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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

2011.09.15(목) | 기적 (이메일주소:ansun3066@hanmail.net
               	ansun306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점심을 안 먹었으니 송편 세 개만 데워오라는 남편의 말이 반갑기만 했다.

어디 한 끼의 밥을 거른 일이 있기나 하단 말인가 약주 드시는 분들이, 떡을 입에도 안대는지라 떡으로 식사 대용을 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는데

요즘 남편은 많이 진화(?)하여 떡도 드시고 이제 송편으로 한 끼 식사를 하려고 하다니 나는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좋아했다.

추석 이튿날이라 손님들을 다 보내 놓고 들썩이던 집이 좀 조용하니 송편과 음료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자신은 안 먹더라도 부모님 동생들 꼭 챙기는 마음이 남편도 나를 닮았다.

좋은 것 맛있는 걸 보면 어머니와 동생들을 챙기고, 그렇게 잘하니 명절 때 다니러 오면 꼭 하루 밤이나 이틀밤을 자고 간다. 온 가족이 모이면 시끌벅적 재미스럽다.

급변하는 사회에 걸 맞게 명절 풍토도 변하는 분위기다. 모이면 약주도 많이 드시고 고스톱을 쳤었는데 이번 추석엔 약주도 한 두 잔 정도로 그치고 대 폭소가 수반 되는 대화로만 마무리 하였다.

아들은 부모님은 물론 할머니 고모들 네분 까지 선물을 두루 준비해서 나눠드린다.

딸은 회사가 많이 바빠서 못내려온 것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걸린다.

"먹고 싶은 게 뭐야?"  딸에게 물으면 먹고 싶은거 없다고 잘 먹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더 씩씩한 기상으로 엄마를 다독인다.

조율이시 사과 포도 등 과일, 한과 등 과줄, 호박나물 숙주나물 등 채줄, 쇠고기적 등 적류, 탕류, 동채전 등 전류, 생선류, 김, 김치, 식혜, 간장, 송편 등 병류, 소곡주, 포 메...

이렇게 준비하려면 얼마나 많은 손놀림과 정성이 담겨야만 돼는지 해 본 분이 아니면 아마 모를 것이다.

나 혼자 준비하고 만든거라 스스로도 놀랄지경이다. 제상 차리는 것도 일일이 가르쳐 주신게 아니고 스스로 보고 배운거여서 내 자신이 기특할 정도다.  시어머님이 칭찬을 하셨고 남편도 내심 흐뭇한 표정이다.

아들이 오자마자

"어머니 뭐든 시키세요." 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설겆이를 도맡아 해준게 참으로 고맙기만 하고 큰 보람으로 남아있다.

시어머님과 시누이 넷의 가족이 모이면 스물이 넘는 가족이 지붕이 들썩일 정도로 웃고 반기고 못다한 얘기거리를 풀어 놓는다.  맛있는 음식이 사랑의 표시라고, 극진한 정성으로 음식상을 차린다. 맞이하는 입장에서 풍성한 먹을 거리로 정을 표현하는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처럼 늘 풍요하고 넉넉한 삶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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