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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수행중”

현장르포 24시-충남가축위생연구소

2011.01.09(일)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살처분 128만마리·피해액 1조3천억원…구제역·AI 방역에 전국 “구슬땀”

전국으로 확산된 구제역(口蹄疫)의 확산속도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28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9일 현재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등 6개 시·도, 52개 시·군, 115곳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가세해 충남, 전북, 전남 등 3개 시·도에서 발생한 상태다. 농림식품수산부에 따르면 살처분·매몰 대상 가축은 9일 현재 100만마리를 넘어 128만2345마리(3305농가)에 달하고 있다. 피해액은 살처분 보상금을 비롯해 1조3000억원대로 집계돼 사상초유의 사태를 빚고 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9일 논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구제역 방역태세 충청·호남지역 현장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아들놈이 이번에 대학시험을 치렀는데 진학지도는커녕 얼굴도 못보고 있어요”
“안동에서 구제역이 터진 후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아빠, 엄마, 자식들 따로따로 3집 살림을 하고 있어요”

안동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지 42일째. 9일 현재 충남지역에선 천안 3곳, 보령 1곳, 당진 1곳 등 모두 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AI도 8일 아산 음봉면에서 추가로 발생되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구제역과 AI가 발생하자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있다.

홍성에 위치한 충남도가축위생연구소(소장 오형수)<인터뷰 4면>
신고농장 현장출동, 발생농가 역학조사, 살처분·매몰작업, 백신예방접종, 방역활동, 도축장 축산물 검사….

사업소 직원들의 눈코 뜰 새 없는 24시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직원 수는 본소와 5개지소를 모두 합해 84명. 방역지원반 등 4개반 32명으로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축산물검사관 16명은 도내 7개 도축장에 분산돼 배치돼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뒤 축산농가의 의심신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평소의 2~5배를 넘어섰다. 사업소에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현재까지 모두 57건. 이중 7건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뢰했고, 2건은 음성, 나머지 48건은 현장에서 종결처리했다. 현장 종결처리는 단순 염증을 말한다.

이관복(44) 수의사는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되다보니 농민의 불안감이 팽배해 지면서 밥을 안먹거나, 침을 흘리면 무조건 신고부터 한다”면서 농가의 절박함을 전했다.

수의사 부부공무원인 허인(48) 방역담당은 이번 구제역으로 가족이 생이별하는 이산가족생활을 한 달째 하고 있다. 본인은 물론 아산지소에 근무하는 부인까지 발생농장에서 방역활동을 나선 까닭에 각자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발생지역에 갔다 온 수의사들은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아이들은 할머니 집에서 지내고 있다. 허 담당은 “피곤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신속한 방역조치로 (구제역) 확산을 막는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며 무거워진 눈꺼풀을 비빈 뒤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제역이 발생한 뒤 농가들과의 친밀도는 거의 가족수준이 됐다. 적게는 하루, 많게는 일주일 이상을 농가에서 먹고자며 함께 일하다 보니 형님, 동생으로 부른다. 배고프면 주방에서 라면도 끊여먹고. 수의사로서 최일선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들에게 제일 미안함을 느끼는 것은 사업소로 발령받은 지 일주일 되는 오 소장이다. “구제역으로 현장에 배치되거나 방역활동에 나가 직원들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하루빨리 상황이 진정돼 고생한 직원들과 따뜻한 밥 한 끼 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악취, 소독약, 추위, 트라우마(정신적 후유증) 속에 생활하는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하루였다. 

<용어설명>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게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대표적인 증상이 입이나 잇몸, 혀나 발굽 사이 등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라, 한자의 입 구(口)와 굽 제(蹄)를 사용해 병명을 표시한다. 감염된 소나 돼지는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되어 심한 경우 죽게 된다. 구제역에 걸린 소나 돼지의 고기를 날로 먹어도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16세 초 이탈리아 북부에서 처음 확인된 뒤 19세기 들어 전 세계로 퍼졌다. 국내에서는 1934년 이후 발생하지 않았다가 66년 만인 지난 2000년 다시 발생했다.
주로 공기를 통해 전염되며, 감염된 동물의 물집액이나 침, 분변, 사람의 의복 등을 통해서도 확산된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A급 질병(전파력이 빠르고 국제교역상 경제적인 피해가 매우 큰 질병)으로 분류하며, 우리나라도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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