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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승승장구 사업가 ‘초보농사꾼’ 되다

톱밥표고버섯 재배하는 귀농인 이해영 이장(면천면 송학1리)

2013.05.16(목) 21:44:24 | 관리자 (이메일주소:zelkova87@hanmail.net
               	zelkova87@hanmail.net)

암 투병 뒤 귀향해 “새 인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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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벌어 볼 만큼 벌었다. 20대에 상경해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렸다. 사업실패로 고배를 마시긴 했어도 젊다는 것 하나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하지만 이제 겨우 40대인 그에게 뜻하지 않은 암 선고는 세상이 무너져 내려 앉는 소리 같았다. 서울에서 누린 모든 삶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 왔다.

당진 유일 톱밥배지 재배
면천면 송학1리 이해영 이장(48)은 지난해 9월 귀농한 젊은 농업인이다. 당진에서는 유일하게 톱밥으로 만든 배지에 표고버섯을 기르고 있다.

대부분의 표고버섯 농가에서 나무를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나무 표고버섯과 달리 톱밥에서 기르는 표고버섯은 4개월이면 수확이 가능해요. 한해에 두 세 번도 수확할 수 있죠. 원목은 구하기 어렵고 가격이 비싼 반면 채산성이 낮아요. 하지만 톱밥배지는 톱밥과 쌀겨 등을 섞어 조제해 수급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아미산과 다불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좋은 물, 맑은 공기, 햇살과 더불어 농부의 정성으로만 표고버섯이 자라난다.

그 어떤 화학적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의 도움으로만 표고버섯을 기르고 있다. 이 이장은 자신이 기르는 톱밥표고버섯에 자부심이 큰만큼 친환경인증을 받는 것이 목표다.

지역에서 이해영 이장과 같이 젊은 농업인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지역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영농법으로 농업에 뛰어 드는 일은 일종의 모험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여건이 좋지 않은 농업환경에 돌파구를 찾으려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했다. 경쟁력은 기실 결단과 용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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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충격’ 귀향길에 오르다
그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한창 일에 몰두하고 있을 즈음 직장암을 선고받았다”며 “그 무렵 고향에 계시던 아버지(故 이순종)가 돌아가시면서 새로운 삶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처럼 그는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에 상경했다. 대기업 제화 브랜드 ‘에스콰이어’ 등 패션·의류 분야에서 영업활동을 하며 자리를 다져나갔다.

그러다 대기업을 상대로 유니폼사업을 시작했고 승승장구 했지만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절을 발판삼아 재기에 성공해 다시 안착할 무렵 청천벽력 같이 직장암이 발병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말로 표현 못해요. 충격 그 자체죠. 지나온 삶에 대해, 그리고 지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죠. 당시에 막내를 뱃속에 품고 있던 아내를 부둥켜  안고 그저 펑펑 울었어요.”

다행히 전이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며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다. 아직도 꾸준한 건겅관리와 함께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 이장은 “이러한 과정을 겪으니 다시금 삶에 대한 희망이 생기더라”며 “선물로 거저 받은 목숨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의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일렀지만 ‘언젠가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리라’는 막연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건강을 위해서도 공기 맑고 마음 편한 고향이 새 삶을 시작하기에 제격이었다.

농사일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온 서울의 삶과는 달랐다. 다행히 아내 권부연 씨도 흔쾌히 그의 뜻을 따랐다. 고향이 전남 벌교인 권 씨는 낯선 곳에 와 외로움도 크지만 이제 갓 10개월 된 아들을 돌보고 농사일을 돕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단다.
 
“배지도 직접 제작할 예정”
이해영 이장은 앞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 경쟁력을 갖춘 톱밥표고버섯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내년부터는 톱밥배지 역시 직접 제작할 계획이다.

“타 지역에서 배지를 들여오고 있는데, 무게가 꽤 나가 운반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배지를 직접 만들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더러 당진지역에서 표고버섯을 기르는 농가에 공급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 이지요.”

그는 혼자서 잘 사는 농민이 되기보다 지역과 더불어 상생하고 발전하는 게 거시적 차원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훗날 톱밥표고버섯이 당진의 대표적인 소득 작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아직 기술력도 부족하고,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은 초보농사꾼이죠. 바람과 온도, 습도 등을 수시로 기록하면서 더 좋은 표고버섯을 생산해 내기 위해 몸소 부딪히며 연구하고 있어요. 농업기술대학에서 공부도 하고 끝없이 고민하지요. 앞으로 지역에서도 친환경 유기농 톱밥표고버섯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합니다.”
■직거래 및 재배문의 : 011-613-8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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