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저수지를 지키는 아름다운 황금나무
예당저수지도 가뭄과 농업용수 제공으로 갈수기가 시작되는 듯 상류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면서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황금나무를 등지고 떨어지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어 찾은 예당저수지는 약간 흐린 날씨였다. 그래도 천천히 물들어가는 하늘은 붉음의 농도에 관계없이 아름답다.
일 년 만에 온전하게 보는 황금나무의 자태는 여전히 아름답다. 지난 가을부터 물에 잠겨 반년을 살아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푸른 잎 흐드러지게 초록으로 물들어있었다.
조금씩 물들어가는 하늘의 노을빛 따라 황금나무의 초록도 은은한 노을빛에 물들어가면서 하루를 마감하려 찾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시작했다.
물속에 잠겨있던 세월의 흔적들이 나이테처럼 뚜렷하게 보인다. 1년의 반을 물 속에서 살아가는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기도 하고, 예당저수지의 역사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흐리던 하늘도 흰 구름이 퍼지기 시작하고, 황금나무의 초록도 붉은 노을빛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하면서 노을이 지기 전까지는 자리를 떠날 수 없게 만들었다.
노을이 진다.
하루를 마감하는 따뜻한 시간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멀리 예당저수지의 랜드마크인 예당호 출렁다리 주변으로 아름다운 노을빛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하고, 그 빛을 고스란히 담고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예당저수지의 반영 또한 아름답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들을 위로하는 따뜻함이 가득하다. 그래서 노을이 좋고, 예당저수지를 지키는 황금나무 뒤로 떨어지는 노을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예당호 출렁다리 주변에서는 분수쇼가 화려하게 펼쳐지면서 노을빛을 머금은 물줄기들이 멀리서 봐도 너무 아름답다. 한동안 그 자리에서 분수쇼를 보느라 한눈을 파는 사이 그곳을 살아가는 어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당저수지를 기대어 살아가는 어부다. 노을이지는 이맘때쯤이면 펼쳐놓은 그물을 확인하고, 다시 내일을 위한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더 황금나무 뒤로 떨어지는 노을빛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