중 기억나는 제자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안현진 선수, 김유호 선수가 다 제자입니다. 현 국가대표를 거쳐간 제자들이 박승진 선수를 비롯해 14명이 넘네요. 운동선수의 생명은 몸관리입니다. 관리 잘 해서 카누의 길 기왕에 걸어온 것, 최고가 되어서 적어도 이름 석자 정도는 기억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어달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 바라는 점
제가 가장 아쉬운 점은 카누만큼은 우리 서산이, 우리 충남이 전국랭킹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팀이 없어서 잘 가르쳐놓은 제자들이 다른 지역 실업팀으로 가서 그 지역의 이름으로 출전해 메달을 따 갈 때는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충남의 이름을 걸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슬픕니다. 가능하다면 하루 빨리 우리 지역에 실업팀이 생겨서 우리지역 선수들이 다른 곳이 아닌 우리 고장을 빛낼 수 있게 될 날이 오길 바랍니다.

#카누코치인 아내와 함께 해 좋은 점
같은 길을 걷기 때문에 서로 상부상조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혜택은 우리 제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가 갖고 있는 최고의 것을 다 전수해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오늘처럼 서령고 코치가 예비군 훈련이라도 가야 되는 날이면 그 빈자리를 아내가 메꿔줄 수 있지요. 무엇보다 제가 남자여서 해줄 수 없는 것을 아내는 여자이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어요. 추운 날 아이들에게 따뜻한 국물이라도 만들어 먹일 수 있구요, 오늘은 추운데서 훈련하는 아이들, 다 내 자식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고구마를 구워 먹이는 모습을 볼 때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서령고등학교 김동민 교장선생님을 비롯해서 충남도교육지원청과 서산교육지원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계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번 전국제전 전지훈련에 중등부 학생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서산교육지원청에서 비용을 지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서령고 동문이신 스케쳐스 김성환 사장님께서 아이들 방한복이라든지 단체복을 매번 아낌없이 후원해 주시고 계십니다. 백성기 총동문회장님께서는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훈련중에도 수시로 내다보며 격려해주시고 계십니다. 아이들이 경기를 마치고 나면 고기 실컷 먹을 수 있게 배려해 주시는 분이기도 하지요. 아이들도, 저도 이렇게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카누의 길을 걸어왔고, 또 열심히 달려갈 그가 다음날 여정을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함께한 서령고 백성기 총동문회장이 귀띔해 준다.

“카누가 비인기종목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박 감독은 존경의 대상이다. 레인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저수지에서 최승기 코치와 함께 직접 못자리 줄잡듯 잡아 쳐놓은 삐뚤빼뚤 한 줄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나마도 너덜너덜 해지면 또 그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기적이 아닐 수 없다.”면서 “전국 최고의 팀이 있는 충남 서산에 제대로 된 훈련장 하나 없다는 것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백성기 회장의 말대로 참 열악한 환경이지만 훗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목에 건 영광의 주인공이 우리 한국에서, 우리 충남에서, 우리 서산에서 나올 것 같은 확실한 예감이 드는 좋은 날, 어김없이 서산에 해가 저물어 간다. 

 2013 전국체전에서 고등부 금메달을 싹슬이 한 서령고 카누부 선수들과 서령중 카누부 후배들이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에서 아홉번 째가 박창규 감독.

▲ 2013 전국체전에서 고등부 금메달을 싹슬이 한 서령고 카누부 선수들과 서령중 카누부 후배들이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에서 아홉번 째가 박창규 감독.


 서령중고등학교 카누부가 9월25일부터 3일간 경기도 미사리 경기장에서 열린 ‘제31회 전국카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종합준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과시했다.

▲ 서령중고등학교 카누부가 9월25일부터 3일간 경기도 미사리 경기장에서 열린 ‘제31회 전국카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종합준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과시했다.

제7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서령고가 여섯 종목에 출전하여 여섯 종목 모두 석권했다. 사진은 서령중고등학교 카누부 선후배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제7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서령고가 여섯 종목에 출전하여 여섯 종목 모두 석권했다. 사진은 서령중고등학교 카누부 선후배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05~2009년까지 일본에서 초청 받아 교토시 초중고 카누선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는 모습.

▲ 2005~2009년까지 일본에서 초청 받아 교토시 초중고 카누선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는 모습.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참가한 모습. 이때 C1500m 부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참가한 모습. 이때 C1500m 부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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