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북 학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 해변의 겨울 풍경
몇 해 전 다녀오기는 했는데 바람 때문에 오래 머물지를 못해 아쉬웠던 곳, 보령 천북면 학성리에 있는 공룡알 해변을 다시 찾았다.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기에 시간에 맞춰 도착을 했는데 마침 바닷물도 빠지고 있는 상태여서 신비로운 돌의 모습과 노을을 함께 담을 수 있었다.
학성리 마을을 지나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만나게 되는 풍경, 마음이 좋지는 않았지만 산업화가 남겨놓은 상징적인 화력발전소의 모습과 아름다운 바다의 조화는 왠지 어색하고 답답하게 다가왔다.
빨리 돌아서는 게 최선이었는데 이곳의 구름이 화력발전소의 연기가 아닐까 하면서 오래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노을을 지는 시간이 되어 부랴부랴 맨삽지라 불리는 작은 섬 주변으로 들어섰다.
본격적으로 노을이 지기 사작할 무렵, 할머니 한 분이 굴을 씻으려고 돌 사이로 작은 수레를 끌고 걸어오기 시작했다.
사람이 풍경이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던터라 할머님의 동의를 구하고 나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오늘 수확한 굴이 많지는 않다고 하시는데 내가 보기에는 많은 양이 자연산 굴이 바구니에 가득했다.
하루 종일 시린 손 불어가며 채취한 굴이 얼마나 싱싱하던지 하나 맛 보라는 말씀에 거부하지도 못하고 입부터 열면서 다가서는 나를 보며 한심한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싱싱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소중한 굴이었다.
할머님과 이야기를 하며 굴을 맛보다 보니 노을이 아름답게 서쪽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공룡알만큼 크고 아름다운 둥근 바위들 사이로 노을이 지는 모습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노을이 지고 난 후의 하늘은 더 아름답다.
그래서 해가 사라지고 난 후에도 난 그 자리를 30여 분 정도는 떠나지 않고 하늘로 물들어가는 노을빛을 바라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