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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가 좋아진다는 반가운 소식에...

홀로 사시는 할아버지를 찾아 뵙고 느낀 일

2012.04.29(일) 05:31:56 | 권순도 (이메일주소:djshsjshsywy@hanmail.net
               	djshsjshsywy@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우리 충청남도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분들의 인건비도 오르고 처우가 나아진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군요. 어느 분야든지 각기 자기가 맡은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하시는분들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사회복지분야의 담당자님들, 정말 열심히 일하시고 많은 수고로움을 다하는걸 직접 보고 느꼈네요.

 

어느날 방문간호사를 하는 친구더러 “좋은 일좀 해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했더니 자기를 한번 따라와 보라더군요. 그날 그 친구는 사회복지사와 함께 달동네 곳곳을 누비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방문간호사도 '백의의 천사'였고 사회복지사도 홀로 사시는 분들과 장애우분들께는 가장 소중한 인생의 반려자이더군요.

홀로 사는 노인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불쌍한 어르신들의 벗이 돼주는 그분들이 진정 우리사회의 버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계세요. 저 왔어요. 문열어주세요."

방문간호사인 친구와 사회복지사를 따라 함께 나선 날, 혼자 사는 할아버지 댁에 가서 큰 소리로 부르며 거기 설치된 무슨 줄을 잡아 당겼습니다. 할아버지가 움직이기 힘드셔서 그렇게 줄로 연결해서 여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와 동행한 물리치료사와 함께 마당을 지나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방 한칸이 나옵니다. 냉기가 도는 방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할아버지 방은 천정 한쪽 벽지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고혈압 환자셨죠. 움직이다 넘어져 허리까지 다쳤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미니 약상자를 내놓으며 "이거 붙여놓고 시간 맞춰 약 챙겨드세요."라며 약 드실 시간표를 벽에 붙이는 친구의 말에 할아버지는 "이렇게 잘 돌봐줘서 너무 고마워…"라며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그 순간 친구와 사회복지사 두 사람이 정말 전경스럽고 위대한 사람이란걸 느꼈습니다.

할아버지의 혈압과 혈당을 체크해보니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이대로 유지하면 문제될 거 없어요."라고 말하자 할아버지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음식은 꼭 싱겁게 드셔야 해요."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 허리는 어떠세요. 뭐하다 다치신거예요?”

이번엔 아침에 전화했을 때 할아버지가 허리가 안좋다고 호소해서 갑자기 동행하게 된 물리치료사가 나섰습니다.

"열흘 정도 되였어. 아침에 일어나다가 삐끗 했어. 기침을 해도 아퍼."

할아버지 말씀에 물리치료사가 할아버지의 허리 이곳저곳 만져봅니다. 그리고 지압과 근육마사지를 해드리더군요. 이어 등쪽에 합죽이 같은 고무 패킹을 붙이고 전기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드네." 할아버지는 물리치료를 받으시며 연신 시원해 하십니다.
 
전기치료가 끝나자 핫팩 찜질 요법을 가르쳐 드렸죠. "끓인 물에 수건을 적셔가지고요, 봉지에 넣은 다음 바닥에 깔아놓고 그 위에 누워 계세요. 그러면 아주 좋아지거든요. 하루에 두세번 이상 하세요. 꼭 하셔야 합니다. 제가 확인할 거에요." 라며 신신당부. 마치 어린 학생에게 선생님이 몇 번이나 강조하듯 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생활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챙겼습니다. 필요할 경우 자원봉사자에게 목욕이나 머리감기기도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정말 우리 충청남도의 사회복지사-방문간호사-자원봉사자 이런 시스템이 참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전기세 아낀다며 전기장판을 잘 사용하지 않으시는걸 보고 아예 장판에 깔 두툼한 담요도 갖다 드렸다더군요. 이날은 허리에 붙일 쿨파스와 로션형 파스를 준비했는데  선물을 받아든 할아버지가 기어이 눈물을 보이고 맙니다.
"이렇게 신세를 안져야 하는데…너무 고마워. 선상들이 내 자식 노릇을 다하네." 몸 아프고, 정이 그리운 할아버지가 우리의 손을 잡고 연신 쓰다듬습니다.
 
"저희가 할 일인데요, 뭘. 더 자주 찾아뵙고 돌봐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인사를 남기고 우리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이날 사회복지사와 친구는 만성신부전증 할아버지를 또 찾아갔습니다.  하루 네 차례 복막 투석을 하고 이틀에 한 번은 혈액 투석을 해야 하는 할아버지.
 
우리 주변에는 평생 치료해야 하는 병을 얻어 투병중이지만 마땅히 기댈곳도 없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병 앞에 자식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알게 모르게 굶주리고 힘든 그분들에게 항상 내 가족처럼 찾아 뵙고 도움 드리고 버팀목이 돼주는 사회복지 종사자분들.
 
“나는 가족덜이 없어”라시며 굵은 눈물을 쏟아내고야 마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언제나 천사인 사회복지분야 종사자 모든분들께 항상 건강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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