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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정취 머금은 6월의 공주오일장

2022.06.20(월) 16:57:43나는 나답게 100%(yh1975@hanmail.net)

오라는 비는 제대로 내리질 않고, 내릴 듯 말 듯 꾸물꾸물한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일 저일로 매여 있다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되자 모처럼 공주 오일장에 나가보고 싶었습니다.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

▲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


공주 오일장은 매달 1일과 6일자 마다 열리는데요. 지난 6월 3일(금)부터는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매주 금·토요일마다 문화공원에서 '2022년 공주 산성시장 밤마실 야시장'이 열리고 있어 금요일과 토요일에 장이 설 때 나가면 두 배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6월 16일 장은 목요일에 서서 이번 기회는 '꽝'이었습니다.


공주 오일장에서 제일 먼저 만난 분은 서산 육쪽마늘을 들고나오신 할머님이셨습니다. 딸이 용돈을 놓고 가서 그 돈으로 마늘 사러 왔다는 할머님이 손님으로 와 계셨습니다. 입에 맞는 맛있는 것 사드시고, 가볍고 화사한 여름옷 한 벌 사 입으시지.... 결국 딸내미한테 들려 보낼 김치를 담그시려고 마늘을 사시나 봅니다.


오일장에 나오면 정겨운 먹거리와 늘 만나게 되는데요. 안쪽으로 들어가다 찐빵을 파는 좌판을 발견했습니다. 한번에 먹기 좋은 크기라 여유 있게 사서 냉동실에 얼렸다가 먹을 때마다 꺼내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제철이 지나도 먹을 수 있게 가공된 수제 과일잼도 여러 종류가 팔리고 있었습니다. 이 계절에 나오는 과일은 생과로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없으니, 이렇게 잼이나 청으로 만든 제품을 사 두어도 좋을 듯합니다.


공주 산성시장 포목점 골목에 가면 인근 지역 할머님들이 직접 농사지은 밭작물이나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 과일 등을 살 수 있어서 자주 들르는 편입니다. 이번 장날에는 농사일로 바쁘셨는지 좌판을 벌인 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생과보다는 담금주나 엑기스를 내리는 매실도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무얼 사셨는지 모르겠는데, 매실 자루 옆에는 다른 곳에 장거리를 보러 간 손님의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오일장에서 볼 수 있는 단골 우대 정책 중 하나일 거예요.


공주 오일장이 가장 크게 서는 산성시장5길로 이동해 봤습니다. 고추전 골목에는 역시나 마늘이 가장 많이 보였습니다. 이 골목에는 어물전도 많은데, 고등어 옆에 생물 오징어가 놓여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선뜻 사 들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 전, 마른오징어를 사면서 부쩍 오른 가격에 "이젠 오징어도 마음대로 못 사 먹겠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는데, 역시나 생물 오징어도 쉽게 손이 가지 않을 만큼 가격 부담을 느꼈습니다.



오징어 가격에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과일상들이 모여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 봤습니다. 천도복숭아, 털복숭아가 벌써 시장에 나와 있어서 종잡을 수 없는 시절에 놀라며 웅크리고 앉아 관심을 보이니, 주인아주머니께서 "산 타는 사람들이 직접 따온 토종 복숭아예요."라며 일반 복숭아와 생김새가 많이 다른 복숭아들 정체를 알려 주셨어요. 한 팩에 만 원이나 하는 복숭아를 사 들고 올 수는 없었지만, 진귀한 구경은 공짜로 잘하고 왔습니다.


손님 끌어모으기 작전을 잘 수행 중인 수박 장수 아저씨도 보였습니다. 시식용 수박을 솜씨 좋게 깎아 놓으니, 지나가는 손님들이 하나씩 집어 들고 맛을 봅니다. 달콤한 수박을 맛본 사람들마다 가격을 묻고, 그중 몇몇 손님은 농구공만 한 수박을 사 들고 가십니다.


옆 골목 들어서자, 하지 감자를 파시는 할머님이 가격을 묻는 손님들에게 말합니다.
"비, 한 번도 안 맞은 감자라서 보기엔 잘아도 엄청 맛있을 거유."라고.
조금씩 타이밍은 빨라졌다 늦어졌다 하지만, 이제 곧 장마철이 시작되겠죠. 비가 안 와서 한 걱정하게 하는 지금이야말로 감자를 사다 먹어야 하는 걸 할머님 말씀으로 금방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여름 정취를 잔뜩 머금은 공주 오일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여름 밥상을 책임질 주부로서 서둘러야 할 일이 차례차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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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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