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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미혼모를 보듬는 충청남도였으면…

2012.05.02(수) 14:09:26 | 임정화 (이메일주소:dsfjkjfsjf@hanmail.net
               	dsfjkjfsjf@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일전에 자원봉사를 나갔다가 싱글맘(미혼모)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만 졸업한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온 스물한 살의 젊은 여성이 있었다.

오래전에 집을 나간 아버지는 연락이 끊겨버렸고, 재혼한 어머니도 생활이 어려웠다. 이 여성은 한 남자를 알게 되어 동거했는데, 그 남자는 어느 날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결별을 선언하고 짐을 싸서 나가버렸다.

하지만, 이때 이 여성은 이미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임신을 한 상태였다. 그 사실을 알고 떠나간 동거 남자에게 말을 했지만, 그는 "아이를 낳더라도 책임질 생각이 없으니 아이를 지워라"라고 얘기한 후 직장도 옮기고 휴대폰 번호도 바꿔버렸다.

이 여성은 결국 전문 상담기관을 찾아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출산하면 친부에게 양육비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입양 절차는 어떤지 등에 관해 물었다. 그러나 대답은 신통치 못했다.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양육비는 실제 필요한 금액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 아이 아빠를 찾을 수 없거나 찾더라도 그에게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양육비를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그 후 이 여성을 다시 볼 기회는 없었다. 과연 그 여성은 아기를 낳았을까, 낳았다면 어떻게 기르고 있을까... 세상의 수군거림을 뒤로하고 싱글맘으로 씩씩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을까, 아니면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내 버렸을까.

그리고 만약 낳지 않았다면 불법 낙태를 했을 거고 결국에는 소중한 생명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안타깝게 사라진 것이 되는데...

이런 미혼모의 경우에는 아이가 두려움과 절망, 외면하고 싶은 대상일 수도 있다. 요즘 특히 미혼모들에 의한 영아 유기 사건이 자주 보도된다.  어느 통계를 보니 1년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영아 유기가 50건 이상, 영아 살해가 10건 이상이라고 한다.

불법낙태로 버려지는 태아들과 경찰에 신고 되지 않고 보육시설로 맡겨지는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이것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미혼모가 겪는 생활고와 고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렇게 본인이 맞닥뜨린 어려움뿐 아니라 주변의 대한 편견과 멸시도 정말 너무나 크다. 

어렵사리 직장에 다니는 미혼모들조차도 결혼한 직원들은 출산휴가도 쓰고 육아휴직도 하는데 반해 똑같이 아이를 갖거나 임신을 했는데 단지 미혼이라는 이유로 이런 차별을 받는다.

요즘처럼 가뜩이나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미혼모라는 사실 때문에 직장마저 잡기 힘들면 미혼모들은 정말 최후의 선택으로 아기를 지워야만 한다.

그러나 이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기업에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사장이나 임원들은 여직원 중에 미혼모가 있다고 하면 질색을 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전통적인 유교적 관념에 뿌리깊은 사고방식이 배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가 미혼모는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쓰여서 회사 일을 등한시 할거라는 편견마저 깔려 있을걸로 본다.

최근에 복지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있는것이 있어서 몇몇 큰 중견기업 이상 대기업에 연락을 해보았다. 필자의 질문의 요지는 간단하게 “귀 회사에서는 미혼모를 지원하고 있는지, 혹은 미혼모에 대한 별도의 회사 복지제도가 마련되 있는지" 하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본 거의 모든 회사들이 그런거 없다거나 심지어 미혼모가 어떻게 회사를 다니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이란 조직은 다른 조직과는 달리 사회적 편견이 너무 강하다. 미혼모에 대한 기업과 일반인들의 편견이 사라지도록 는 사회적 합의와 열린 생각이 절실하다.

우리 충청남도에서 미혼모를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아기를 받아서 쉽고 안락하게 양육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함께 찾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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