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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

주동복 가의도리 이장 인터뷰

특집-HS호 유류유출사고 3주년

2010.12.03(금) | 관리자 (이메일주소:
               	)

“산과 바다에 남아난 게 없어”
‘차용자는 보상금 되돌려줘야’ 소문까지

섬 마을 상공을 뒤덮은 그늘이 주동복(80·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이장)씨의 얼굴에도 짙게 내려앉았다. 기름유출사고 3년을 맞아 찾은 가의도(賈誼島)를 향하는 여객선 안에서 만난 주 할아버지는 “기름 때문에…”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바다에 나가면 물속이 새까맣게 들끓던 고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도통 모습을 찾기 힘들고 톳과 미역, 세모 같은 해산물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오히려 돈 주고 사먹는 실정”이라고 처참해진 섬 생활을 설명했다. 사고 이후 계속된 수산물 가뭄 사태로 대대로 이어온 주민들이 섬 생활이 최대 위기를 맞았단다.
그는 “주민들의 주 수입원인 수산물이 사고 이후 급감하면서 소득이 줄어 생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평일에도 낚시꾼들로 넘치던 섬 주변이 지금은 썰렁해져 관광 수익도 못 올리고 있다”고 궁핍한 섬 생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갓 잡은 우럭과 광어를 비롯해 막 채취한 굴, 미역, 톳, 세모 등을 내다팔아 번 돈은 소박한 섬 생활을 이어오던 노부부가 살림을 꾸리는데 하등 지장이 없었단다.
화제를 돌려 방제 작업 이야기를 꺼냈다. 사고 소식에 주민들과 바가지와 큰 대야를 들고 기름을 퍼낸 일, 몇 달간 방제를 하면서 건강이 악화된 일, 기간이 길어지면서 업체와 다투게 된 일 등 끝 모를 이야기가 연거푸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서 얌체 자원봉사자 이야기는 귀를 솔깃하게 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니까’로 시작된 그의 경험담은 이렇다. “방제 작업이 끝난 어느 봄날 뒷산에 올라가보니 소나무마다 하얀 방제복이 수두룩하게 걸려 있었다. 일부 봉사자들이 점심 먹고 산에 올라가 산나물을 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내 눈으로 확인하니 기가 막혔다. 얼마나 심하면 나중에 마을에 도움을 준 지인(知人)에게 더덕 한 뿌리 선물하러 온 산을 뒤졌는데도 작은 뿌리하나 건지지 못했다. 다 캐간 것이다. 그래서 봉사자 전체가 욕을 먹는 것이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주 할아버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이윽고 피해 배·보상 이야기로 대화가 전환되자 그의 얼굴빛이 더욱 심각해진다.
“가의도 주민들은 지금 기초생활수급자 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피해 보상신청을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소문에 의하면 대부를 받은 사람(피해 배상 청구권을 담보로 무이자로 돈 빌린 사람)은 배상금이 나오면 오히려 돈을 돌려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영세한 맨손어업자들인 섬 주민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났지만 가의도는 여전히 기름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태안신문 정대희 기자

<사진> 주동복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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