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는 학창시절 운동회의 마지막 피날레로 장식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스포츠지요.
우연히 당진 국도를 지나가다가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이라는 명패를 발견하고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답니다. 
요즘엔 아주 다양한 박물관이 많지만 '줄다리기'를 주제로 한 박물관은 꽤나 신선했습니다.
그래서 곧 아이와 함께 가겠노라 일정을 잡아두고 주말에 아이 손을 잡고 다녀왔습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박물관이라서 그런지 주말에도 관람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한가하게 즐겨볼 수 있었어요.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제 75호에 등재된 곳입니다.
'줄다리기'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줄다리기에 대한
역사나 스토리를 많이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은 줄다리기 전시관의 역할 뿐만 아니라 정월대보름에는 짚불놀이 행사를, 매년 4월 줄다리기 지역축제를 개최함으로써 널리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1년 4계절 내내 많은 체험활동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네요.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만 휴관하며 그 외에는 상시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본관 전시관에 입장하면 보이는 이 동그란 원형은 줄다리기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 팜플렛을 먼저 하나 집어들고 상설전시관으로 향합니다.



안내소에 친절하신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관람을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줄다리기가 풍년을 기원하는 논농사 중심의 농촌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기지시줄다리기는 농천과 어촌, 시장의 특징이 고르게 반영된 특징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기지기 줄다리기 박물관은 이러한 특성을 중심으로 유물전시와 현장체험을 적절히 조화시켜 줄다리기와 민속이라는 주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상설전시관은 2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역사에 대한 소개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설화가 두 가지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었어요.



배틀설화와 지네설화는 아이들 눈높이로 만들어져 있어서 어른이 봐도 이해가 쉽고 아이들이 봐도 아주 좋아할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2분 남짓으로 만들어져서 짧은 시간 집중하여 볼 수 있습니다.



당진 기지시의 농촌, 어촌 마을의 역사도 더불어서 엿볼 수 있었던 각종 농기구들도 전시되어 있고,



줄틀이라고 하는 대형 구조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재밌게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체험도구들이 있었습니다.
왼쪽으로 돌리면 배의 머릿방향이 틀어져서 직접 운전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도 있었는데요. 이게 돌리는 것이 엄청 묵직해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줄 꼬기의 예시 3가지를 영상에서 볼 수 있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각 영상 앞에 3줄의 꼬임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매듭법을 많이 배웠어서 자신있게 따라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직접 사람들과 같이 하는 줄다리기 체험은 못하지만 이렇게 모형과 함께 줄다리기를 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꼼짝 안하는 모형이긴 하지만 제법 포토존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 즐거웠습니다.





예전 가옥을 재현해낸 곳인데 지붕 위에 떨어진 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줄다리기는 무형문화재이기 때문에 무형문화재의 특성상 제의관련유물과 줄 제작 관련 유물 등이
매우 제한적으로 남아있고 오랜 역사에 비해 기록을 찾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해요.
민속문화에 대한 무지로 훼손되거나 파괴되어 비교적 근래의 유물 위주로 남아있는 실정이라 박물관에 전시내용이 다소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 민속문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 및 자료들을 잘 보관하여 계승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줄다리기 축제가 유명하죠.
일본의 줄다리기 의복도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줄다리기가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요.
아니었어요. 인류보편적인 문화였고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에서도 오랜시간 줄다리기의 역사가 있었더라구요.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사람 모양의 모형에 고리를 달아 줄다리기를 하는 필리핀의  줄다리기도 인상적이었고 우리나라와 같은 듯 다른 동남아시아의 줄다리기 구경하며 비교하는 재미가 퍽 있었습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은 '시장'의 형태도 재현해냈습니다.
수십년 전에는 어느동네에서나 봤을 법한 시장이 지금은 박물관에 들어서다니 놀랍기도 합니다.



줄다리기를 하는 미니어쳐들로 표현된 것을 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 줄다리기를 하는데 큰 줄 옆에 새끼줄을 쳐서 많은 사람이 동시에 줄다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줄다리기를 하는 미니어쳐들.

얼마 전 2월,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에서도 짚불행사를 했었더라구요. 미리 알았더라면 참석했을 것 같은데 내년에는 꼭 참석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내년에 태워질까 싶어서 아이에게 소원을 적어 달자고 제안했습니다.



8세가 된 아이의 소원은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고 하네요 ^^



즐거운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안내원 분 께서 3층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들러보았습니다. 햇살이 참 좋은 곳에 위치한 도서관은 작은 공간이지만 쉬어가기 딱 좋았습니다.



그리고 바깥공간에 꽤 넓직한 어린이 놀이터도 있습니다.
뒷편으로는 정자도 있고 무언가 공사가 한창인듯 한 분위기였습니다.
아무래도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은 점차 더욱 더 활기찬 곳이 되리라 확신이 드네요.





저는 여러 곳을 다니면서 스스로 이렇게 숨은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 때 마다 행복합니다.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그렇지만 너무나 멋진 공간을 발견했을 때는 여러분들에게 빨리 소개하고 싶고
그로 인해 이 곳이 많이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 조만간 4월에 멋진 행사를 연다고 하니 그때 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같이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충남 당진시 송악읍 안틀모시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