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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

가의도 방문 취재기

특집-HS호 유류유출사고 3주년

2010.12.03(금) | 관리자 (이메일주소:
               	)

기름이 황폐화시킨 섬 마을
피부병 병원 치료와 암 환자·사망 늘어

2년 반 만에 다시 가의도로 향하기 위해 근흥면 신진항을 찾았다.
작은 여객선 객실에는 10명 남짓한 사람이 모여 있다. 다정해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다가가니 짐을 내려놓기 무섭게 “누군데, 어디 가냐”다. 미소를 지으며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기름유출사고 3년이잖아요. 가의도 주민들 어떻게 사나 해서요”
이 아주머니,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왈 “기름사고 때 방제 작업을 하다 피부에 반점이 생겨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니까. 날씨는 또 얼마나 추운지 작업하다 걸린 감기몸살로 여러 날 고생도 했고…. 근데 더 큰 문제는 섬 주변에 수두룩하던 미역이며 굴, 톳이 전부 없어졌다는 거야. 그 많던 광어랑 우럭도 없어졌어. 이게 다 기름 때문이라구”
가의도에 도착, 사고 당시 이후로 처음 재회한 이장님의 민박집에 방 하나를 얻어 놓고 밖으로 나왔다. 어느 할머니의 짐을 대신 들고 함께 걷다보니 그동안 섬 마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머니 왈 “기름 방제를 하고나서부터 내가 이렇게 지팡이를 쥐게 됐다니까. 옛날엔 이 정도는 아니었어. 그리고 굴하고 미역, 그거 이제 하나도 없어. 홍합만 조금 나와. 말도 마. (반대쪽을 가리키며) 저 집 할아버지 암 걸려서 죽었어. 우리 할아배처럼. 저기 저 집 할아버지도 얼마 전 암수술 했다니까…. 기름 때문에 동네가 말도 아니여…”
순간, 사고 이후 소원면 파도리 주민 가운데 암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뇌리를 스쳤다. 네 번째 문을 두드린 집 주인도 “고기가 줄어들었고 미역, 굴, 톳, 세모 등이 자취를 감췄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주민이 5~6명은 된다”는 한결 같은 대답이다.
사고 당시에 만나고 나서 처음 재회한 이장님과 저녁을 먹고 난 후 기름유출사고 질문을 던지자 얘기가 술술 이어졌다. 수산물과 산나물이 남아나지 않게 된 이유, 얌체 자원봉사자 이야기, 최근 암 환자가 늘어난 이야기 등 그렇게 2시간가량 마을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다.
이튿날 오전 풍랑주의보가 해제됐다. 급하게 이장 부부에게 인사를 건네고 나서 뜀박질로 선착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여객선이 다가오고 있었다.
/태안신문 정대희 기자

<사진> 가의도 주민들이 주된 소득원인 굴을 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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