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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정책

농산물 가격은 농사지은 사람이 정해야죠

젊은 여성농업인 최연심 씨의 3대 원칙

2012.10.08(월) 11:41:06 | 충남사회서비스원 (이메일주소:https://cn.pass.or.kr/
               	https://cn.pass.or.kr/)

최연심 씨가 돈섬오색미를 들고 있다.

▲최연심 씨가 '돈섬 오색미'를 들고 있다.

“농산물 가격은 농사지은 사람이 정해야죠.”

충남 당진의 젊은 여성농업인 최연심(38) 씨의 농사 철학은 확고합니다. 농산물 가격을 농부가 매겨야 농촌이 힘들지 않고, 소비자는 더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농부의 정직과 소비자 신뢰가 있어야 가능

그녀의 첫 번째 농사 철학은 ‘농부가 정하는 가격’입니다. 그러기 위한 필수 조건은 바로 농부의 ‘정직’과 소비자와의 ‘신뢰’입니다.

최 씨의 주력 작물은 찹쌀인데요. 신뢰를 바탕으로 매년 13㏊(약 4만 평)에서 나는 찹쌀을 모두 직거래로 판매한다고 합니다.찹쌀은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 중 하나로, 가마당 쌀 때는 15만 원, 비쌀 때는 35만 원까지 오릅니다. 그런데 최 씨네 찹쌀은 그것에 상관없이 매년 ‘26만 원’입니다.

최 씨는 “어느 날 고객 한 분이 ‘OO 방앗간에서 16만 원이라던데?’라고 말씀하길래, ‘어디서 어떻게 만든 것인지 모르는 그 쌀 드시겠어요? 아니면 믿을만한 찹쌀을 드시겠어요.’라고 되물었다”며 “나는 내 찹쌀에 이 정도 가격을 매겼을 때 만족해요. 비싸다고 덩달아 올리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소신 발언을 합니다.

농산물 가격이 휘청이지 않고, 그렇게 가격이 안정돼야 농민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농업인부터 최고의 제품만 먹고 최고만 팔아야

그녀의 두 번째 농사 철학은‘자기 제품 관리’입니다.

최 씨는 자신이 농사지은 작물 중 최상품만 밖으로 내보냅니다. 파는 것은 물론 이웃에 선물하는 것까지 도요.

일화가 있는데요. 귀농 첫 해 시어머니가 상품화 어려운 표고를 이웃에 줘야겠다고 했다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최상품이 아니면 절대로 집밖에 내보내선 안된다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그 덕에 동네 사람들까지 돈섬농원은 어떻게 그렇게 농작물이 좋냐며 비결을 묻곤 한답니다. 

“작은 양이라도 우리 제품이 최고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어요. 농작물이야말로 PR이 중요하거든요.”

또 일반적으로 농부들은 농사지은 작물 중 최상품은 팔고 농부는 안 좋은 것들만 먹는데요. 최 씨네는 오히려 최상품을 직접 먹는다고 합니다.

“내가 팔려는 제품을 먹어봐야 소비자들에게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잖아요?”

 

도정기와 색체선별기, 혼합기, 포장기 등이 설치된 돈섬농원의 자체 가공공장에서 남편 이종억 씨가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도정기와 색체선별기, 혼합기, 포장기 등이 설치된 돈섬농원의 자체 가공공장에서 남편 이종억 씨가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농사꾼 이미지 가난·촌스러움은 안돼

그녀의 세 번째 농사 철학은 ‘세련된 농부’입니다. 이날 본 최 씨의 손톱에 칠해진 네일아트가 이를 한번에 말해줬는데요.직거래 장터에서 ‘진짜 농사짓는 사람 맞느냐’는 의심을 받으며 이런 대화가 오가기 일쑤라고 합니다.

“저 농사짓는데요”

“매니큐어 칠하고, 부츠신고서는 무슨 농사를 지어?”

“농사지을 땐 이렇게 안 나가죠. 호호.”

최 씨는 농업인의 이미지가 더는 가난함이나 촌스러움으로 연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농촌도 얼마든지 먹고 살만하고 문화적 생활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천하고 보여주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부가 먼저 마음을 바꿔야 해요. 왜 농사꾼은 몸뻬 옷만 입고 흙 묻은 장화를 신어야 하죠?"

이날 만난 최씨를 비롯한 외출에서 돌아온 최씨 가족의 차림새는 농부가 맞느냐를 오해를 받고도 남을만했는데요. 최 씨 부부는 농사지을 때와 외출할 때 등등 하루에 많게는 6번 정도 옷을 갈아입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 4식구가 배드민턴 클럽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체육관에서 우리 가족의 복장이 가장 선수 같아요. 호호”

귀농하겠다는 며느리 시어머니는 반대

이렇게 당찬 최 씨는 어떻게 농촌을 선택했을까요?

그녀는 당진 토박이로 당진 시내에서 살았습니다. 20대 초반 이른 나이에 직장인인 남편 이종억 씨를 만나 결혼한 후에도 시내에서 살았는데요.


그러던 중 농사를 짓던 시아버지가 다치면서 부부는 주말마다 일손을 도우러 시골로 오게 됐습니다.

남편은 주말마다 농사지으러 시골 가는 것이 힘들고, 여가도 없어져서 싫어했지만, 결혼 초 임신 중이어서 일은 하지 않고 주변에서 바라보기만 하던 최 씨는 여유 있는 농촌 생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던 10년 전 어느 날 최 씨가 남편에게 시골로 들어가서 살자고 제안했고, 싫다는 남편을 겨우겨우 설득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시어머니가 매우 반대하셨다는데요. 당시만 해도 도시에 살다 농촌으로 오는 것을 두고 ‘뭔가 잘못돼서 시골로 오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컸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함께 강의 듣고 즉시 농업에 접목

우여곡절 끝에 농부가 된 부부.

부부는 농업기술센터나 지자체에서 하는 교육을 열심히 배우러 다녔습니다. 둘이 듣는 강의는 혼자 듣는 것보다 훨씬 더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강의를 들으며 그 자리에서 의사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이해도 빠르고, 또 배운 것을 즉시 실행으로 옮기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이런 교육을 받으며 7년 전 부부는 항암작용을 하는 자황미,유아 건강식 녹원쌀,건강식 흑향찰,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은 하이아미, 성인병을 예방하는 현미찹쌀 등 기능성 쌀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귀농후 정착하기까지 부부가 함께 농업교육을 받으니 마찰없이 즉시 실행에 옮길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귀농후 정착하기까지 부부가 함께 농업교육을 받으니 마찰없이 즉시 실행에 옮길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4년 전 인천에서 열린 당진 해나루쌀 축제에서 대박을 맞았는데요.

장터에 도정기를 갖다 놓고 그 자리에서 방아를 찧어주는 판매 방식이 대 히트를 치면서 입소문이 전국으로 퍼졌다고 합니다.물론 이는 품질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겠죠.

이를 계기를 그동안 쫓아다니며 애를 써도 못 받았던 해나루 상표 등록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됐고요. 마트와 학교 등의 급식 납품도 뚫렸다고 합니다.

부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건이 대부분인 답례품 시장을 공략해 보자는 취지로 연구했습니다. 그러다 여러 가지 잡곡을 한 포장에 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입니다. 울긋불긋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돈섬 오색미’가 탄생하게 된 거죠.

'돈섬'은 이들 부부의 농장 이름인데요. 예전에 이 일대가 돈이 넘쳐나는 곳이어서 붙여졌다는 마을 이름 '전도'에서 따왔습니다.

오색미의 인기가 갈수록 올라가더니 올해는 비싼 가격임에도 학교 급식센터에서 판매 문의가 온다고 합니다.

요즘 귀농지원에 우려의 시선을 보이는 이유

최 씨 부부는 자신들이 농촌에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그 이유는 자신들의 젊음과 노력인데요. 10년 전 귀농할 때만 해도 농촌에 젊은 사람이 드물었고 특히 젊은 부부의 귀농은 더욱 그랬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귀농이 부쩍 많아지면서 농업 정책 또한 현지 농업인보다 오히려 귀농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고 합니다.

부부가 바라보는 요즘 귀농 현상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귀농인의 상당수가 순수한 농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요즘 귀농하는 사람들은 보조금 나오는 사업만 기막히게 쫓아다니더라고요.”

“동네마다 보조금으로 지은 건물 하나씩은 다 있잖아요. 그런데 그 중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얼마나 되겠어요? 왜 이런 것에 관한 실태조사가 없는지….” 최 씨는 이 보조금들이 계속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농가에 흘러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사태평 부부, 생각대로 꿈은 이루어진다

최 씨 부부는 요즘 예전처럼 둘이 함께 교육을 다니기 어렵다고 합니다. 3년 전부터 축사를 세워 소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데요. 수확하고 남은 볏짚은 소에게 먹이고, 소의 배설물을 다시 퇴비로 활용하는 순환 농법을 위해서입니다.

13마리로 시작한 소가 지금은 34마리. 그동안 소값이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요즘 바닥을 치면서 축산 농가가 불안해하고 있는데요.

최 씨 부부는 무사태평입니다. 애초부터 5년 이내에는 팔 생각이 없었기에, 오히려 소값이 내렸을 때 쌀을 팔아 더 늘일까 생각 중이라고 합니다.

최 씨 부부는 그렇게 낙천적인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을 믿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아 그 꿈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돈섬농원은 항암작용을 하는 자황미, 유아 건강식 녹원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은 하이아미 등 기능성 잡곡을 생산한다. 각각의 제품도 인기가 있지만 답례품을 겨냥해 출시한 '돈섬 오색미'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돈섬농원은 항암작용을 하는 자황미, 유아 건강식 녹원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은 하이아미 등 기능성 잡곡을 생산한다. 각각의 제품도 인기가 있지만, 답례품을 겨냥해 출시한 '돈섬 오색미'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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