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전통마을 외암민속마을의 8월, 이곳의 여름 더위가 진해질수록 연꽃의 아름다움도 따라 깊어지고 있었다. 아침 빛을 머금은 상태로 초가지붕이 배경이 되면서 맑고 깨끗한 연꽃의 아름다움이 대비되어 더 선명하게 도드라졌다.
외암 민속마을의 입구를 지나 연꽃 단지에서 한참 동안 연꽃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다 보니 아침 해가 훤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 주말여행을 마쳐야 하는데 조금 늦게 되었지만 골목 사이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연꽃도 아름다웠지만, 졌을 거라 생각했던 능소화가 돌담 위에 활짝 피어있는 풍경은 마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면서 일주일 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깔끔하게 씻어주었다.
여름이어서 더욱 풍성하고, 짙은 초록이 주는 안정감과 포근함은 더운 여름 아침을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더군다나 돌담과 기와지붕, 그리고 초가지붕이 보이면서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약간 신비로운 생각도 하게 했다.
돌담 위로 수줍게 보이는 배롱나무꽃의 아름다움도 빛이 있어 두 배가 되던 외암 민속마을의 여름 아침, 사실 외암 민속마을은 1년에 한 번은 찾고 있는 곳인데 올해 느낀 점은 민박이 더욱 활성화되어 가족 여행을 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박의 퓨전화가 이루어지면서 초가 집안에 텐트가 쳐진다든지 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고 새로웠다. 민속마을이지만 멈추어 있지 않고, 새롭게 변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일상의 풍경들이 더욱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었다. 낮은 돌담 안으로 보이는 이쁘고 아름다운 여름꽃들과 돌담을 초록으로 감추고 있던 담쟁이덩굴까지 시원 바람을 맞으면서 여름 아침을 걷는 기분이 최고였다.
오랜만에 보는 호박 꽃, 돌담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자라고 있는 호박과 노랗게 피어있는 호박 꽃은 어린 시절의 골목 풍경을 생각나게 했다.
ㅎㅎ 아침 해를 보지 못했으니 해바라기라도 봐야 할 것 아니냐는 듯 노랗게 피어있던 한 송이 해바라기는 걸음을 멈추고 얼굴에 웃음을 띠게 만들었다.
여유로운 아침을 걷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평화로운 주말 아침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다. 연로한 부모님과 장성한 자식들이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골목골목 구경을 하고 있는 모습과 가끔씩 골목을 울리는 행복한 웃음소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돌담이 낮아서 집안 풍경을 보면서 걸을 수 있었던 외암 민속마을, 후손들이 가꾸고 지켜가는 오래된 기와집과 장독대를 보면서 많은 정성이 아니면 보존할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외암 민속마을 골목을 한 바퀴 돌아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올랐다.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 맑은 날은 아니었지만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여름 아침은 머리를 맑게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