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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스토리텔링이 있는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고청 서기 선생의 얼과 용수천의 전설이 남아 있는 곳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415-3

2024.02.18(일) 19:25:18 | 대로 (이메일주소:dried@naver.com
               	dried@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에는 충청남도에 세워진 최초의 사액서원인 충현서원이 있습니다. 사액서원이란 조선시대에 왕으로부터 현판과 노비, 서적 등을 받은 서원으로 일반서원과는 격이 달랐습니다.
미천한 출신으로 충현서원을 세운 고청 서기 선생의 학문 수준과 덕망이 얼마나 높았으면,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당시에 사액을 받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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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청(孤靑) 서기(徐起, 1523~1591) 선생은 1573년경 계룡산 줄기가 뻗어내린 공주 공암에 터를 잡고 살면서 선비들을 가르쳤습니다. 그 후 서기 선생의 자손들인 이천서씨들이 이곳에 자연스럽게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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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암리는 반포면 소재지로 반포문화센터라는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2021년 준공된 이 건물에는 주민자치 프로그램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곳에는 어울림 사랑방이라는 주민들의 소통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새로 들어서는 반포면행정복지센터도 이곳에 임시로 입주해 있어 반포면 주민들의 중심 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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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문화센터 앞에는 공암리 스토리텔링 로드맵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관심을 끌었답니다.
연화정, 박약재, 팽락정, 탑할머니, 연지, 용수천, 충현서원으로 이어지는 이 마을 스토리텔링 로드맵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제 이곳들을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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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암리 스토리텔링은 주로 서기 고청 선생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심이 충현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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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서원의 본래 이름은 공암서원이었는데 1624년(인조 2년)에 공암서원에서 ‘충현(忠賢)’으로 사액 받게 되면서 충현서원이 되었습니다.
충현서원은 고청 서기(徐起)에 의해 건립되었습니다. 서기(徐起)는 출신의 한계를 딛고 학문적 성과를 이룩한 인물로, 노년기에 이곳에 정착하여 사망하기까지 19년 동안 많은 제자를 가르쳤고, 공주의 사림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때 제자들과 당시 공주 목사였던 초간 권문해가 서기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던 곳에 서원을 세워서 주자, 석탄 이존오, 한재 이목, 동주 성제원을 제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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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서원 앞에는 다양한 유학 체험 행사를 운영하는 박약당이라는 강당 건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곳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박약재라는 강당이 따로 있답니다. 이제 그곳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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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암리 골목길에 박약재 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었으나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내비에 박약재를 검색하는 것보다 ‘연정길 25-3’이라고 입력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박약재(博約齋)는 고청(孤靑) 서기(徐起, 1523~1591) 선생이 1573년경 공주 공암에 터를 잡고 살면서 선비들을 가르치던 강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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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약(博約은 ‘배워서 지식을 넓히고 실행하되 예의에 맞게 하라’라는 뜻인데 이는 공자의 가르침인 박문약례(博文約禮)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미한 집안에서 아무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았던 고청 서기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하여 맨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의미 깊은 공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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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약재에서 가까운 둠배산 아래에 연지가 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에 있는 작은 연못인데 고청 서기 선생께서 연당에서 강학하시다가 낚시를 하신 곳이라 합니다. ‘연꽃이 피는 아름다운 연못’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연지는 지금도 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잉어를 몇 마리 잡아 10월 보름에 있는 시제사 때 올리곤 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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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삼거리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이 느티나무들은 수령이 400년이나 되는 나무로 충현서원이 인조 임금으로부터 사액을 받을 무렵에 심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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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옆에는 연화정이라는 정자가 있네요. 이 정자는 연지와 가깝고 박약재를 연정서원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정자 이름을 연화정이라 지었다 합니다. 바로 옆에 1982년 보호수로 지정한 400년 된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연꽃이 만발하는 한여름에도 이곳 연화정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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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에서 보니 멀리 계룡산 줄기가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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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정기를 품은 고청골은 반포에 숨겨져 있는 ‘걷기 좋은 최고의 명소입니다. 계룡산골짜기마다 흐르는 맑은 물이 모여서 용수천이라는 큰 하천을 만들었습니다. 산과 강물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며 그야말로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내는 뚝방길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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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천 뚝방길에도 정자가 있는데 이름이 팽락정(澎樂亭)입니다. 팽락정은 ’물결이 부딪치는 기세를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정자’라는 뜻으로 용수천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이름입니다. 팽락정은 용수천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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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락정 바로 아래에는 탑할머니 돌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하천 정비사업이 이루어지기 전 용수천은 비가 내리면 수시로 범람하였습니다. 공암리 탑할머니는 마을 앞 용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세운 원추형 돌탑입니다.탑 옆의 ‘보살탑열기(菩薩塔閱記, 1989년)’에는 ‘할머니 탑’을 모시게 된 유래담이 적혀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전에 공암리에 있는 용수천은 비가 내리면 수시로 범람하였습니다. 조선 인조 때 계룡산에서 수도하던 한 보살이 하산하면서 집집마다 가문과 자손의 평안을 축원하였습니다. 그 보살이 죽고 난 후 어느 날 마을 주민들의 꿈에 현몽하여, “나의 시신과 염주와 목탁, 구슬이 용수천 변에 있으니 그 자리에 돌을 쌓고 묘를 써주면 그 은덕을 잊지 않겠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용수천 변에 정성껏 탑을 쌓고 묘지를 만들어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 후로는 마을에 수해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던 중 150여 년 전 어느 날 밤 보살이 다시 현몽하여 “나의 무덤인 석탑을 내 건너편(지금의 위치)으로 속히 옮겨 달라”고 하였습니다. 탑을 옮긴 날 밤에 큰 홍수가 나서 이전에 탑이 있던 자리는 물살에 떠내려갔고, 각처에 수해가 심했으나 공암리는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보살의 덕으로 생각한 마을 주민들이 이 탑을 ‘탑할머니’라 부르고 매년 탑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탑할머니 앞 제단에 누군가 음식을 차려 놓았군요.
공암리 주민들은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 전날이면, 이곳에서 탑제를 지냅니다. 공암리에서 탑제를 모시는 날 아침에는 탑할머니 머릿돌에 한지로 만든 고깔을 씌웁니다. 신령께 옷을 입히는 것이지요. 제사 장소를 깨끗이 청소하고 탑 주변에 금줄을 칩니다. 마을 남쪽과 북쪽에 있는 선돌에도 한지로 만든 고깔을 씌우고 금줄을 둘러놓습니다. 그리고 정성껏 준비한 제수를 올리고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탑제가 끝나면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음복을 하고, 탑제에 올렸던 떡을 아이들이 먹으면 좋다고 나눠 먹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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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반포면 공암리는 계룡산 아래 서기 고청 선생의 탄생 일화가 전해 내려오는 한적한 마을입니다. 이곳에는 고청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박약재라는 강당이 있고, 이분을 모시는 충현서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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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암리에서는 서기 선생님의 유적지와 용수천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서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며 산책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었습니다. 공주에 오시면 마을의 애환과 소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스토리텔링 코스를 한 번 돌아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공주 박약재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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