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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태학사와 조계종 법왕사가 이웃사촌처럼...

작지만 특별한 것이 있는 천안 태학사와 법왕사

2021.06.27(일) 23:02:23해송이송희(shreer@naver.com)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태학산 자락에 한국불교 태고종의 태학사(泰鶴寺)와 대한불교 조계종의 법왕사(法王寺)가 마치 이웃사촌처럼 나란이 위치하고 있는 데다 바위에 새겨진 보물 407호 마애불이 있다고 해서 특이한 현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두 사찰은 태학산 자연휴양림 속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절로 가기 위해서는 자연휴양림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구에 차량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서 입구 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갔는데 가면서 자세히 보니 절로 가는 차량은 출입이 가능하다고 씌어 있네요. 다시 돌아가 차를 가져고 오기도 그렇고, 절까지 거리도 500m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냥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는데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맑은 공기 마시며 길 주변의 들꽃과 눈맞춤도 하며 걸으니 차라리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기똥풀꽃도 이곳에서 보니 특별한 느낌이 들어요.


▲ 개망초꽃 역시 여름철 잡초처럼 흔한 꽃인데 너무 예쁘게 다가옵니다.


▲ 수국의 환한 미소도 만날 수 있어 걷는 거리가 오히려 짧고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절 입구에 도착했어요. 좌측으로 가면 태학사요 우측으로 가면 법왕사라,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 갈까.... 잠시 망설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태학사부터 돌아보기로 합니다.


▲ 태학사 입구에 백일홍 꽃이 어여쁜 자태를 자랑이라도 하듯 늘어서 있더라구요.


▲ 태학사 마당입니다.

건물은 몇 동(棟) 되지 않는 작은 절이지만 유서 깊은 사찰이라고 하네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한국불교태고종에 소속된 사찰로 신라 흥덕왕(재위 826∼836) 때 조사(祖師) 진산(珍山)이 해선암(海仙庵)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다가 폐사(연도미상)된 것을 1930년대에 이병희(李炳熙)가 중건하였다. 해선암이었을 당시 진산은 절 뒤편에 있는 바위에 마애석불을 조성하였다고 하고 절 이름을 해선암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창건 이후 연혁이 전해지지 않아 절의 자세한 역사는 알 수가 없으나, 그후 1931년 이병희(李炳熙,1903년~1994년, 법랍(法臘) 60세, 세수 92세)가 기도차 들렸다가 마애불을 친견하고 불심(弗心)이 발하여 이후 출가, 공주 마곡사에서 득도하고 수계한 후 광덕사(廣德寺)에서 토불(土佛)을 옮겨와 옛 해선암(海仙庵) 터 아래에 절을 세워 해선암이라 칭하였으며, 이후 재건축하고 1959년 개명하여 현 한국불교태고종(韓國佛敎太古宗)소속 사찰인 태학사(泰鶴寺)를 창건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재 건물로는 대웅전, 미륵전, 산신각과 요사체가 있으며, 유물로는 해선암터에서 발견된 석탑과 보물 407호인 마애불이 있다. 인근에서 장군바위라 불리었던 거대한 석불을 태학사 창건자인 춘담(春潭)이 평범한 조각이 아닌 마애불(磨崖佛)의 조각상으로 짐작되어 문화재관리국에 진위여부를 요청한바 1963년 9월 3일 보물407호로 지정되었다.
- 두산백과에서


▲ 대웅전 좌측으로 산신각이 있고 산신각 아래 바위 사이에 석등과 돌로 조각한 불상이 놓여 있습니다.


▲ 5층 석탑 주위에는 기와불사를 하는지 가족들 이름과 소원을 적은 기와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대웅전 안에서는 스님의 염불과 함께 불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 대웅전 뒷편 바위 사이에 비비추가 깜찍하리만치 예쁜 꽃을 피웠네요.


▲ 바위 사이에 수국도 보이는군요.



이제 태화사의 하이라이트 격인 보물 천안삼태리마애여래입상(天安三台里磨崖如來立像)을 만나러 가볼까요?  마애여래입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웅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산으로 조금 올라가야 한답니다. 산길은 그리 험하지 않으며 초여름의 녹음이 짙어서 걷기에 너무 좋은 길입니다.


▲ 앗! 산딸기다. 산딸기는 방문객들에게 추억의 간식거리가 되어줍니다.



방향을 우측으로 꺾으면 이런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 위에 마애불이 우뚝 서 있답니다. 마애불을 향해 고고(Go Go)~~~



계단 위에 올라서는 순간, 드디어 큰 바위에 새겨진 국보 마애불(磨崖佛)의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납니다. 어떻게 바위에 저런 마애불을 새길 수 있었는지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삼태리 마애여래입상은 고려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큰 암반 중앙에 조각한 거대한 입상이다. 얼굴의 표정이 굳어 있고 눈 꼬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 있다. 상체는 돋을새김으로 처리하였으나 하체로 내려갈수록 선으로만 표현하였다. 이러한 불상의 조각수법은 고려 후기 마애불의 전형적인 형식이다. 불상 위에는 비와 이슬을 막기 위하여 암석에 의지하여 건물을 세운 흔적이 있다. 불상의 아래는 해선암(海仙庵)이 있는데 이곳은 사찰의 이름과 세운 시기를 알 수 없는 커다란 절터가 있었던 곳이다. 따라서 불상은 이 절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현지 안내문(천안시청)에서


▲ 너무나도 신기해서 마애불이 있는 큰 바위를 한 바퀴 돌며 사방을 살펴봅니다. 뒤편에서 본 모습입니다.


▲ 위쪽에서 본 모습이구요.



측면에서 본 모습인데 저런 바위에 마애불을 새겼다는 자체도 불가사이 하지만 바위의 놓인 상태도 위태로워 보이는데 천 년을 지탱해 왔다니 놀랍습니다. 혹시라도 굴러 넘어질 것에 대비하여 아래쪽에 많은 돌을 받쳐놓았군요.


▲ 현지 안내판 뒷면에는 거울처럼 주위의 여름풍경을 그대로 품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담아보았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태학사로 가지 않고 옆으로 살짝 빠져 법왕사로 들어갑니다. 법왕사는 태학사와는 달리 사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찾기 힘들어 정확하게 알 길이 없습니다. 절 입구에는 천년고찰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얼마나 오래된 절인지 모르겠어요. 법왕사 대웅전을 뒤에서 본 모습이랍니다.


▲ 법왕사도 바위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간 것 처럼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나한전의 모습입니다.


▲ 대웅전은 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1층이지만 아래에서 보면 2층의 구조입니다.


▲ 계단을 내려와서 본 대웅전의 모습입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지장전(地藏殿)이 있어요.


▲ 지장전 끝에서 대웅전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지게를 지고 책을 읽고 있는 조각상이 인상적입니다.



나한전으로 가는 계단에서 보면 지장전 뒤쪽 바위에 세겨진 불상이 보이는데 암벽이 나한전 처마와 맞닿아 있군요. 너무 신기하여 지장전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보기로 합니다.



지장전 안으로 들어가서 보니 불상이 제대로 보이는데 삼존불입니다. 지장전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고 유리를 통해 바깥의 이 불상을 친견하는 구조로 아주 특이합니다. 그런데 이 불상이 바위에 조각한 것인지 조각한 불상을 바위에 부착한 것인지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 아쉽습니다.
 

▲ 7층석탑, 대웅전, 지장전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마애불(磨崖佛)에서 내려오면서 천왕사 뒷편으로 들어와 천왕사를 둘러보고 거꾸로 입구쪽으로 나오다 보니 사찰로 들어가는 천왕문(?)으로 나오게 되는군요. 일주문도, 천왕문도 없이 험상굿은 표정의 사천왕들만 서 있는데 이들을 맨 나중에 보게 됩니다.



태고종의 태학사와 조계종의 천왕사가 울타리 없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보기 드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보물 407호 마애불을 친견할 수 있는 곳, 절은 작지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그곳, 바로 태학사와 법왕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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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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