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과 자연휴양림을 품고 있는 영인산

2021.09.08(수) 17:46:10초록나무(buykks@hanmail.net)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7월 여름 장마가 가을장마로 이어지면서, 잠깐 내리쬐는 햇살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쾌청한 날씨에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아산의 진산인 영인산을 찾았다.

영인산은 예로부터 산이 영험하다 하여 이름이 유래되었다.
영인산 자락 아래 펼쳐진 영인산 자연휴양림은 아산시 영인면 아산온천로 일원에 자리 잡고 있다.
아산시는 남고북저의 지형으로 중앙이 낮고 평평한 평야가 전개되고 있는 곳이다. 북쪽에는 깨끗한 공기에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영인산 자연휴양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휴양림 야외무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목이 울창한 숲으로 들어섰다.
휴양림 내에는 통나무로 만든 숲속의 집과, 수목원·산림박물관·포레스트 어드벤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수목원과 산림 박물관으로 향하는 갈림길에는 귀여운 조형물과 아름다운 꽃들이 탐방객들을 반겨주었다.

영인산(신선봉)은 해발 364m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지만, 영인산 수목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경유해 보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넓은 산책로도 좋지만, 오솔길을 걸으며 다양하게 식재된 나무와 식물들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영인산 수목원

영인산 수목원은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고, 나무들과 꽃들이 어우러져 있다.
수목원은 공원형으로, 중심활동지구·산림복원지구·습지학습지구·계곡학습지구로 구분되어 있다.
유리온실·전망대·침엽수원·생태연못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가 많아 어느 곳 하나도 놓치기가 아쉽다. 탐스럽게 피어난 꽃들과 눈 맞춤을 하다 보면 발걸음은 지체되지만, 그윽한 꽃향기는 지친 마음에 위로를 주었다.

수목원 풍경을 뒤로하고, 완만한 산책로를 따라 영인산 정상으로 향했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듯, 가을 억새가 바람 따라 살랑이며 빛을 내고 있었다.
아이들과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각종 식물들과 들꽃들이 가을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행 도중, 바라봄 언덕과 깃대봉 정상에 올라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함이 느껴졌다.

▲ 바라봄언덕

▲ 깃대봉에서 마주한 풍경

영인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백제 초기의 석성으로 추정되는 영인산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영인산은 예로부터 백제의 전략적 지역이자 청일전쟁 등의 격전지로 서해안 일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6·25전쟁도 비켜가지 않아 연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연화봉에는 이런 역사적 의미를 담아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이 세워져 있다. 영인산은 6·25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했던 곳이다. 깃대봉에는 전쟁의 흔적인 대공포 부속시설이 남아있으며, 깃대봉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군사시설인 콘크리트 계단과 초소, 전봇대 등이 남아있어 과거 고난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 군사시설인 계단

콘크리트 계단을 올라 영인산의 최고봉인 신선봉에 도착했다.
신선봉 전망대는 1970년대 중반에 한국군이 설치한 기지를 2009년에 리모델링한 것이다.
전망대에 서면 시원스러운 풍경이 한눈에 조망된다. 인근에는 높은 산이 없어 서해바다와 아산시가지, 아산만 방조제 등 아산 지역의 다양한 풍경들이 시선을 끌었다.

▲ 전쟁의 흔적을 품은 신성봉 전망대

산행하기 좋은 계절!
비대면 여행지로 파란만장한 역사가 깃들어 있는 영인산은 어떨까.
맑은 공기를 마시며 푸른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지친 마음에 평화를 찾아주 듯 힐링이 되었다.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청량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영인산을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