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홍성 궁리포구는 홍성 8경 중 한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리포구의 낙조를 감상하러 찾아오지만 나는 낙조가 아닌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궁리포구는 천수만을 끼고 있는 작은 포구다, 작은 어선들이 드나드는 한적한 포구로 어선들은 주로 꽃게, 주꾸미, 대하, 새조개, 붕장어 등을 잡는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씨에, 일몰시간도 아닌 낮 시간에 이곳을 찾아 그 유명한 낙조 구경은 못했지만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쐬어 마음이 시원했다. 너무 가까운 것만 보던 내 눈이 망망한 바다 저 끝 수평선으로 시선을 옮기자 자동카메라가 초점을 맞추듯 차자작 소리를 내는 듯하다. 순간 시야가 넓어지고 가슴속 콩알만 했던 여백이 마치 물 먹인 화선지에 한 방울의 먹물이 떨어지듯 번져나갔다.
등대를 향하는 이 길은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장소이다. 궁리포구의 낙조만 찾을게 아니고 붉은 아스팔트와 새파란 코발트블루가 대비를 이루는 이 길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다.
배들은 묶여 바닷물과 더불어 출렁대고 있었다. '궁리'라는 지명은 내가 상상했던 '궁리하다'에서 나온 게 아니란다. 지형이 활처럼 생겨 활 궁(弓) 자를 쓴 지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궁리하다'의 궁리포구로 기억하고 싶다. 저 배들처럼 내 인생이 출렁일 때 찾아와 옳은 길에 대해 궁리하고 답을 찾아가고 싶다.
코발트블루가 정말 예쁜 계단에서 빨강이나 노란색 스니커즈에 샤랄라 한 원피스를 입고 컬러풀한 사진을 찍어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