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광복절에 떠난 태안반도 섬기행
▲ 가의도 독립문 바위와 돛대바위... 섬 기행의 마지막 코스로 들른 가의도 독립문바위. 이날이 광복절이어서 그런지 독립문 바위가 특별해 보였다. 때마침 갈매기도 사진에 운치를 더해줬다.
▲ 섬기행 떠나는 참가자들. 섬 기행을 떠나기에 앞서 유람선이 출발한 신진항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성난 파도. 하필 섬기행을 떠난 광복절의 바다는 섬기행 참가자들을 반겨주지 않았다. 파고가 높아 참가자 대부분의 멀미로 애를 먹었다.
▲ 이곳이 바로 서해땅끝. 행정구역상 소원면으로 지금은 군부대가 위치하고 있어 민간인의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흰색 원안이 서해땅끝 동판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란다.
▲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던 만리포 앞바다. 유람선이 다니지 않는 곳이지만 섬 기행이라는 특별한 문화답사가 마련돼 2007년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던 만리포 해상도 지날 수 있었다. 저멀리 보이는 육지가 만리포해수욕장이다.
▲ 섬 기행의 첫번째 경유지인 신도의 모습.
▲ 기암절벽을 자랑하는 안도 등대가 있는 안도. 안도는 나무가 많지 않고 기암괴석으로 둘러쌓여 있어 절경을 자랑한다. 자세히보면 예전 등대지기들이 오고 가던 오솔길도 눈에 띤다.
▲ 정상에 송신탑만이 우뚝 서 있는 흑도. 흑도에는 아직까지도 학교와 주민들이 거주했던 집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 사람 거주의 흔적들. 과거 7세대가 거주했었다는 흑도. 안보상의 이유로 주민들이 철수해 지금은 무인도로 변했지만 아직까지도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안도의 절경을 뒤로하고 점심을 먹고 탐방할 옹도로 향하기 전에 과거 주민들이 살았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흑도(黑島)를 경유했다. 흑도는 유람선이 출발한 신진항으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삼축제가 열렸던 소원면 모항항이나 만리포해수욕장에서도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섬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나무가 우거져 유난히 검게 보이기 때문에 '검은섬'이라고 불렸지만 한자표기상 흑도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7세대가 살고 있는 유인도서였지만 안보상의 이유로 주민들을 철수시켜 지금은 섬 정상에 우뚝 솟아 있는 철탑만이 섬을 지키고 있는 무인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당시 살았던 주민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흑도를 뒤로 하고 또 다시 유람선은 마지막 목적지인 옹도를 향해 힘찬 엔진소리를 높였다. 조금만 가면 이제 흙을 밟겠구나 생각하니 4시간여 동안 섬 기행을 가로막았던 멀미가 사그라드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 옹도에 정박하고 있는 유람선. 섬 기행의 마지막 경유지인 옹도에 정박하고 있는 유람선. 파도의 흐름에 따라 심한 요동을 치는 유람선을 보니 지금도 멀미가 나는 듯하다.
섬의 모양이 마치 옹기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옹도의 등대는 1907년 1월 최초 점등됐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근흥면 가의도리 산 510번지에 위치해 있다. 옹도 등대는 대산항, 인천항, 평택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안전운항 유도를 목적 설치됐으며, 높이는 25.4m로 우리나라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선정되어 국민에게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 옹도의 옹기. 옹기를 닮았다하여 옹도라 이름붙여졌다. 옹도 정상에는 숙명여대 모 교수의 작품 옹기가 우뚝 솟아있어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옹도등대에서 바라본 옹도와 주변 섬들의 모습.
옹도는 지난 6월 2일 106년 만에 민간에 공개됐으며, 지금은 옹도를 관광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오는 18일까지만 하루 2차례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다.
아침 8시에 출발해 4시간여 동안의 뱃길 섬 기행을 마치고 드디어 점심을 먹기 위해 도착한 옹도. 배에서는 이미 허기가 찾아와 점심을 먹기는 해야 하는데 태어나 처음으로 맛본 지독한 멀미에 맛나게 차린 도시락은 그저 그림의 떡이었다.
지인들의 권유로 억지로 속을 채우기는 했지만, 이미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잃어버린 몸을 정상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 옹도의 비경. 옹도의 후사면 모습으로 입이 벌어질 정도의 절경을 자랑한다.
▲ 옹도의 상징 동백나무 숲. 옹도는 동백나무 군락지로 잘 알려져 있다. 옹도를 민간에 개방하기 전 기존의 길을 차단하고 동백나무 군락지를 경유하는 새로운 길을 내 옹도 정상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땀을 식혀주고 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다시 한 시간 반 동안의 옹도 탐방이 시작됐다. 옹도는 이미 한 차례 와본지라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또 다른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 참가자들과 함께 옹도탐방에 나섰다.
▲ 옹도등대에 게양되어 있는 태극기.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했다.
30도가 넘는 뙤약볕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오르고 옹도 정상에서 도착해서는 박물관을 둘러보고, 등대 정상에 올라서는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와 함께 주변에 펼쳐진 절경에 빠져들었다.
▲ 옹도를 마지막으로 섬 기행이 마무리됐다. 맑은 하늘을 드러냈지만 바다는 순탄한 바닷길을 내주지 않았다.
지독한 멀미와 불볕 더위, 높은 파도와의 힘겨운 싸움을 헤치고 무사히 섬 기행의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악조건이었지만 그래도 광복절을 맞아 떠났던 태안반도의 섬 기행은 평생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특히 옹도에서 본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와 돌아오는 길에 만난 독도의 코끼리바위를 연상케하는 가의도의 독립문바위를 바라보면서, 독도침탈을 꿈꾸는 일본의 야심을 꺾어버려야겠다는 애국심마저 든 뜻깊은 광복절의 섬 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