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당진에 자리한 안국사지를 찾았습니다. 겨울비도 내리고 흐린 날이었지만 친구를 만나 함께한 시간이기에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크게 변한 것은 없었지만 커다란 바위 동산이 새로 생겨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는 작은 동산은 굴을 지나는 느낌으로 살짝 등산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안국사지는 당진군 정미면의 은봉산 중턱에 있는 절터입니다. 창건 연대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백제말에 창건되어 고려시대에 번창한 대사찰이었다고 하는데 정확한 사실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다만 아름다운 보물 제100호인 석조여래삼존입상과 제101호인 안국사지 석탑은 안국사의 규모를 짐작하게 할 뿐입니다. 현재는 안국사의 주춧돌만이 남아있는 안국사지로 남아있습니다.



이곳이 대웅전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안에서 통유리를 통해 위를 석탑과 불상이 보여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곳으로 왜 대웅전을 건립하지 못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불상 뒤에는 고래를 닮은 커다란 바위가 누워있는데 매향 암각이라고 부릅니다. 돌을 비의 형태로 깎아서 글을 새긴 것을 매향 암각이라고 하는데 고려 시대 왜구의 침입에 대한 민심을 달래려는 미륵 신앙의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물 제100호인 석조여래삼존입상은 어느 방향에서 봐도 아름답고 소박했습니다. 가운데 5미터가량이 되는 본존불과 좌우에 보살상까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아름다움을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겨울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었지만 석탑 주변에서 한시간여를 걷고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주 작은 절터 안국사지라 생각했는데 그 느낌은 아주 묵직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석탑도 아주 소박하면서도 단정한 모습과 균형미가 뛰어났고 뒤의 석조여해삼존입상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석탑 주변에서 내려와 안국사지 주변을 돌아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꽃나무들이었습니다. 건물은 거의 발견하지 못했지만 주변 야산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꽃나무들이 봄을 기다리는 풍경은 봄 안국사지의 아름다움을 연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시간, 기와 지붕이 인상적이었던 요사채를 둘러봅니다. 하늘은 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비를 부리고 있었지만 요사채 주변의 소나무 숲은 더욱 푸르고 진하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예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안국사지를 둘러보는 여행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기쁘기도 했지만 새로운 여행지를 만났다는 행복함에 기분 좋은 역사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당진에 가시면 꼭 들러보세요. 후회하지 않을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안국사지
충남 당진시 정미면 원당골1길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