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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

7·23 수해 현장 체험

부여군 은산면사무소 재난담당 이현진씨

2010.08.16(월) | 관리자 (이메일주소:
               	)

“특별재난지역 환영, 2차 피해 걱정
공공시설 우선 복구 이해해줬으면“


“사고 당일에는 모든 재해가 나 때문인 것 같아 죄송스러웠지만 말단에서 뛰는 읍·면 공무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새삼 사명감을 느낍니다. 각 읍·면에 토목직(재난 담당)이 한 명씩만 더 있으면 좋겠어요”
부여군 은산면사무소 재난 담당 공무원 이현진(李賢珍·여·25·시설9급)씨의 바람이다. 은산면은 7·23 수해 때 3명의 인명 피해가 났지만 그녀가 깊은 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초동 대처를 함으로써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李씨는 대전 둔산여고, 한밭대 도시공학과를 2007년 졸업하고 2008년 6월 공무원 시험에 합격, 2009년 1월 은산면사무소로 첫 발령을 받은 새내기 공직자이다.

▲7월 23일 호우 당시 근무 상황은 어떠했나.
- 호우 경보가 발령되어 담당자들은 정위치 근무하라는 부여군재난대책본부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부랴부랴 사무실에 도착하니(23일 밤 9시 20분경) 비는 그쳐가고 있었다. 때마침 만난 은산파출소 경찰관도 자신이 몇 바퀴 돌아보았는데 이상 없다는 말을 했다. 호우 경보가 해제되어 퇴근 준비를 하는데 11시경부터 신고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인명 피해 현장을 확인할 당시의 전후 상황은.
- 내가 처음 나간 곳은 인명 사고가 난 나령리가 아니라 은산천의 더 하류 지점인 홍산리 상홍교 현장이었다. 신고를 받을 당시 민원인이 상홍교가 넘칠 것 같다고 하기에 즉시 홍산1리 이장님께 전화를 걸었더니 잠이 들어 있었다. 얼른 일어나서 마을 방송을 하고 빨리 주민을 대피시키라고 당부를 했다. 현장에 나가보니 이미 상홍교 위로 하천이 범람하여 저지대 마을 주민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에 모든 직원에게 나와 달라고 비상연락을 하여 전부 출근을 했다.
다행히 주민이 모두 대피하여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사무실로 돌아가 마대자루와 삽 등을 주민에게 나눠주고 그다음 신고 전화가 들어온 곳, 나령리 산사태 지역을 둘러보러 나섰다. 마을로 향하던 중 국도변에 경찰차가 비상등을 켜고 서있기에 산사태가 난 곳을 물어봤다. 경찰관은 “산사태가 현장은 마무리가 되었는데 내려오던 중에 ‘쾅’하는 소리가 들려서 보았더니 주택 한 채는 유실되었고 한 채는 물길이 완전히 관통하여 3명이 실종된 것 같다”고 했다. 경찰관이 경위 조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기에 재빨리 119에 신고하고 홍산리 현장에 있는 면장님께도 연락을 취했다.

▲이후 수색과 복구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 밤 12시 30분쯤 실종자를 확인했고 119구조대가 출동하여 수색했지만 물살이 워낙 세고 빨랐다. 새벽 5시경에는 군청 공무원들도 수색에 참여했다. 나중에 2명만 시신을 찾았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대한 주민 반응은 어떠한가.
- 주민들 모두 좋아하고 고맙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하천에 쌓인 흙과 자갈을 빨리 걷어내서(응급복구) 2차 피해가 안 났으면 하는 바람들이다.

▲복구 사업에 대해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어렵겠지만 응급복구 시에는 사유시설보다는 모든 사람의 것인 공공시설물과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먼저이므로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 해주고 싶지만 일의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다소 냉정해보이고 속상해도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공무원으로서 느끼는 보람과 애로는 무엇인지.
- 재난업무는 특성상 토목직이 맡는다. 그러다보니 여자이지만 재난담당을 하게 됐는데 그 날도 그렇고 혼자서 감당하기가 참 어려웠다. 대략 상황이 정비된 열흘 동안 정신이 없었다.
지금이야 초동 대처가 잘됐다는 말을 하지만, 사고 당일에는 모든 재해가 나 때문인 것 같아 죄송스러웠다. 날이 밝아 주민들이 고생한단 말씀을 해주어서 위로가 되었다. 각 읍·면에 토목직이 한 명씩만 더 있으면 좋겠다.

▲이번 수해를 겪고 나서 하고픈 말이 있다면.
- 나도 전에는 일반 주민과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자연재해라든지 범죄라든지 아무튼 무슨 큰 일만 생기면 정부를 원망하기도 하고 탁상행정이라 생각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재해를(내 입장에선) 겪고 보니 공무원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앙이나 지방의 상급기관은 물론, 특히 말단에서 뛰는 읍·면 공무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새삼 사명감을 느낀다.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주민의 조그만 근심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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