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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피서 어때요?

갑사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는 최고의 피서

2021.07.29(목) 22:54:10해송이송희(shreer@naver.com)

이번 여름은 유난히 무더운 날의 연속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다 코로나19로 마스크까지 써야 되니 얼마나 힘든 날들입니까? 이럴 때 잠시라도 이 지옥 같은 무더위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겠죠. 그러나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방법이 있으니까요. 산새 소리, 물소리,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한 상쾌한 바람이 그리우시다면 가까운 계곡으로 달려가 보세요.



전국적으로 많고 많은 계곡이 있고 우리 충청남도에도 한기를 느낄 만큼 시원한 계곡이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갑사계곡으로 달려가 계곡 특유의 청량감을 즐기고 천년고찰 갑사를 돌아보는 일거양득의 피서를 꽤하기로 합니다.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가는 길 양측에는 아름드리 고목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초입에서부터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낍니다. 갑사 매표소와 일주문을 지나 계룡산 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에 이르면 길이 두 갈레로 갈라집니다. 정면에 난 큰길은 갑사로 바로 가는 길이요 우측 샛길로 가면 갑사 자연관찰로 입니다. 저는 자연관찰로로 들어섭니다. 초입에 만난 탱자나무에 요즘 보기 어려운 탱자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향수를 불러 일으키네요.



자연관찰로는 흙을 밟을 수 있어서 좋은데다 숲속의 고목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숲은 생태계의 보물창고요 자연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자연관찰로는 사천왕문(四天王門) 부근에서 원래의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기존 도로변에도 고목나무 숲이 우거져 햇빛이 스며들 틈이 없으니 어찌 시원하지 않겠습니까?



이 고목나무는 속이 빌 정도로 오랜 세월을 견뎌 왔으니 수령(樹齡)이 수 백 년은 족히 되었음직 합니다.


▲ 이제 사천왕문(四天王門)을 들어섭니다. 

사천왕문은 줄여서 천왕문이라고도 한다.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시는 곳으로, 이 문 안에는 그림 또는 조상(彫像)한 사천왕을 봉안하게 된다. 사천왕은 천상계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는 사천왕천(四天王天)의 동서남북 네 지역을 관장하는 신화적인 존자들로서, 수미산(須彌山)의 중턱 사방을 지키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불도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천왕들이다.
고대 인도의 신이었던 그들은 불교에 채택되면서부터 부처님의 교화를 받고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천왕(護法天王)의 구실을 맡도록 되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천왕문 내에 있는 사천왕의 지물(持物)은 시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여러 불교 경전에 나타나는 인도 전래의 형상과도 차이가 있다. 통일신라시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모두 무장형(武將形)으로 칼, 창, 금강저, 탑 등을 들고 있다. 오른손에 탑을 들고 있는 다문천왕의 제외한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의 경우에 등 칼, 창, 금강저, 탑 등 다양한 지물을 들고 있다. 이후 사천왕의 대중화에 영향을 받아 다양한 양식으로 전개되어 갔다.
절에 이러한 천왕상을 봉안한 천왕문을 건립하는 까닭은 절을 외호한다는 뜻도 있지만, 출입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수호신들에 의해서 도량 내의 모든 악귀가 물러난 청정도량이라는 신성관념을 가지게 하려는 데도 뜻이 있다. 또한, 수행과정상의 상징적인 의미에서 볼 때는 일심(一心)의 일주문을 거쳐 이제 수미산 중턱의 청정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사천왕문 안에는 사천왕의 형상이 세워져 있는데요 동방지국천왕(東方持國天王)(우측)과 북방다문천왕(北方多聞天王)의 모습입니다. 수미산(須彌山)의 중턱 사방(四方)을 지키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불도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천왕들이라고 하는데 표정이 어찌 무시무시하여 등골이 잠시 시원해짐을 느낍니다.



갑사에 가까워 지니 도로변에 절에서 심은 것 같은 상사화가 눈에 띄는데요 아직 꼭 다문 꽃봉오리가 곧 모습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거미는 촘촘하게 그물을 치고 먹잇감이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육강식의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


▲ 보물 제478호인 갑사 동종(甲寺 銅鐘)의 모습입니다.

갑사 동종은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조선 선조 17년(1584년)에만들어졌다. 동종이란 청동으로 만든 종을 말하며 종의 표면에는 지장보살의 모습과 종의 내력을 적은 글이 있는데, 이를 보면 1583년에 북방 오랑캐가 난을 일으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 있는 사찰의 종을 모아 무기를 만든 탓에 이듬해 갑사에서 철 8천 근을 들여 다시 종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다. 여기에는 또 갑사사(甲士寺)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갑사가 과거에 갑사사로 불렸음을 말해 준다.
- 현지 안내문에서



갑사 내부는 내려오는 길에 둘러보기로 하고 우선 시원함이 유혹하는 계곡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갑사를 지나면서 길은 두 갈레로 갈라지는데 왼쪽 길은 용문폭포를 지나 금잔디고개로 가는 길이요 다른 하나는 연천봉과 문필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저는 왼편 계곡길을 통해 용문폭포까지만 갔다 오기로 합니다.



누리장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네요. 입을 꼭 다문 봉오리가 어쩌면 이리도 고울까요?



시원한 물소리 들으며 계곡길을 걷다 보면 많은 야생화를 만나게 되는데요 가녀린 파리풀꽃에 매달린 나비가 왜 이리도 커 보이는 걸까요? 꽃대가 휘청거리는 것 같네요.



노루오줌은 이름이 좀 그렇긴 하지만 꽃은 너무 예뻐요. 범의귀과 노루오줌속의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기약 없는 사랑'이라고 하네요.



계속되는 계곡길은 싱그러움 그 자체입니다.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빼곡히 들어선 나무의 초록 잎들은 마치 천연 에어컨인양 상큼한 향기와 시원한 바람을 전해줍니다.



갑사탐방지원센터에서 용문폭포까지는 1 km 남짓...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쉬엄쉬엄 올라오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용문폭포(龍門瀑布)에 도착합니다. 비 온지가 오래여서 그런지 폭포의 수량(水量)이 적어 폭포가 다소 외소해 보이기는 하지만 시원함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용문폭포에서 물소리, 자연의 소리와 더불어 한참을 머물다 하산길로 들어섭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계곡 주위를 살피며 자연의 신비를 느껴봅니다. 비가 내린지 오래고 찜통 더위가 계속되는 요즈음의 날씨에도 습한 곳을 좋아하는 이끼와 버섯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아마 계곡이라 습도와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걷다가 작은 폭포나 소(沼)를 만나면 발 담그고 놀다 가기도 합니다.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서 물은 맑디 맑아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맑은 물에 숲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내려 앉습니다.



작은 폭포와 소가 많아 물소리도 우렁차게 들립니다. 그기다 이름 모를 새소리의 합창까지 더하니 여느 음악회 못지 않게 오감이 즐거운 힐링 산행을 즐깁니다. 



그렇게 자연과 동화되어 천천히 걷다 놀다를 반복하다 보니 갑사까지 왔군요. 갑사 옆의 계곡 물가에 있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50호 '석조약사여래 입상(石造藥師如來立像)을 만나봅니다. 이 불상은 병든 중생을 치료해 준다는 약사여래로서 여래는 진리와 함께 온 부처님을 뜻한다고 합니다. 얼굴이 둥글며 옅은 미소를 띠고 있고 늘어뜨린 옷에는 주름이 잘 표현되어 있네요. 오른손은 가슴 부분에 올려 손바닥을 보이고 왼손은 작은 약단지를 들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조각 수법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원래 갑사의 뒤편 사자암에 있던 것을 옮겨 왔다고 전해진답니다.



이제 시원한 계곡에서 나와 갑사 경내로 들어가 봅니다. 관음전 옆 뜰에 핀 금계국에 한가롭게 노닐고 있는 나비의 모습이 너무 예뻐 담아보았습니다.


▲ 관음전을 지나 삼성각에 이르니 수국꽃과 함께 해당화의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 대웅전 옆에 자리 잡은 배롱나무 고목에는 빨간 꽃이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서 있습니다.


▲ 보물 제2120호인 갑사 대웅전 내부의 모습입니다.

갑사는 계룡산 아래에 있는 절로 백제 구이신왕 1년(420년)에 아도화상이 지었다는 설과 556년에 혜명이 지었다는 설이 있다. 679년에 의상이 수리해서 화엄종의 도량으로 삼으면서 신라 화엄 10찰의 하나가 되었다. 859년·889년에 새로 지었으나 정유재란(1597)으로 인해 건물이 모두 불타 버린 것을 선조 37년(1604)에 중건되고 효종 5년(1654)에 가람이 전면적으로 개축 중수되었으며 고종 12년(1875)에 다시 중수되었다고 전한다.
갑사 대웅전은 절의 중심에 있는 법당으로 원래는 현재 대적전이 있는 근처에 있던 것으로 보이며, 다시 지을 때 이곳에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앞면 5칸·옆면 4칸으로 1층이며, 옆면이 사람인(人)자 모양으로 맞배지붕 건물이다. 기둥 위에서 지붕 처마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양식이다. 가운데 3칸은 기둥 간격을 양 끝칸 보다 넓게 잡아 가운데는 공포를 2개씩, 끝칸에는 1개씩 배치하였다. 내부는 우물천장으로 되어있고, 불단을 만들어 석가여래불상을 모시고 있다. 그 위에는 화려한 닫집을 설치하였다.
- 갑사 홈페이지에서



대웅전 마당과 범종루를 지나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54호인 팔상전(八相殿)으로 가봅니다. 팔상전은 팔상탱화와 신중탱화를 모시는 곳입니다. 팔상탱화는 석가여래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일대기를 여덟 장면으로 나누어 그린 것으로 1910년 작품이라고 합니다. 신중탱화는 불교를 지키는 우리나라 재래의 신들을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군요.


▲ 팔상전 앞에는 벌개미취가 보라색 꽃을 피우고 나비를 유혹하고 있네요.



갑사 담벼락 옆 고목나무는 형태도 기이하려니와 초록색 이끼가 잔뜩 끼어 산 나무인지 죽은 나무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였는데 그 모습이 신비롭고도 아름다웠답니다.

시원한 갑사계곡의 힐링 산행과 천년고찰 갑사의 탐방 괜찮았나요? 무더운 날씨에 청량감 넘치는 갑사계곡에서 잠시 쉼표를 찍는 여유를 즐겨보시는 이런 피서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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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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