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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장애예술가 백지은 화백 그리고 전시

2023.10.24(화) 10:41:23여행하는 리따(dyun06@naver.com)



2023 최고의 장에예술인으로 이원형어워드 수상자 백지은 화가를 만났다. 
그는 제6회 이원형어워드는 15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처음부터 화려하진 않았을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직접 백지은화가를 찾아갔다.

백지은 화백은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열심히 꿈을 쫓는 평범한 20살 소녀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끔찍한 교통사고 전까진 말이다. 아무도 예기치 않고, 원치 않던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경수를 다쳐 전신마비장애를 갖게 되었다. 의식도 없이 누워있다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았지만 전신마비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평범했던 그녀의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엄청난 고통을 견디며 재활을 했지만 참담한 현실을 이겨내기엔 너무나 여린 소녀였던 그녀는 방에 틀어박혀 지낸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너무나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꼈고,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꿈을 쫓기로 했다.
그림을 위해 공부했는데, 그때 당시만 해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 너무 많았다고 한다. 매일 같이 다녀야 하는 학원은 4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는데, 그때마다 그녀의 어머니가 업어 주었다고 한다.
또 나중에는 같은 반 친구들이 도와주기도 했다며 그때 일을 회상한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덤덤하게 때로는 웃으며 말을 하지만 그 긴 시간동안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지 가늠 조차 되지 않는다. 이제는 모든 것을 이겨낸 듯, 장애 따위 내 꿈에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는 다는 듯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당차게 쏟아낸다.

천안에서 작은 화실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그림을 가르쳐보기도 했지만,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싶었기에 화실을 접고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그 결과 프랑스 파리, 독일 쾰른 등 국내외 개인전만 4회 이상 개최한 서양화가가 되었다. 
그녀의 작품에는 꼭 의자나 소파가 등장한다. 이는 쉼,휴식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그녀 자신에게도, 현대인들에게도 필요한 휴식을 선물하는 듯 하다.  
지금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는 그녀는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한다.
 


충청남도, 충남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개최된 백지은 화백의 최근 전시에 들렀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 가서 그런지 작품들이 너무나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번 전시는 "At the Normandie"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그녀가 어머니와 함께한 노르망디 여행에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고, 노르망디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었는데, 그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예술적 감성이 가득했던 풍경과 느낌을 담고자 했다고 한다.
전시는 천안시 신불당 아트센터2층에서 오는 10월 27일까지 열린다.





전시관 중앙에 놓여진 피크닉 테이블을 보니 
 "내 전시를 소풍오듯 다녀갔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한 그녀의 말이 떠오른다.
모형이 아니라 실제 음식으로 사람들이 전시에 왔다가 잠시 앉아 쉬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둔 것이다. 그림을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에 푹 빠져, 이 공간에 흡수되어 함께 이야기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다소 어두워 보인다. 어떤 이는 "장애가 있어서 그 슬픔을 어두운 톤으로 표출되나 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백지은 화백을 만나보면 얼마나 오만한 말이었는지 알게 된다.
너무나 밝은 에너지를 가진 그녀의 화풍일 뿐이다. 노르망디에서 느꼇던 그 분위기를 담아내려 한 것 뿐 작품에 자신의 장애나 슬픔을 담아낼 생각은 없다고 한다.

작품 앞에 놓인 푹신한 스툴도 눈에 띄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작품을 스쳐지나가든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앞에 머무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소풍 온 듯 다녀가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져서인지, 보통 때보다 더 오래 머무른 전시였다.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아름다운 작품 속에 둘러 쌓여 있는 이 기분!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사람의 기억은 후각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이 날 전시에는 유독 향기가 풍겼다.
백지은 화백은 향기에도 조예가 깊은데 이번 전시를 통해 직접 만든 디퓨저와 룸스프레이를 진열했다. 덕분에 At the Normandie 라는 이름에 맞게 몽환적인 기분에 더욱 빠져볼 수 있었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그림 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엔틱소품, 향기제품, 쿠션 등을 만들고 진열해 아티스트 백지은 하우스를 만드는 것이고 그 1호점은 천안일 것이라고 말한다.
장애는 어떤 문제도 되지 않는 듯 한 밝은 에너지를 가진 그녀는 분명 그 꿈을 이룰 것이다.
앞으로 그녀는 또 어떤 전시를 열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2023년 최고의 장애예술가로 선정된 백지은 화백의 앞날을 응원한다. 


신불당아트센터 M갤러리 '백지은 화백 개인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34길 3-16
2023.10.18.(수) ~ 10.27.(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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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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