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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우리마을 이야기] 곡식 담아두던 창고가 있던 마을

우강면 창1리<br>충남전역의 특산품 모이던 곳

2013.05.28(화) 19:03:02 | 관리자 (이메일주소:zelkova87@hanmail.net
               	zelkova87@hanmail.net)

제를 지내던 당뿌리(오른쪽)

▲ 제를 지내던 당뿌리(오른쪽)

 

바다가 너른 벌판으로 변해

 

지금은 해나루쌀이 생산되는 너른 벌판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배가 닿던 마을이다.

 

태안·서산·예산·청양·보령·부여 등 충남 전역에서 조세로 거둬들인 곡물과 특산품을 보관하던 창고(남창)가 있다하여 ‘창리(倉里)’이라 이름 붙었다.
이곳에 모인 각종 곡식은 봄이 오면 뱃길을 따라 서울 경창으로 보내졌다고 전해진다.

현재 행정구역상 창2리에 속하지만 창1리 주민들의 생활권이기도 한 이 지역에는 긴 여정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산인 당뿌리와, 창고침탈을 막기 위해 축조된 용성(龍城) 터가 남아 있기도 하다.
 

서낭댕이가 있던 고갯마루

▲ 서낭댕이가 있던 고갯마루


호랑이 나타나던 ‘서낭댕이’ 전설

우강면 주민들이 합덕읍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덕을 넘어야 했다. 창1리와 합덕읍의 경계인 고갯마루에는 사람들이 ‘서낭댕이’라고 부르던 서낭당이 있었다.

큰 소나무가 있던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돌팍을 하나씩 던져 돌무덤을 쌓거나 나뭇가지에 헝겊 조각도 매달아 놓고 갔다.

또한 마을주민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서낭제를 지내던 곳이기도 하다. 서낭제는 새벽시간에 이뤄졌는데 신이 강림하는 성스러운 시간을 만들고, 부정이 타지 않도록 살인·살생을 한 사람들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낭에는 전설이 하나 내려오고 있다. 한 소금장수가 저녁에 쉬어갈 곳을 찾다 큰 서낭이 있어 절을 하고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다.

그런데 호랑이가 내려와 소금장수를 잡아먹으려 하니 서낭이 “이놈, 그는 우리 집에 온 손님”이라 호통 치며 잡아먹지 못하게 했다.

호랑이가 “너무나 배가 고파 못 견디겠다”고 하자, 서낭이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새끼를 밴 암캐 한 마리가 있으니 그 것을 먹으라”고 했다.

산모퉁이 뒤에는 임신한 여자가 오줌장구를 이고 보리밭에 나오고 있어 호랑이는 그 여자를 냉큼 잡아먹고 서낭에 돌아와 “잘 먹고 간다”며 인사를 했단다.

이후에 사람들은 이 여자가 서낭에게 밉보여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것이라고 믿고 서낭에 더욱 깍듯이 예를 다했다는 이야기다.

신사와 피난촌도 있던 곳

6.25가 발발했을 당시 서울과 인천에서 마을로 피난 온 사람들이 서낭댕이 근처에 피난촌을 이루고 살기도 했단다. 지금의 창1리 마을회관 자리에는 큰 연못이 있었다.

이는 당시 99칸 집에 살던 유백환 승지가 연못을 파고 그 가운데에 정자를 지어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또한 소들공원 인근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신사를 지어 마을사람들이 이곳에서 참배를 강요받은 곳이라 알려져 있다.

현재 창1리에는 장미아파트를 비롯해 현대식 주택이 많다. 합덕읍이 번창하던 시절 지어져 마을에 외지인 유입이 많았다.

문수일 이장은 “창1리는 합덕읍내와 생활권이 가까워 준도시 지역에 속한다”며 “전통부락 주민과 아파트 주민 간 소통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서로 화합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마을 주민대표]

“주민들과 끈끈한 정 이어가”
   
 

(왼쪽부터) 문수일 이장, 유낙준 노인회장, 임승설 노인회총무, 박관무 부녀회장

▲ (왼쪽부터) 문수일 이장, 유낙준 노인회장, 임승설 노인회총무, 박관무 부녀회장


“창1리는 역사적으로 큰 역할을 한 중요한 지역입니다. 지금은 우강면사무소 소재지로 면의 중심이 되는 곳이지요.” (문수일 이장)

문 이장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마을이 발전에서 소외되며 쇠락해 가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여전히 끈끈한 정으로 서로 상부상조 하며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단다. 

65명의 노인회원들을 이끌어 가는 유낙준 노인회장은 “고령화가 우리 마을만의 이야기겠냐”며 “그러나 젊은이가 많지 않아 일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덕과 우강의 발전을 위해 통합하는 게 어떻게느냐”며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편집자주>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의 당진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바다가 메워져 들판이 되고, 산이 깎인 자리에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렇게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전통마을의 모습은 물론 사람들의 문화와 가치관도 함께 변해간다.

이에 본지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을 통해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이 전통을 이으며 살아온 이야기를 기록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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