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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태안 청포대에서 적은 '그리움'에 대한 일상의 기록

2013.10.23(수) 10:26:41 | 이영희 (이메일주소:dkfmqktlek@hanmail.net
               	dkfmqktlek@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바다에 가면 왠지 모를 그리움이 싹 틉니다. 왠지 모를 외로움도 움트고, 또한 왠지 모를 울적함에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도 합니다.

지난 주말에 태안 청포대 해변에서 가을 바다를 보았습니다.
누군가의 빈자리가 그리워 찾아온 사람, 지난 여름 휴가를 다 못간게 아쉬워 뒤늦게 찾아온 사람, 연인과 가을바다를 즐기러 온 사람, 낚시 겸 주말을 쉬러 온 가족들 등...

제 나름대로 해석해 보건대 골고루,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 넓디 넓은 청포대 해변에서 보였습니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은 죽어서도 고독할까요?
그 빈자리가 차가워 죽은 후에는 신께서 외롭게 그냥 뇌두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차라리 살아서의 고독을 미리 만끽하러 이렇게 바다를 찾는 경우도 있을것 같습니다.

청포대 해변 솔숲길

▲ 청포대 해변 솔숲길
 

주인을 기다리는 해변 펜션의 한가로운 의자

▲ 주인을 기다리는 해변 펜션의 한가로운 탁자
 

파라솔도 주인을 기다리며.

▲ 파라솔도 주인을 기다리며.
 

멀리

▲ 멀리 작은 섬들이 점점이
 

섬과 사람들

▲ 물이 빠진 섬


저도 떼어 놓을수 없는 바다의 유혹에 끌려 해변으로 다가섰던 것인데
바닷모래를 밟자마자 여러 상념과 함께 푸른 바닷물과 모래와 조개 껍데기를 보며 지난 날을 회상해 봅니다.

 바닷가 횟집에서는 대하 몇 마리 구워놓고 소주 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술에 취하고 싶어서 마시는걸까?
술로 고독을 달래려 마시는걸까?
그러면 그놈의 고독은 정말 술에 취해 사라질까?

아니면 술에 취하지도 않고, 고독도 그대로인채, 그저 바다만 바라보기에 눈이 너무 시려 술로 핑계삼아 잠시 잡념을 달래는걸까?

야트막한, 파도라고 하기에는 그냥 물결로 보이는 하얀 물보라가 거침없이 해변으로 몰려듭니다.

파도가 흔들어도 사람들은 동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해변을 걷고 조개껍데기를 주워 만져보고... 가을 햇볕을 즐기러 나온 갈매기들도 물보라 같은 파도를 바라보며 함께 합니다.


해변길을 걷는 관광객

▲ 해변길을 걷는 관광객
 

연인

▲ 가을 해변을 즐기러 온 사람들
 

즐거운 청춘

▲ 즐거운 청춘
 

낚시 준비도 하고

▲ 낚시 준비도 하고
 

고독을 제대로 즐기며

▲ 고독을 제대로 즐기며
 

하

▲ "여기 게 있다"
 

태안청포대에서적은그리움에대한일상의기록 1

▲ "수평선 너머엔 고독이 어떤 모습일까"
 

태안청포대에서적은그리움에대한일상의기록 2

▲ "우린 지난 여름 휴가를 못가서 이렇게"
 

태안청포대에서적은그리움에대한일상의기록 3

▲ "나도 모래가 좋아"


“이대로 서서 열흘만 살자”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바닷가 해변에 서서 열흘만 살면 가을마다 찾아오는 고독이 과연 사라질까.
바닷가 해변에 서서 열흘만 살면 가을마다 찾아오는 왠지 모를 그리움이 조금은 달래질까.

그렇게 그리움이 달래질때까지, 고독이 사라질때까지
나는 또 고개를 들어 멀리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뚫어지게...

사람들은 늘 바쁘게 삽니다.
아이들을 키워야 하고, 직장에서 인정 받아야 하고, 아파트 대출금 갚아야 하고, 좋은 차 사서 타야 하고, 노부모님 부양해야 하고, 노후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것 하나 소홀할수 없고 피할수도 없이 다같이 내 앞에 닥친 일들입니다.
그래서 늘 정신없습니다. 눈코뜰새 없이요.

그러다 문득 돌아서 생각해 보면 “내게 진정 삶은 무엇인데?”라는 의문을 갖습니다. 이렇게 치열하게만 사는게 다는 아닐닌데 싶은겁니다.

바닷가 조개 껍데기

▲ 바닷가 조개 껍데기
 

고독과 그리움을 부채질하는

▲ 고독과 그리움을 부채질하는
 

한폭의 그림

▲ 한폭의 그림
 

일상에 채색된 바다의 풍경

▲ 일상에 채색된 바다의 풍경
 

무한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는 혜량, 서해바다

▲ 무한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는 혜량, 서해바다. 너는 거기 그렇게 잠들어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조가비와 생명의 흔넉

▲ 조가비와 생명의 흔적
 

또 다른 세계. 바닷가 생물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

▲ 또 다른 세계. 바닷가 생물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


그래서...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천연스럽게 바다를 찾아 정신을 놓아 봅니다. 저기 보이는 갈매기에게도 말을 걸어 봅니다. 그렇게 하면 일과 생활에 쫓겨 살다가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과 고독감이 조금은 사라지려나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서해바다를 무척 사랑합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저를 받아주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 무한 넓은 가슴으로 저를 안아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멀리 바다를 뒤돌아 보며

▲ 다시 멀리 바다를 뒤돌아 보면 갈매기들이 우리의 그리움을 달래주려...
 

그리고

▲ 그리고 어느순간 박차고 일어나 비상, 비상...


늘

▲ 늘 그렇게 우리를 안아주는 서해 바다. 난 그래서 우리 서해가 너무 좋다


살다 보면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슬픔을 나누기도 하고, 슬픔을 건네기도 하지만...
바다는, 바다는 말이죠.
바다는 슬픔을 삼킵니다.

- 태안 청포대 해변에서 그 깊은 포옹속으로 빨려들어가 본 지난 주말에 도민리포터가 쓴 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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