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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입동이야기와 계룡산 신원사 가을 풍경

仙界에 닿은 듯 아름다운 계룡산 단풍 이번주 절정

2012.11.07(수) 14:34:52 | 계룡도령춘월 (이메일주소:mhdc@tistory.com
               	mhdc@tistory.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입동을 하루 앞둔 6일 가을비 내리는 계룡산을 다녀왔습니다. 계룡산은 원래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계룡산 갑사의 경우 秋甲寺[추갑사]라 하여 갑사 입구의 노란 은행나무길부터 갑사 대웅전에 이르는 오리길[五里-]의 고목나무 터널 단풍을 최고로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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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갑사 오리길의 고목나무 터널 단풍 모습

 
이러한 계룡산의 단풍은 다른 지방의 유화처럼 짙고 붉게 타오르는 단풍과는 달리 노랗고 붉으며 푸른 빛이 은근한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폭의 수채화와 같은 모습입니다.

신원사 매표소를 지나면 만나는 단풍

▲신원사 매표소를 지나면 만나는 단풍


특히 숲속의 나무 사이로 비춰지는 태양빛에 투명하게 반짝이며 빛을 발하는 노랑 나뭇잎들을 바라 보고 있노라면 仙界[선계]에 닿은 듯 그 황홀함이 자리를 뜰 수없게 합니다.

아름다운 단풍 속의 신원사 대웅전

▲아름다운 단풍 속의 신원사 대웅전


이번 비로 많은 단풍잎이 지겠지만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오늘 맞이하는 입동[立冬]은 또 다른 탄생을 위한 과정으로 받아 들이고 자연속에서 작기만한 우리 인간의 한계를 알고 본연의 삶에 충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신원사 경내의 단풍 모습

▲신원사 경내의 단풍 모습

 
입동[立冬]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立冬)이라고 하고 이 후 3개월(음력 10∼12월)을 겨울이라고 합니다. 겨울 '冬'의 의미는 끈을 묶은 모양으로 계절의 끝을 마무리하는 겨울을 상징하다가 추위의 표현인 얼음 빙{氷}의 의미를 넣어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합니다.

겨울은 오행(五行)의 수(水), 방위는 북(北), 오색(五色)은 흑(黑)에 해당되고 죽음과 암흑의 상징이면서 새로운 생명의 잉태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을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로 표현하는데, 묵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통과의례로 겨울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신원사 대웅전과 석탑

▲신원사 대웅전과 석탑


사실 요즘들어서는 김치냉장고나 지구 온난화다하여 김장을 담그는 시기가 늦어지고 핵가족화와 식생활의 다양화로 인해 김장을 담그는 양도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입동 즈음이면 겨울 먹거리 중 최고 중요위치에 있는 김장을 담그기 위해 장에 무ㆍ배추가 가득 쌓이고 냇가에서 부녀자들의 무ㆍ배추 씻는 풍경이 장관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신원사 경내의 단풍 모습

▲신원사 경내의 단풍 모습


입동(立冬)은 천지만물이 양에서 음으로 변하는 시기이며 이 즈음에는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기 시작하며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가기 때문에 입동 전후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합니다.

신원사 경내의 단풍 모습

▲신원사 경내의 단풍 모습


예전 농가에서는 입동을 즈음하여 고사를 많이 지냈는데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물을 약간 장만해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는데 고사를 지내고 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고,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며 한해 농사의 수고로움을 달랬다고 합니다.

단풍에 둘러 쌓인 중악단의 모습

▲단풍에 둘러 쌓인 중악단의 모습



또한,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다고 하는데 여러 지역의 향약(鄕約)에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계절별로 마을에서 자발적인 경로 잔치를 벌여 함께 즐겼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제석(除夕)날에 일정 연령 이상의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준비하여 대접하는 것을 치계미라 하였다고 전합니다.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는 것으로, 마을의 노인들을 높이 공경하여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기인한 풍속으로 보이는데 마을에서 아무리 살림이 없는 사람이라도 일년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출연을 했다고 하니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원사에서 고왕암으로 가는 숲길의 단풍

▲신원사에서 고왕암으로 가는 숲길의 단풍


또 하나,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는데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했다고합니다.
 
입동을 즈음한 겨울의 추위는 다음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점치는 ‘입동보기’의 시기인데 충청도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옵니다.

그것은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이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을 치고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을 치는 것으로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방에서도 이와 유사한 풍습들이 있는데 전라남도지방에서는 입동의 날씨를 보아 입동날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하고, 경상남도 도서지방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며, 밀양지방에서는 갈가마귀의 배에 흰색의 부분이 보이면 이듬해에 목화가 잘된다고 믿었고, 제주도에서는 입동에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바람이 독하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우리네 삶이 점점 산업화 되어가며 점점 멀어져가는 우리의 세시풍습과 절기 행사가 세대간의 단절은 아니겠지만 우리 전통 문화와의 단절은 아닌지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입동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보여주는 충청남도의 명산 계룡산의 아름다운 단풍은 아마도 이번 주를 전 후해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시기에 가족간 또는 연인, 친구간에 함께 붉게 물든 자연속에서 새로운 삶의 열정을 담아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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